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곰솔이

하나의 자극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전개되는 범죄 스릴러는 시청자들을 사건과 사연에 집중하게 만든다. 잘 만들어진 범죄 스릴러는 사건이 잔혹하더라도 보는 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긴장감을 조성하며 몰입하도록 이끈다. 굵직한 의문스러운 사건과 이를 추적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한데 모여, 사건의 진실에 이르는 흥미로운 드라마를 만나보자.

데드윈드(Dead Wind)

이미지: 넷플릭스

[데드 윈드]는 소중한 가족을 잃고 이제 막 현장에 복귀한 형사가 살인 사건에 투입된 후 새 파트너와 함께 피해자의 생전 행적을 뒤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변의 염려스러운 시선에도 이른 복귀를 택한 여자와 금융범죄팀 출신의 남자, 대조적인 성향의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본다. 진실이 밝혀질수록 사건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긴장감이 고조되며 수사물의 매력을 뒷받침한다. 두 형사의 호흡을 따라가면서 복잡한 사건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것이 이 시리즈의 매력이다. 또한 뛰어난 직감과 뜨거운 열정을 지닌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쫓는 과정은 찝찝한 뒷맛 없이 개운하다. (넷플릭스, 시즌 2, 총 20부작)

발할라 살인(The Valhalla Murders)

이미지: 넷플릭스

[발할라 살인]은 두 수사관이 노인들이 잇달아 살해되고, 유일한 단서라고는 30년 전의 사진 한 장이 전부인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사건은 파헤칠수록 미궁에 빠지고, 노인 연쇄살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아동 학대와 실종으로 확대된다. 느리지만 묵묵하게 진실을 향해 나아가며,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한다. 북유럽 특유의 차디찬 분위기가 더해져 마지막까지 집중을 잃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하나의 범죄가 또 다른 범죄를 낳고, 또 다른 사건으로 이어지는 전개로 예측불허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넷플릭스, 시즌 1, 총 8부작)

와이 우먼 킬(Why Women Kill)

이미지: CBS Studios

[와이 우먼 킬]은 하나의 집에서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았던 세 여성이 각기 다른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1960년대, 1980년대, 2019년 세 시간대를 넘나들며 결혼생활에 위기를 맞은 세 여성이 저마다 다르게 대처하는 방식을 통해 오프닝에서 암시한 살인사건의 내막을 파고든다. 시간대는 달라도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에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화면 전환이 매끄러워 혼란을 느낄 틈이 없다. 또한 살인을 비롯해 외도, 동성애, 삼각관계 등 자극적인 요소들을 소재로 삼았음에도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로 전개되는 게 흥미롭다. (왓챠, 시즌 1, 총 10부작)

징벌(Possessions)

이미지: StudioCanal

[징벌]은 결혼식 도중 신랑이 살해되고, 바로 그 옆에 칼을 들고 서있던 신부가 용의자로 지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행복해야 할 결혼식 당일, 범인으로 의심받은 여성을 중심으로 비극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해간다. 신부가 신랑을 살해한 게 명백해 보이지만, 여성은 결백을 주장한다. 드라마는 기억의 혼란을 느끼는 여성을 두고, 서로 다른 방향에서 진실을 추적하는 프랑스 영사관의 부영사와 이스라엘 형사를 배치해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주인공의 모습과 그 가족의 의뭉스러운 점들이 마지막까지 흡인력 있게 펼쳐져 아찔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왓챠, 시즌 1, 총 6부작)

틴 스타(Tin Star)

이미지: Sky Atlantic

[틴 스타]는 과거를 숨긴 채, 로키산맥의 작은 마을의 경찰서장으로 새로 부임한 주인공이 범죄를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경찰서장 짐 워스는 마을에 석유 정제소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문스러운 흔적과 함께 자신과 가족을 위협하는 끔찍한 사건을 마주한다.  앞서 소개한 작품들이 사건과 해결과정에 무게를 두었다면, [틴 스타]는 자신의 내면과 싸우는 주인공과 가족을 더 부각해서 다루며 처절한 복수극으로 향한다. 범죄는 거들 뿐, 주인공의 사연이 차곡차곡 쌓이는 재미가 있다. (캐치온, 시즌 3, 총 26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