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해를 며칠 앞둔 진짜 ‘연말’이 되었다. 이전과 완전히 다른 한 해를 보내고 나니, 지금은 모든 게 특별하게 느껴진다. 내년은 올해보다 모든 면에서 더 나아지길, 모두들 힘들고 우울한 시기를 떨칠 용기를 얻으시길 바란다.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은 지난해에 이어 또 “욕먹는” 시상식이 될 골든글로브상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과, 어쩌다 보니 마블 영화를 베낀 미국 우주군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배우 시무 리우가 몇 년 전 올린 SNS 게시물을 지운 이유, 이스라엘계 배우 갤 가돗이 이집트 여왕 역을 맡기로 결정한 이유를 들어본다. 이번 주 글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할 마케도니아계 배우를 찾았지만, 없었다 – 갤 가돗

이미지: 워너브라더스코리아

갤 가돗은 [원더우먼 1984] 이후에도 여러 작품으로 팬들을 찾아올 계획이다. 그중엔 패티 젠킨스 감독과 다시 작업할 ‘클레오파트라’ 영화가 있는데, 지난 10월 프로젝트 발표 때 이집트 여왕 역에 이스라엘 배우를 기용하는 것으로 비판받았다. 가돗은 최근 인터뷰에서 제작에도 참여한 영화에서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려 한다면, 원래 클레오파트라는 마케도니아(그리스 지역)계다.”라고 운을 뗀 그는,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할 마케도니아계 배우를 찾았지만,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은 클레오파트라라는 인물에 애정이 크며, “클레오파트라의 업적을 기리고 상징적 인물을 기리는 데 헌신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영화는 수많은 버전 중 하나일 뿐이며, 다른 영화가 제작되는 걸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Independent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지, 그런데 거긴 미국이잖아 – 다니엘 대 김

이미지: 판씨네마

골든글로브상 시상식 후보 선정이 한창인 가운데, ‘미국 영화’ [미나리]의 후보 자격 문제로 할리우드가 들썩인다. 시상식 주최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미나리] 대사의 50% 이상이 한국어라는 이유로 드라마 작품상 후보는 탈락, 외국어영화상 후보 자격이 있다고 결정했다.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다. 미국인이 연출, 주연을 맡고 미국 회사가 제작한 영화가 “외국어영화”로 분류된 건 인종차별적 결정이라 주장한다. 다니엘 대 김은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과 같은데, 사실 그 나라는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해리 슘 주니어는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경우 영어 대사가 30% 뿐이라며 HFPA의 이중 잣대를 비판했다. HFPA는 [미나리]의 작품상 자격 여부를 재심했으나 기존 결정을 재확인했다. 이쯤 되면 드라마 작가 쯔 춘의 한 마디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2년 연속 수상하는 게 싫은 거 같은데.”

출처: Variety

아시아계의 긍정적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 시무 리우

이미지: CBS Television

마블 영화 [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 주연 시무 리우가 차기작으로 마크 왈버그 주연 영화 [아서 더 킹]을 결정했다. 그런데 리우는 몇 년 전 트위터로 왈버그를 공개 비판한 적이 있다. 왈버그가 1988년 베트남계 시민 두 사람을 폭행해 기소당한 사건을 언급하며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라 비난했던 것이다. 리우는 몇 년 전 올린 트윗을 삭제하고, 그 이유를 인스타그램에 설명했다. “프로페셔널의 태도로, 또한 더 진보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이란 믿음 아래 몇 년 전 올린 글을 삭제했다.”라고 밝힌 그는 “그 당시엔 정말 진심으로 화가 났다. 그렇다고 성장의 가능성이나, 뭔갈 배우고 좋은 일을 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리우는 아시아계 남성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발견했고, 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아서 더 킹] 출연을 결정했고, 전향적인 결정이 대화와 행동을 이끌어낼 것이라 믿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출처: Instagram @simuliu

이거 고소 가능할까요? – 제임스 건

이미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올 상반기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스페이스 포스]의 영감이 된 미국 제5의 연방군, 우주군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이 공개됐다. 지난 19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창설 1주년 기념식에서 우주군의 명칭을 ‘가디언(guardian)’이라 발표한 것이다. 미국 우주군 공식 트위터에 따르면, 1년 간 여러 의견을 받고 전문가와 대중 대상 조사를 진행한 결과 결정됐다고 한다. 예상대로 소셜 미디어 반응은 긍정적이진 않다. 한 트위터 유저는 “1년을 들여서 만든 게 스타트렉 로고에 마블 이름이냐?”라며 비꼬았다. “그럼 마스코트는 그루트인가?”, “너구리도 우주군에 입대 가능한가?”라는 질문도 나왔다고 한다. 자신의 영화가 갑자기 우주군 명칭이 된 걸 목격한 제임스 건 감독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보도 링크를 인용하며 “이 머저리 고소 가능할까요?”라며 펜스를 조롱했다.

출처: Dead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