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끝나면서 예년보다 2달 미뤄진 시상식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코로나로 영화와 드라마 제작과 배급뿐 아니라 홍보마케팅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감독, 배우들 등은 영화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게 눈에 띄었는데, 바로 넷플릭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파이어 사가 스토리]의 주제가 ‘Husavik’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영화의 배경인 아이슬란드 후사비크의 주민들이 추진했으며, 후사비크에 영화와 노래, 아이슬란드의 유로비전 진출을 기념하는 박물관을 건립하는 크라우드펀딩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모쪼록 수만 킬로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노래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본다.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은 이것 외에도 주목할 만한 소식들을 모았다.

‘더 크라운’이 신문 기사보다 더 낫다 – 해리 왕자

이미지: 넷플릭스

영국 왕실 일원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왕족으로서의 특혜와 의무를 포기하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지난 2월 말 해리 왕자는 제임스 코든 쇼에 출연해 새 거주지인 로스앤젤레스를 돌아보며 코든과 대화를 나눴다. 왕자의 가족도 넷플릭스를 본다는 말에 코든은 [더 크라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었다. 해리 왕자는 자신도 [더 크라운]을 본다고 말하며 “사실에 아주 느슨하게 기반한 허구의 이야기이다.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의무와 봉사를 가족보다 우선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게 해 준다.”라며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 크라운]을 보는 게 내 가족과 아내, 나 자신에 대해 쓴 ‘기사’들보다 보기 편하다. 그것들 또한 허구인데 마치 뉴스인 것처럼 보도되기 때문이다.”라며, 최근 몇 년간 그들 부부에게 집요했던 타블로이드 지의 보도 행태를 지적했다. 또한 해리 왕자는 누군가 자신을 연기한다면 [홈랜드] 등에 출연한 데미안 루이스가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출처: 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

아버지, 할아버지, 낙태반대론자로서 당신 영화를 볼 생각이 없다 – 키스 메릴 (영화과학아카데미 회원)

이미지: Focus Features

미국 영화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이 드디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회원들이 한창 영화 스크리너를 확인할 때인데, 얼마 전 꽤 무례한 이메일이 보내진 사건에 여러 사람들이 주목했다. [전혀아니다,별로아니다,가끔그렇다,항상그렇다] 감독 엘리자 히트먼이 한 아카데미 회원에게 받은 메일을 SNS로 공유했다. 키스 메릴이라는 회원은 아카데미 시상식 홍보담당자에게 “스크리너는 받았다. 하지만 8명의 아이들, 39명의 손자들을 둔 기독교인이자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으로서 뱃속 아이를 살해하기 위해 주 경계를 넘어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볼 생각은 전혀 없다.”라고 메일을 보냈다. 히트먼은 얼마 후 바로 글을 삭제했지만, 이미 메일은 인터넷 구석구석 퍼져나갔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은 “80살 먹은 모르몬 노인이자 아카데미 수상작이 1981년 코미디 영화이며 최근 작품은 종교 다큐멘터리”라며 메릴을 비웃거나, 아카데미에 자신의 신념 때문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회원에 대해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출처: Twitter @awards_watch

내 이름을 언급한 조크, 굉장히 성차별적이다 – 테일러 스위프트

이미지: 넷플릭스

테일러 스위프트가 넷플릭스 드라마 [지니 앤 조지아]의 한 대사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했다. [지니 & 조지아]는 15살 소녀 지니와 그의 30세 엄마 조지아가 보통의 평범한 삶을 사는 걸 시도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인데, 조지아가 지니가 남자 친구를 잊지 못하자 “무슨 상관이야? 테일러 스위프트보다 더 빠르게 남자를 갈아치울 텐데.”라고 말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스위프트의 팬들은 즉각 SNS에 이 사실을 올리며 드라마를 비판했고, 결국 스위프트도 반응을 보였다. 그는 SNS를 통해 “2010년이 게으르고 성차별적인 농담은 돌려달라네. 이런 개소리를 재미있다고 하며 열심히 일하는 여성들을 평가절하하는 건 그만두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또한 넷플릭스에도 “이런 건 이제 그쪽과 안 어울린다.”라며 불쾌한 농담을 거르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출처: Twitter @taylorswift

아무리 바보 같은 시상식에도 포용은 중요하다 – 티나 페이

이미지: NBC

한국 시간으로 지난 월요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개최 전후로 입방아가 끊이질 않았다. 처음엔 미국 영화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에 분류된 것, 그다음은 주최 측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에 흑인 회원이 한 사람도 없다는 게 이슈가 되었다. HFPA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전 세계의 외신 기자들 약 900명이 소속되어 있는데, 그중 흑인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인종 구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시상식 호스트였던 티나 페이는 오프닝 모놀로그에서 “시상식이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건 우리도 안다. 하지만 이런 바보 같은 일에도 포용은 중요하다.”라고 HFPA의 다양성과 포용성 부족을 꼬집었다. HFPA의 회장단은 시상식 중간에 등장해 흑인뿐 아니라 “소수를 대변할 수 있는 회원이 참여하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라며 상황을 개선하겠다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시상식으로 골든글로브는 구식이고 시대착오적임을 증명했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출처: Var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