이번 주 극장 개봉작 및 지난주 공개된 넷플릭스 신작 후기

히어로는 없다(Unknown Origins) – 우울한 ‘슈퍼히어로 무비’인 줄 알았는데, 유쾌한 ‘세븐’이네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홍선: ★★★ ‘슈퍼히어로’는 없지만, 대신 수사계의 ‘슈퍼 콤비’는 있다. [히어로는 없다]는 범행 현장에 슈퍼히어로의 기원과 관련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자, 코믹북 마니아와 신입 형사가 파트너가 되어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주인공이 만나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면서 사건 해결을 위해 점차 호흡을 맞추는 버디 무비 형식을 무난히 따라간다. 곳곳에 슈퍼히어로와 코믹북 팬들을 위한 요소와 패러디가 숨겨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하고, 가끔씩 터져주는 개그는 나쁘지 않은 타율을 자랑한다. 코믹북 마니아들이 편견을 가지고 자신을 무시하는 이에게 반박불가의 충고를 건네는 모습은 통쾌하기도 하다. 다만 영화가 보여준 증거에 비해 범인이 뜬금없이 밝혀지고, 후반부로 갈수록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 때문에 코믹수사, 가족애의 감동, 로맨스가 유기적으로 엮이지 못해 아쉽다. 생각보다 잔혹한 수위도 호불호를 탈 듯하다.

록스타처럼!(All Together Now) – 혼자서 감당하지 않아도 괜찮아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원희: ★★★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에서 아름다운 목소리 연기로 이름을 알린 아우이 크라발호가 잔잔한 하이틴 드라마를 선보였다. [록스타처럼!]은 매슈 퀵의 소설 [소터 라이크 어 록 스타]를 원작으로, 가정 문제를 안고 있지만 밝고 활기찬 고등학생 앰버가 큰 사건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10대가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일들을 차분한 톤으로 담아내는데, 아우이 크라발호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남을 도울 줄만 알지 도움받을 줄 모르는 앰버가 벽을 허물고 타인의 애정 어린 손길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 자극적인 장면이 없어도 인물의 감정선에 빠져들어 감동적인 여운이 남는다. 특히 앰버가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친구들이 자선 공연을 진행하는 장면은 화려하고 특출 나지 않아도 코끝이 찡해진다.

7월 7일(On July 7) – 달달할 줄 알았는데 카카오 99%짜리였네…

이미지: 이놀미디어

에디터 영준: ★★☆ 꿈에 매달리는 남자와 현실을 버티는 여자의 달콤 쌉쌀한 청춘 로맨스. [7월 7일]은 오랜 연인인 현수와 미주가 사소한 한 마디에 크게 다툰 다음 날에 겪는 일들을 담담하게 그린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본다. 풋풋했던 첫 만남, 뜨거웠던 사랑, 그리고 감정이 식어버린 현재로 이어지는 현수와 미주의 관계는 우리가 직접 겪어봤거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연애의 모습이다.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는 현실의 문제들은 오늘날 많은 청춘들에게 공감을 살만한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화사한 영상미와 실제 커플을 보는 듯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극에 몰입감과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만 영화의 결말은 다소 의문이다. 물론 모든 사랑 이야기가 해피엔딩이 될 필요는 없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엔딩을 맞이하니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잠깐의 달콤함 뒤에 긴 씁쓸함이 남는다.

코브라 카이(Cobra Kai) – 추억에 생명을 불어넣은 영리한 속편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혜란: ★★★★ 1984년 영화 [베스트 키드]의 속편으로, 영화의 빌런 ‘조니 로렌스’가 어른이 되어 ‘코브라 카이’ 도장을 다시 세우면서 시작된다. 원작 영화 주연 랄프 마치오와 윌리엄 자브카가 34년 만에 다니엘과 조니로 등장해 옛 팬들을 즐겁게 한다. 그렇다고 [코브라 카이]가 추억에 젖은 팬들만 노리진 않는다. 오히려 노스탤지어를 간직하면서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더해 재미있는 가족 코미디로 변모했다. 나이를 먹어도 현명하지 못한 어른들의 고민, 해묵은 라이벌 의식 위에 쌓은 우정,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10대들의 학교 생활, 내면의 나약함을 극복하는 방법, 10대 로맨스까지, “여기 네가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있겠지”라며 묶어놓은 꽃다발 같은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다. 오래전에 재미있게 본 영화와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기에도, 새로운 성장 스토리로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내년에 나올 시즌 3가 시즌 1, 2 만큼 완성도 있길 바랄 뿐이다.

마사바와 마사바(Masaba Masaba) – 소셜 미디어로 엿보는 유명 셀럽의 하루?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현정: ★★★  [섹스 앤 더 시티]의 유쾌한 인도 버전을 보는 듯하다. [마사바와 마사바]는 패션 디자이너 마사바와 그의 어머니이자 배우인 니나 굽타가 본인의 이름 그대로 출연, 드라마의 리얼리티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화려한 싱글 라이프로 초대한다. 마사바는 이제 막 이혼하고 생애 처음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니나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배우로서 커리어를 지키고자 애쓴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고자 하는 모녀의 일상이 일과 우정, 연애, 모녀 관계 등의 에피소드와 어우러져 펼쳐지고,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물의 고민과 감정을 솔직하게 전한다. 분위기는 밝고 경쾌하며, 유머는 과하지 않고, 인도 특유의 화려한 패션이 볼거리를 더한다. 25분 내외의 6부작 구성이라는 것도 부담 없다. 다만,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판타지 같은 이야기라 가볍게 보기에는 좋으나, 인물들의 고민을 얕고 파편적으로 다루어 현실과의 괴리감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