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톰비트

19금 드라마, 듣기만 해도 뭔가 민망하다. 하지만 더 이상 부끄러워 말자. 이들 작품은 자극적인 소재와 표현과는 별개로 오직 어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심도 있는 주제와 이야깃거리로 보는 이를 사로잡을 때가 많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당당히 소개한다. 애들은 가라! 이열치열, 더운 여름을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할 19금 해외 드라마를 만나보자.

인스틴토: 가면 속 본능 (Instinto)

이미지: Movistar+

[종이의 집], [엘리트들] 등 스페인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는 가운데, 다른 의미로(?) 열정 가득한 작품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인스틴토: 가면 속 본능]이다. 성공한 사업가 마르코가 자신을 괴롭히는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절제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교육 심리학자 캐롤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내용상 19금을 넘어 29금에 달하는 선정적인 묘사와 마르코를 둘러싼 여러 미스터리가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마르코 역으로 출연한 마리오 카사스의 매력을 거부하는 것은 불가항력에 가까우니, 시청 전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길 바란다.  (캐치온)

러브, 데스 + 로봇 (Love, Death & Robots)

이미지: 넷플릭스

[러브, 데스 + 로봇]은 무려 18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다. 미스터리, 호러, 코미디, 드라마 등 세상의 모든 장르를 준비한 것은 물론, 인종차별, 정부 음모, 전쟁, 자유의지 등의 소재와 주제 역시 다양해서 에피소드에 따라 보는 이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데드풀]의 팀 밀러 감독이 참여했기 때문일까? 15분 내외의 러닝타임에 상당한 수준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담아낸 이야기들이 꽤 있다. 더불어 CGI FX에서는 업계 최고로 손꼽히는 블러 스튜디오가 제작해 참여해 실사만큼 리얼한 퀄리티를 선보이며 어른의 세계로 인도한다. (넷플릭스)

더 보이즈 (The Boys)

이미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프라임의 대표 드라마 [더 보이즈]도 19금 매운맛을 보여준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타락한 슈퍼히어로 집단 ‘더 세븐즈’에 일반인들로 구성된 비밀 자경단이 맞서며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작품은 선정성보다 잔인함이 돋보이는데, 1화에서 주인공 휴이 캠벨이 사랑한 연인이 슈퍼히어로 에어트레인의 폭주에 휘말려 죽는 장면은 가히 엽기적이다. 이 마저도 원작 코믹스에 비하면 순화된 표현이라고. 매화마다 선혈이 낭자하며 잔혹한 표현이 쉴 새 없이 나와 관람자의 시각을 자극한다. 물론 드라마는 단순히 피칠갑만 보여주지 않는다. 쇼 비즈니스에 가담하며 위선을 일삼는 슈퍼히어로에 관한 비판은 물론, 사회 전반에 깊은 고찰을 보여주며 묵직한 주제 의식도 함께 건넨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The Naked Director)

이미지: 넷플릭스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는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파격적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다. 1980년 일본의 버블 경제 시절을 배경으로, 세일즈맨 무라니시 토오루가 성인 비디오를 만드는 회사를 설립하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일본의 AV 업계를 다루고 있으니 굳이 노출 수위와 선정성을 따로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탄탄한 완성도 또한 매력이다. 무라니시 역을 맡은 일본 대표 배우인 야마다 타카유키의 열연 덕분에, 캐릭터의 논란과는 별개로 상당한 흡입력을 조성한다. 세트, 소품, 의상 등을 통해 시대상을 적절히 반영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시즌 2가 공개됐다.  (넷플릭스)

섹스/라이프 (Sex/life)                

이미지: 넷플릭스

제목에 걸맞게 수위와 표현이 노골적인 드라마다. 과거에는 많은 남자들을 만났으나 현재는 결혼생활에 충실한 빌리의 솔직한 성생활을 다룬다. 남편 쿠퍼와의 사랑도 섹스도 시들해져 옛 연인 브래드를 떠올리며 야릇한 상상을 하는 빌리 앞에 실제로 과거의 연인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현실과 욕망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가운데, 정사 장면들이 제목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그중 몇몇 장면은 국내 심의 기준을 어떻게 통과했을까 싶을 만큼 화끈하다. 자극적인 상황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빌리의 욕망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흡인력을 높인다. 또한 마지막까지 빌리의 선택을 모호하게 배치해 극적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