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톰비트

불륜은 믿음이 첫 번째인 부부 관계에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부정행위다. 단, 드라마에서는 심심찮게 등장하며 환영받는 단골 소재다. 많은 작품들이 다양한 시선과 독특한 구성으로 불륜을 다룬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불륜을 저지른 상대를 향한 통쾌한 복수는 기본, 맞바람으로 갈 때까지 가거나 부부간의 사랑에 대한 진지한 질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해외 드라마에서는 이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까? 드라마 속 부부생활 최악의 위기를 맞은 이들을 통해 사랑과 믿음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과 나, 그리고 그녀 (You Me Her) 1÷3=? 정말 셋이서 공평하게 사랑할 수 있을까?”

이미지: 넷플릭스

평범한 부부인 잭과 엠마에게 매력적인 대학원생 이지가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묘한 삼각관계를 그린 드라마다. 남편 잭이 이지에게 호감을 느끼고, 이를 알아챈 아내 엠마가 그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이면서 상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 엠마마저 이지에게 푹 빠지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불륜 드라마로 보이지만,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신선하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과연 잭과 엠마 그리고 이지는 사랑의 총량을 공평하게 나눌 수 있을까? 불륜이란 소재에 호기심을 갖고 시청했다가 사랑의 본질적인 질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닥터 포스터 (Doctor Foster) – 당신, 용서할 수 없다면 부셔버리겠어

이미지: BBC

JTBC [부부의 세계]의 원작 드라마로 잘 알려진 [닥터 포스터]는 방영 당시 영국 현지에서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다. 메디컬 센터장으로 인정받는 아내 젬마가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복수를 하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국내 리메이크작의 엄청난 인기로 [셜록], [다운튼 애비], [브로드처치]와 같은 최근 영드 입문작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주인공 젬마 포스터를 맡은 수란 존스의 열연과 자극적이면서도 호기심을 유발하는 구성으로 굉장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보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상식 밖의 돌출 행동에 답답함이 밀려오지만, 소위 ‘욕하면서도 끝까지 보는 드라마’로 이만한 작품도 없을 듯하다. (왓챠, 웨이브)

런 (Run) – 문자 한 통에 모든 것을 버리고 달려온 옛 연인

이미지: HBO

[런]은 ‘Run’이라는 의문의 메시지를 받은 주인공 루비가 17년 전 연인 빌리의 약속을 기억하고 그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설정만 보면 “몇 살 때까지 서로에게 아무도 없으면 우리 결혼하자”는 로맨스 영화의 귀여운 설정처럼 다가오지만, 마냥 아름다운 드라마가 아니다. 누군가의 아내가 된 주인공이 충동적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옛 연인을 만나 미국 전역을 돌아다닌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사랑에 목숨을 건 두 주인공의 일탈이 어디까지 치닫게 될지 다음 에피소드가 궁금해진다. 드라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의 메릿 위버와 영화 [어바웃 타임]의 도널 글리슨이 오랜 시간이 흘러 재회한 옛 연인 루비와 빌리로 호흡을 맞췄다.

언두잉 (The Undoing) – 나는 남편을 믿지 않는다, 믿는다 아니 이젠 모르겠다!

이미지: HBO

부부 생활 전문 심리 상담가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그레이스는 어느 날 남편 조나단의 외도를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살인 용의자로 몰리면서 완벽했던 인생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과연 남편은 살인을 했을까? 하지 않았을까? 드라마는 살인과 외도라는 충격적인 진실을 맞닥뜨린 그레이스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치밀하게 따라간다. [언두잉]은 드라마의 명가 HBO가 제작하고, 휴 그랜트와 니콜 키드먼의 만남으로 제작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6부작이라는 간결한 구성 속에 마지막까지 남편 조나단을 향한 의심의 시선을 지우지 못하도록 흥미진진하게 완성했다. 또한 [보스턴 리갈], [앨리 맥빌]의 제작자 데이비드 E. 켈리의 작품답게 치열한 법정 공방전도 볼거리다. (웨이브)

우키와 -우정 이상, 불륜 미만 (うきわ -友達以上、不倫未満-) – 배우자의 외도 속에 피어나는 우정과 불륜 사이?

이미지: TV Tokyo

[우키와 –우정 이상, 불륜 미만-]은 두 가지 불륜 스토리를 통해 색다른 감정을 건넨다. 회사 사택에서 살고 있는 후타바 부부와 마이코 부부에는 공통점이 있다. 후타바의 아내와 마이코의 남편이 각각 다른 사람과 외도를 하고 있다는 것. 반려자 없이 외롭게 있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대화를 시작하고,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미묘한 관계로 발전한다. 이 같은 설정을 보면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가 생각난다. 이후 자상한 후타바에게 마이코가 깊은 감정을 품게 되면서 제목처럼 우정 이상, 불륜 미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 초반에는 배우자들의 외도를 눈감아주는 두 주인공이 고구마처럼 답답하지만, 그 과정만 이겨내면 여느 불륜 드라마와 다른 독특한 감성의 이야기를 만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