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OCN

[써치]는 국내에서 흔치 않은 밀리터리 스릴러라는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끈다.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나 볼 수 있는 특수한 지역인 비무장지대(DMZ)에 정체불명의 위협적인 존재가 나타나고, 군인들이 미스터리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수색에 나선다는 이야기. 군사물을 선호하지 않아도 ‘비무장지대의 괴생명체’라는 설정이 솔깃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하지만 아무리 흥미로운 소재도 작품이 받쳐주지 못하면 갖고 있던 매력마저 반감되기 마련이다. 아쉽게도 [써치]는 참신한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드라마로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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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기는 1997년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진 비극에서 출발한다. 비무장지대에 작전을 나갔던 조민국 대위와 대원들이 아기와 함께 귀순을 원하는 군인을 두고, 이를 저지하려는 북한군과 대치하던 중 예기치 못한 총격전에 휘말려 희생된 사건이다. 안타까운 사건으로 기록된 ‘둘 하나 섹터’의 비극은 23년이 흐른 현재, 비무장지대에 나타난 괴생명체와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다. 정예 요원들로 꾸려진 북극성 특임대가 군인 실종사건이 발생한 비무장지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미스터리의 서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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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를 갖게 하는 시작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써치]는 비무장지대 미스터리를 끌고 가는 기본적인 전제 조건인 군대라는 공간적 배경을 쉽게 간과한다. 사실적인 고증을 바란 게 아니다. 인물들의 행동이나 상황이 의구심을 자아내는 게 문제다. 예를 들면, 용동진 병장은 패기 넘치는 성격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군대의 지휘체계에 벗어난 듯한 모습을 곧잘 보이고,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어야 할 비무장지대와 군사시설의 출입은 편리하게도 느슨하기만 하다. 서사를 해칠 만큼은 아니어도 사소함을 놓친 허술한 설정은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는 없지만, 중심 사건에 어울리지 않는 상황 연출도 아쉬움 중 하나다. 한때 연인 사이였던 용동진 병장과 손예림 중위의 과거 연애 시절이 등장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현재의 이야기와 어울리지 않거나 필요 이상으로 반복되는 회상신은 긴장감만 늘어뜨리는 역효과만 가져온다. 또한 특임대를 제외한 군인이나 마을 사람들을 대체로 가볍게 묘사하는 방식은 기존의 작품에서 많이 봤던 터라 구태의연하고, 긴박하게 치고 나가면 좋을 이야기가 뒷걸음질 치는 것 같은 인상만 가득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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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물들은 놀라운 정도로 겹겹의 우연을 자랑한다. 1997년 사건이 미스터리의 근원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군대라는 세계가 비좁게 느껴질 만큼 인물마다 연결고리를 갖는데, 특임대 구성원 6명 중 3명이 23년 전 사건 속 인물들과 가족 관계로 맞닿아 있다. 게다가 외부에서 이들을 압박하는 이혁 국방위원장과 한대식 사령관은 아예 사건 당사자들이다.

문제는 얽히고설킨 관계가 이야기를 편의적으로 끌고 가는 작위적인 설정에 그치지 않고, 장르적 재미마저 반감한다는 것이다. 전개가 거듭될수록 과거 사건의 원흉인 이혁과 조대위의 아들인 용 병장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풀어가는데 할애하면서 애초 기대했던 괴생명체 미스터리가 슬그머니 사라진다. 물론 변이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원초적인 궁금증은 지속되나 위협적인 존재감이 유발했던 긴장감이 사라져 뻔하게 도식화된 스릴러가 된다.

그나마도 마침내 모든 사정을 알게 된 용 병장의 서사가 부각되면서 애초에 내세웠던 밀리터리 스릴러에서 부자지간의 애틋한 정이 감정적으로 이끄는 사연풀이 드라마에 더 가까워진다. 덕분에 꽉 찬 엔딩에도 미스터리를 해소한 개운함보다는 처음에 기대했던 장르적 즐거움을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앞선다. 별다른 반전 없이 쉽게 해소했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결국 [써치]는 비무장지대를 미스터리의 무대로 삼고 낯선 장르를 개척하려 했다는 시도에 그친 드라마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