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대유행 후 계절이 또 바뀔 시기가 될 때까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에 이젠 공포마저 느낀다. 그래도 2달 미뤄진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노리는 작품들이 하나 둘 공개 일정을 확정했다. 그중 하나로 꼽히는 [맨크]를 준비하며 게리 올드만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살펴본다. 래퍼 키드 커디의 배우 전업 스토리에 티모시 샬라메가 등장한 사연, 뮤지션 수프얀 스티븐스가 시상식을 사이언톨로지 집회에 비유한 이유도 알아본다. 일단 가장 먼저, 메건 폭스의 섹시 이미지와 [트랜스포머] 때문에 피해를 입은 영화를 소개한다.

‘죽여줘! 제니퍼’ 실패는 내 섹스 심벌 이미지 때문이다 – 메건 폭스

이미지: 20th Century Fox

[죽여줘! 제니퍼]는 메건 폭스의 출연작 중 [트랜스포머] 다음으로 유명할 것이다. 디아블로 코디가 각본을, 카린 쿠사마가 연출한 작품으로 개봉 당시엔 비평도, 흥행 성적도 처참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굉장히 영리한 페미니스트 호러 코미디로 재평가된다. 폭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가 아무 관련 없는 이슈 때문에 실패했고, “그때 내 이미지와 미디어에서 그리는 내 모습, 그에 대한 백래시” 때문에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영화는 [트랜스포머] 속 폭스의 섹스 심벌 이미지에 기대어 마케팅 캠페인을 벌였다. 그가 영화 홍보를 시작할 즈음엔 마이클 베이 감독을 히틀러에 비유했던 발언이 보도되며 비난을 받았고, 그 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해고됐다. 폭스는 영화에 대한 백래시가 남성중심주의적 사회에서 10대 여성으로 사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출처: Eli Roth’s History of Horror: Uncut

분장 없이 연기한 게 얼마만인지… – 게리 올드만

이미지: 넷플릭스

게리 올드만이 넷플릭스 영화 [맨크]를 촬영하며 긴장한 때가 있었다. 최근 인터뷰에서 올드만은 데이빗 핀처 감독이 촬영 전 자신에게 요청한 사항을 공개했다. 바로 “있는 그대로의 게리”였다. 즉 특수분장 없는 모습으로 허먼 J. 맨키비츠가 되길 바란 것이다. 올드만은 “그땐 ‘큰일났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키스트 아워]의 윈스턴 처칠 등 최근 몇 년간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 항상 특수분장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분장 없이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항상 뭔가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난 맨크와도 전혀 닮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동료 배우들이 약간의 분장을 더하면 실존 인물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촬영이 시작된 순간 “데이브가 맞았다. 트릭 같은 것 없어도 됐다.”라며,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연기하는 걸 받아들였다고 회상했다.

출처: Empire Magazine

‘위 아 후 위 아’ 캐스팅, 티모시 샬라메 덕분인 줄 알았다 – 키드 커디

이미지: HBO

래퍼 키드 커디는 최근 [웨스트월드], [엑셀런트 어드벤처 3] 등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작인 HBO 드라마 [위 아 후 위 아]에서 커디는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 장교이자 10대 소녀의 아버지인 리처드 역을 맡았다. 그는 연출 겸 제작자 루카 구아다니노와 열띤 화상 통화 끝에 배역을 따내고, 곧바로 친구 티모시 샬라메에게 연락했다. 샬라메는 구아다니노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함께 했기 때문에, “티미에게 나에 대해 뭔가 말하거나 한 게 있는지 물어봤다. 정말 그 덕분에 캐스팅된 줄 알았다.” 커디는 샬라메가 농담은 했지만 그를 구아다니노에게 직접 추천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샬라메는 친구와 감독님을 위한 지원은 아끼지 않았다. 최근 공개된 [위 아 후 위 아] 에피소드에서 샬라메는 ‘행인 1’로 깜짝 등장한다. 루카 구아다니노는 아미 해머도 엑스트라로 등장할 것이라 귀띔했다.

출처: Esquire

오스카 시상식은 끔찍한 사이언톨로지 연말 무도회 같았다 – 수프얀 스티븐스

이미지: Youtube ‘Live From Here’

싱어송라이터 수프얀 스티븐스가 인디/포크 팬이 아닌 이들에게 이름을 알린 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주제가 ‘Mystery of Love’ 덕분이다. 노래는 그래미,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을 받았고 스티븐스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공연도 하게 되었다. 막상 그에겐 큰 상처로 남은 듯하다. 최근 인터뷰에서 스티븐스는 시상식을 “끔찍한 사이언톨로지 연말 무도회”라 비유했다. 그는 “어른들이 플라스틱 트로피를 앞에 두고 애매한 의사 표현만 해대는 곳”이라 말하며, 자신이 미국과 대중문화에서 싫어하는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회상했다. “그런 세계와 그런 문화와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라며, 다시는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 못 박았다.

출처: The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