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톰비트

가정의 달, 5월이 찾아왔다. 가족의 소중함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익숙함 속에 평소에는 잊고 산다. 이럴 때 훈훈한 가족드라마를 보며 내 몸 안에 잠들어있는 가족 사랑 DNA를 깨어보는 건 어떨까? 웃음과 감동이 있는 다섯 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을 만나보자. 

지니 & 조지아 (Ginny and Georgia)

이미지: 넷플릭스

[지니 & 조지아]는 모녀간의 에피소드를 따뜻하게 풀어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드라마는 조지아가 딸 지니와 아들 오스틴을 데리고 텍사스의 부자 동네로 이사를 오면서 시작한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엄마 조지아와 잦은 전학으로 외로움에 사무친 딸 지니는 친구 같은 모녀 사이로 서로를 지탱하며, 새로운 곳에서 각자의 로맨스를 이어간다. 초반 설정은 과거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던 [길모어 걸스]를 떠올린다. 제작진은 과거 조지아의 행적에 미스터리를 가미해 궁금증을 유발하며 차별화를 둔다. 여기에 지니와 썸을 타는 마커스의 완벽한 비주얼까지 더해져 눈까지 즐겁다. 작품의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로 시즌2가 확정되어 곧 선보일 예정이다.

별나도 괜찮아 (Atypical)

이미지: 넷플릭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18살 고등학생 샘 가드너가 사랑과 자립이라는 목적지를 향한 긴 여정에 돌입하는 이야기다. 샘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동갑내기 친구들의 괴롭힘과 수많은 편견에 맞서야 한다. [별나도 괜찮아]는 장애를 다룬 작품들의 클리셰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않지만, 다양한 캐릭터와 길지 않은 러닝타임으로 이를 현명하게 극복해 간다. 언제나 아들을 안쓰럽게 지켜보는 엄마 엘사, 모종의 이유로 한동안 가족을 떠났던 아빠, 오빠로 인해 가족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희생을 강요받는 여동생 케이시의 서사가 드라마의 깊이를 더한다. 엄마 엘사의 히스테릭한 성격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예상외로 진행되는 샘의 로맨스 또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빠 때문에 못 살겠다! (Dad Stop Embarrassing Me)

이미지: 넷플릭스

제이미 폭스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화장품 사업을 하며 독신의 삶을 즐기던 브라이언이 하루아침에 10대 딸과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휴일이 되면 소파에서 떠나갈 줄 모르는 보통의 아빠들과는 달리, 브라이언은 잘생긴 외모와 위트 넘치는 매너, 심지어 재력까지 갖추며 남부럽지 않은 모습을 뽐낸다. 그러나 딸 사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건 왜일까? 딸 앞에서 늘 쿨하고 싶어도 자신도 모르게 꼰대 기질을 발휘하는 브라이언을 보고 있으면 살짝 애처롭기도 하다. 여러모로 드라마는 “아빠 힘내세요”를 외치게 하며 웃음과 따뜻함을 전한다. 참고로 이와 비슷한 작품을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의 [빅 쇼 패밀리]도 추천한다. 경기장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괴수 같았지만,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 한 마리의 순한 양이 된 빅 쇼를 만날 수 있다.

메리 해피 왓에버 (Merry Happy Whatever)

이미지: 넷플릭스

[아빠 때문에 못 살겠다!]의 제이미 폭스 못지않은 딸바보 아빠가 한 명 더 있다. [메리 해피 왓에버]의 아버지 돈은 크리스마스에 딸이 데려온 모지리 남자친구 맷과 사사건건 부딪히고 대립한다.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시즌 작품이며, 인물 구성이나 스토리 등 여러모로 영화 [미트 페어런츠]의 시트콤 버전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돈 역을 맡은 데니스 퀘이드의 가부장적이고 심술궂은 연기가 돋보이며, 매번 예비 장인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할수록 사고로 이어지는 맷과의 케미가 웃음을 유발한다. 미드 [언데이터블]에서 대단한 연기력을 선보였던 브렌트 모린이 사고뭉치 예비 사위 맷 역을 사랑스럽게 소화해낸다.

노 굿 닉 (No Good Nick)

이미지: 넷플릭스

[반지의 제왕]의 샘 역으로 유명한 션 오스틴이 출연한 가족 시트콤이다. 감옥에 간 아버지의 변호사 선임비용을 구하기 위해 톰프슨가에 숨어 들어온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 드라마임에도 인간 말종 캐릭터들이 너무 많은 것이 흠이지만, 아버지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마련하려는 닉의 고군분투가 눈물겨우면서도 코믹하게 담겨 있어 이야기에 점점 빠져든다. 가족 드라마의 필수 요소인 감동을 챙기는 영리함도 잊지 않는다. 서사가 진행될수록 닉이 밝게 변화하는데, 여기에는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았어도 따뜻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톰프슨 가족과의 유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닉과 톰프슨가 인물들이 함께하는 흐뭇한 에피소드를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