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82년생 김지영], [집 이야기], [이장]에 출연한 공민정 배우는 소위 말맛으로 영화를 살리는 연기자다. 하지만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주연작 [희수]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그가 왜 갑자기 침묵을 지키며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일까? 영화제가 한창인 주말 아침에 직접 만나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영화제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선물

마치 영화 [희수]의 쓸쓸한 분위기를 대변하듯 아침부터 궂은 날씨가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밝은 미소로 필자를 맞아 준 공민정 배우는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에게 영화제는 일종의 선물이라고 한다. 힘들게 만든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고 스탭, 배우들이 다시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2년 전 [이장]으로 전주에 방문했을 때와 분위기가 다르지만,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JIFF의 슬로건을 언급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회를 마련한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애정 어린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희수’ 침묵이 치유로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본격적으로 공민정 배우가 주연을 맡은 [희수]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갔다. 영화는 염색 공단에서 일해 온 희수가 어떤 계기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민정 배우는 희수 역을 맡아 말보다는 섬세한 표정과 감정 연기로 작품의 의미를 천천히 건넨다.

대사가 거의 없는 캐릭터라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출연작 중 가장 자신과 닮아서 더 공감가게 소화할 수 있었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촬영할 때마다 마음 속으로 희수의 심정을 말하며, 매 장면 마다 그의 복잡한 마음을 매듭 지었다고 한다. 그런 과정이 계속되면서 치유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에서 동네 할머니에게 라디오를 고쳐주는 장면에서는 계속 눈물이 났다며 인상 깊었던 순간을 집었다. 할머니와는 짧게 촬영했지만 그 모습이 상처를 안고 사는 희수에게 “괜찮다, 괜찮다”고 토닥이는 듯해 많은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영화의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비해 현장은 매우 즐거웠다는 소감도 잊지 않았다. 상대역으로 출연한 강길우 배우와는 이전부터 친해서 호흡을 맞추는데 어려운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촬영이 끝날 때마다 스탭들과 장난을 치며 화기애애했던 그 때의 기억을 전했다.

전주에서 모든 상영을 마친 [희수]는 일반 극장 개봉 소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혹시나 이 영화를 나중에 볼 예비 관객들을 위한 팁을 전해달라는 물음에 공민정 배우는 희수의 여행을 천천히 따라가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영화로 관객에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도 덧붙였다.

‘아이들은 즐겁다’는 반칙(?)을 많이 쓴 영화

이미지: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희수]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린이 날에 개봉한 작품 [아이들은 즐겁다]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공민정 배우는 극중 아이들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등장해 긍정적이고 선한 에너지로 영화의 감성을 더했다. 마치 우리네 초등학교 때 실제로 있었을 법한 선생님으로 다가와 존재감을 보여줬다.

공민정 배우는 선생님이라는 역할이기에 아이들과 케미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촬영할 때는 물론 그 외에도 아이들에게 친구처럼 말을 걸고, 또래 용어도 따라하며 쉴 새 없이 장난을 쳤다고 한다. 게다가 아이들 자체가 너무 귀엽고,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가득했다며 촬영 소감을 건넸다.

[아이들은 즐겁다]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했다. 공민정 배우는 영화계에서는 아이나 동물이 많이 나오는 작품을 반칙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은 정말 ‘반칙을 많이 쓴 영화’라며 위트 있는 멘트로 작품의 기대감을 높였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관객들과 함께 즐기길 바란다는 당부도 빼먹지 않았다.

공민정 배우는 자신의 작품을 꾸준히 봐주시는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후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을 찍으러 포항에 간다는 소식도 말했는데 그의 다음 행보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본다. [희수] 역시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빠른 시일내에 극장에서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