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극장가엔 재개봉 바람이 거세졌다. 20년 만에 재개봉해 10만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은 [화양연화], 대표적인 고전 영화로 꼽히는 찰리 채플린의 [키드]와 같은 시대를 초월한 명작부터 단골 재개봉작 [러브레터], [캐롤], 비교적 최근에 개봉한 [나이브스 아웃]까지 다양한 팬층을 가진 영화들이 다시 관객과 만남을 가졌다. 그래서 4일간의 연휴가 짧게 느껴지는 이들을 위해 드라마로 떠나는 추억 여행을 선물하고자 한다. 한때 붐을 일으켰던 수사물을 집에서 편안하게 감상하며 짧은 연휴를 알차게 마무리해보자. *현재 방영 중인 작품은 제외했다.

CSI 시리즈

이미지: CBS

2000년대 과학수사 열풍을 일으켰던 [CSI]는 추리와 직감보다 사건 현장에서 수집한 법의학 증거를 따라 실마리를 추적하는 드라마다. 수사관들은 현장 혹은 실험실에서 각종 장비를 이용해 증거를 분석하고 범죄를 재구성하는데, 루미놀을 뿌려 혈흔을 감식하거나 수거한 총을 발사하는 실험을 통해 강선을 비교하고, 라텍스 장갑 안쪽에서 나온 지문을 복구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의학 증거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체화시키며 과학수사의 신세계로 끌어들였다. 덕분에 2000년 첫 방송을 시작한 [CSI: 라스베가스]에 이어 2002년 [CSI: 마이애미], 2004년 [CSI: 뉴욕], 2015년 [CSI: 사이버]까지 세 편의 스핀오프 시리즈가 나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라스베가스’의 길 반장, ‘마이애미’의 호 반장, ‘뉴욕’의 맥 반장은 각 시리즈를 대표하며 과학수사팀을 이끈 인기 캐릭터로 남았다. (왓챠 마이애미 1-5, 아마존 라스베가스 11-16)

크리미널 마인드(Criminal Minds)

이미지: CBS

2005년 첫 방송을 시작한 [크리미널 마인드]는 FBI의 행동분석팀(BAU) 요원들이 범죄자들의 심리와 행동 양식을 분석해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BAU 팀은 사건이 벌어지면 미국 어느 곳이든 전용기를 타고 날아가 철저히 분업화된 시스템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추적하는데, 기존 수사물과 달리 범죄자의 어두운 내면에 초점을 맞춰 흘러가기 때문에 심리적인 긴장감이 상당하다. 덕분에 초창기에는 혼자 보기 무섭다는 반응도 얻었다. 그러나 오리지널의 아우라가 강하기 때문일까. 2011년 [크리미널 마인드: 워싱턴 D.C.]와 2016년 [크리미널 마인드 : 국제 범죄수사팀] 두 편의 스핀오프를 선보였지만 [CSI]나 [NCIS]처럼 성공하지는 못했다. [크리미널 마인드 : 국제 범죄수사팀]에 출연했던 다니엘 헤니는 시즌 13부터 BAU 팀에 합류해 시즌 종영까지 정규 멤버로 활약했다. (웨이브)

본즈(Bones)

이미지: FOX

2017년 시즌 12로 종영한 [본즈]는 희생자의 뼈를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해결하는 수사물이다. 폭넓은 지식과 첨단 기기를 이용해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알아내고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정은 신기하면서도 흥미롭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일정한 패턴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뼈는 좋아하지만 사람엔 관심 없는 법의학 인류학자 템퍼런스 브레넌의 독특한 개성과, 그와 투닥거리면서도 파트너의 호흡을 맞추는 FBI 요원 실리 부스의 로맨틱한 긴장감도 또 다른 볼거리다. (아마존)

엘리멘트리(Elementary)

이미지: CBS

영국의 셜록이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엘리멘트리]는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한 유명한 명탐정 셜록 홈즈를 미국식 수사물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드라마다. 까다롭고 비사교적인 성격에도 남다른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의 재능에만 기대지 않고, 기존 작품에서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렀던 왓슨을 상호보완적인 파트너 관계로 구축하고, 두 캐릭터가 함께 사건을 이끌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셜록과 왓슨이 주고받는 케미스트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원작과 달리 성별을 바꾼 왓슨이 셜록을 만난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묘사해 이전의 셜록 작품과 차별화된 지점을 마련했다. (왓챠 시즌 1~3)

멘탈리스트(The Mentalist)

