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어느덧 지나가고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설레게 하는 5월이 성큼 다가왔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영화사들도 준비해둔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드는 듯하다. 크루즈 패밀리의 좌충우돌 적응기를 담은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부터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안젤리나 졸리 주연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과 곱슬머리의 애환을 담았다는 공포 영화 [배드 헤어] 모두 5월 5일 개봉한다.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할리우드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주 할리우드 말말말은 아담 맥케이 각본가가 언급한 미드 [기생충]과 [어나더 라운드] 토마스 빈터베르그가 할리우드 리메이크에 대해 밝힌 생각을 살펴본다. 또한 매즈 미켈슨이 미드 [한니발] 촬영 당시 휴 댄시와의 키스씬을 원했다는데, 어떤 연유로 그랬는지 알아보자.

미드 [기생충]은 각색이나 리메이크가 아닌 오리지널 시리즈가 될 겁니다 – 아담 맥케이 각본가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2019년 [기생충]은 가히 신드롬이라 칭할 만큼 전 세계를 휩쓸었다. 이에 HBO는 재빠르게 나서 드라마 제작에 착수했고, 현재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 있다. 전 세계 팬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만큼, 1회 대본을 탈고한 아담 맥케이는 미드 [기생충]을 둘러싼 궁금증과 기대를 해소하기 위해 나섰다. 우선 맥케이는 미드 [기생충]이 각색이나 리메이크가 아니라 오리지널 시리즈가 될 것이라 밝혔다. “영화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오리지널 스토리가 될 것입니다.” 또한 드라마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품의 윤곽을 잡았다고 말했다. 미드 [기생충] 제작 소식이 전해질 당시 봉준호 감독은 대본을 쓰면서 몇 가지 중요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2시간짜리 영화에 모두 다 담을 수 없었다며 아이패드에 적어 두었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이 지향하는 미드 [기생충]은 러닝타임이 6시간인 한 편의 영화라고. 과연 봉준호 감독이 아껴둔 아이디어는 무엇일지, 그리고 미드 [기생충]이 선사할 재미와 메시지는 어떨지 기대가 쏠린다.

출처: Collider

한니발 렉터와 윌 그레이엄의 키스신으로 끝내는 건 어때요? – 매즈 미켈슨

이미지: NBC

매즈 미켈슨과 휴 댄시는 스릴러 드라마 [한니발]에서 각각 잔혹한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 프로파일러 윌 그레이엄으로 분했다. 한니발은 윌을 교묘하게 조종하고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지만, 미켈슨은 극 중 한니발과 윌의 관계를 언제나 사랑이라 생각했다고. 극이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프랜시스 달러하이드의 죽음 장면에서 미켈슨과 댄시는 키스신으로 끝내는 것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둘의 키스신은 드라마의 크리에이터 브라이언 풀러의 반대에 불발됐다. 풀러는 둘의 키스를 마음에 들어 하면서도 “너무 뻔하고 과하다”는 이유로 퇴짜를 놓았다고. 이에 미켈슨은 “풀러의 의견이 완전히 옳았다”고 말하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수많은 팬니발(한니발+팬의 합성어)도 키스신을 반겼을 것 같아요.” 한니발과 윌이 서로에게 끌리는 이유로 미켈슨은 둘이 “여러 면에서 쌍둥이처럼 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풀러의 결정이 이해는 가면서도 팬들은 어쩐지 아쉬움이 클 것 같다.

출처: Vulture

스콧 루딘의 만행을 알고도 침묵을 지켰던 것에 사과드립니다 – 마이클 샤본 (미국의 소설가)

이미지: 시네마서비스

스콧 루딘은 2011년 미국 제작자조합상(PGA)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할 정도로 할리우드에서 제작자로 입지가 탄탄한 인물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소셜 네트워크], [트루먼 쇼] 등 그가 제작 또는 기획에 참여한 작품만 해도 100편이 넘는다. 그러나 최근 루딘의 성공적인 커리어에 숨겨진 이면이 드러났다. 루딘의 상습적인 직원 학대를 최초 고발한 미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그를 ‘괴물’이라 지칭하면서 피해자들의 진술을 통해 그가 저질러온 만행을 샅샅이 밝혔다. 결국 루딘은 잘못을 시인하고 참여하던 모든 프로젝트에서 빠졌다. 그런데 이 사태에 잘못을 고백하고 사과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으니, 바로 퓰리처상 수상작 『캐벌리어와 클레이의 놀라운 모험』을 쓴 마이클 샤본이다. 그는 스콧 루딘이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원더 보이즈](2000)의 원작 소설을 집필했으며 루딘과 20년간 공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공식 성명문에서 샤본은 스콧 루딘의 만행을 알고 있었음에도 일찍이 알리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스스로가 부끄럽다”라고 고백한 샤본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면서 “침묵과 방관으로 임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루딘의 비서로 근무하고 수년간 PTSD를 앓다가 자살한 케빈 그레이엄 카소에게 “내가 얼마나 미안한지 직접 전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후회된다”고 밝혔다.

출처: Michael Chabon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리하고 훌륭한 배우입니다. – 토마스 빈터베르그, [어나더 라운드] 감독

이미지: 서치라이트 픽처스

올해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거머쥔 [어나더 라운드]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이 할리우드 리메이크에 대해 기대감을 표출했다. [어나더 라운드]가 각종 영화제를 휩쓸자 발 빠른 할리우드는 영화의 리메이크 판권을 계약하기 위해 달려들었고, 승리의 영광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설립한 ‘아피안 웨이’에 돌아갔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싸늘했는데 빈터베르그의 연출과 매즈 미켈슨의 연기가 훌륭했고 무엇보다 영어권 시청자가 자막이 달린 영화를 볼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빈터베르그는 자신의 작품이 리메이크되는 것이 익숙하다면서 다양한 버전으로 재창조되는 과정을 “흥미로운 예술 행위”라고 표현했다. 나아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연기력이 출중할 뿐 아니라 “영리하고 커리어 내내 매우 현명한 선택을 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디카프리오의 선택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에게 힘을 실어준 빈터베르그는 “매우 기대되고 동시에 어떤 영화가 만들어질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출처: Indie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