이미지: CBS

최근 국내 리메이크 소식이 전해진 [멘탈리스트]는 가족을 죽인 연쇄살인범 레드 존을 잡기 위해 캘리포니아 연방수사국(CBI)의 컨설턴트가 된 패트릭 제인이 중심인 범죄 수사물이다. 영매로 오해받을 만큼 놀라운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 과거 한때 방송에도 출연할 만큼 유명세를 얻었으나 레드 존을 도발하는 발언으로 한순간에 가족을 잃고 나락에 떨어진 인물이다. 그는 극심한 고통을 숨기고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테레사 리스본이 주도하는 팀에서 레드 존의 흔적을 추적하며 수많은 강력 범죄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사이먼 베이커의 매혹적인 연기가 어우러져 시즌 7로 종영할 때까지 높은 인기를 누렸다. (웨이브, 아마존)

캐슬(Castle)

이미지: ABC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작가 리처드 캐슬이 NYPD의 케이트 베켓 형사와 함께 뉴욕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이다. 소설 속 범죄를 모방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을 계기로 NYPD의 자문으로 합류한 캐슬과 뚜렷한 신념을 가진 원칙주의자 베켓의 로맨틱한 관계, 오래전 베켓의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전체 시즌을 관통하는 주요 이야기로 자리한다. 진중함과 거리가 먼 철없고 능글맞은 캐슬의 성격이 작중 내내 유쾌한 분위기를 형성해 가볍게 보기에 좋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썸을 타기 시작하는 캐슬과 베켓뿐 아니라 캐슬의 가족, NYPD 형사들의 캐릭터 및 관계 구축을 잘해 꾸준한 재미를 유지했으나 아쉽게도 출연배우 불화설 루머가 불거지고 시즌 8로 종영했다. (시리즈온)

화이트 칼라(White Collar)

이미지: USA

영민하고 다재다능한 사기꾼 닐 카프리가 그를 체포한 FBI 요원 피터 버크의 정보원으로 활약하는 수사물이다. 기존의 형사 드라마가 살인, 납치 등의 강력 범죄를 다루는 것과 달리, 제목 그대로 화이트칼라 범죄에 초점을 맞춰 케이퍼 시리즈의 매력을 위트 있게 담아낸다. 출소 3개월을 앞둔 닐이 사라진 연인을 찾기 위해 탈옥을 감행하면서 시작되며, 톰과 제리를 보는듯한 브로맨스를 펼치는 닐과 피터의 관계성이 즐겁다. 무엇보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잘생긴 외모, 영상화보집을 방불케 하는 세련된 스타일, 거짓말도 매력으로 소화하는 천재적인 사기 감각이 어우러진 닐을 완벽하게 소화한 맷 보머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시리즈온)

더 클로저(The Closer)

이미지: TNT

뛰어난 심문 기술을 가진 유능한 여성 수사관 브렌다가 LAPD의 반장으로 부임해 다양한 범죄를 해결하는 이야기로, 남성 지배적인 분야에 일 중독자 여성 리더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선함을 꾀한다. 일에서는 철두철미하고 사생활은 엉성함이 있는 애틀랜타 출신의 브렌다가 자신을 터부시하는 로스앤젤레스의 형사들 사이에서 수사관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은 사건을 종결짓는 것만큼이나 후련한 쾌감을 선사한다. 2012년 시즌 7로 종영 후 본편의 인물들이 합류한 스핀오프 [메이저 크라임스]가 방영됐다. (웨이브)

명탐정 몽크(Monk)

이미지: USA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케이블 TV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탐정물이다. 자동차 폭발 사고로 배우자를 잃고 샌프란시스코의 경찰국을 은퇴한 에드리안 몽크가 사설탐정이 되어 뛰어난 재능으로 범죄를 해결하는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대개 작품에서 유능한 주인공들은 사생활에서는 여러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여주곤 하는데, 몽크를 이길 자는 없어 보인다. 부인의 죽음 이후 혼자서는 외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강박장애가 악화되면서 간호사 겸 조수 셰로나 플레밍(나탈리 티거)이 있어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명탐정 몽크]는 평범한 일상이 곤란한 인물이 그를 두렵게 하는 현실의 여러 장애물과 편견을 헤치고 고집스럽게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을 친근하고 위트 있는 유머로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아마존)

X 파일(The X Files)

이미지: FOX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작품은 정부가 부인하는 저 너머의 진실을 추적하는 FBI 조사관 멀더와 스컬리의 이야기를 담은 [X 파일]이다. 외계인과 초자연 현상을 믿는 범죄심리 전문가 멀더가 담당하는 엑스파일 부서에 법의학을 전공한 의사이자 회의론자인 스컬리가 감시 역할을 맡은 파트너로 부임한 후 외계인, 돌연변이, 초능력, 괴수, 예언 등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온갖 괴현상을 목격하고 방해 세력의 갖은 시도에도 현상의 이면을 파헤치려는 노력을 담아냈다. 다른 수사물처럼 사건은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지만, 그러한 여운이 음모론의 흥미를 유발했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극장판으로도 제작됐고, 2016년에는 종영 15년 만에 시즌 10으로 컴백했다. (아마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