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만든 청춘 로맨스 영화는 ‘믿고 본다’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많은 팬층을 거느린 장르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성과를 거둔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구파도 감독과 배우 가진동이 또 한 번 스크린에서 만난 작품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가 2월 9일 개봉해 기대감을 더한다. 작품은 아련하고 풋풋한 첫사랑 로맨스를 다루고 있지만, 판타지적인 요소를 첨가해 기존 대만 청춘 멜로 영화와 차별점을 보여준다.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주)

구파도 감독은 예전부터 사후 세계를 다룬 본인의 소설 [월노]를 영화화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무산되었다. 그러던 중, 한국 영화 [신과함께]를 보고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를 제작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사후 세계는 많은 나라에서 끊임없이 영화로 제작하는 단골 소재다. 이들 작품에는 그 나라만의 장례 풍습이나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어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신과함께]에서는 성주신, 측간신 등을 통해 한국 무속신앙의 독특한 의미를 보여줬고, [코코]는 멕시코의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건넸다.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인연을 붉은 실로 묶어준다는 월하노인이라는 존재 등 대만 전통 풍습코드들을 영화 속에 녹아내어 흥미롭게 이야기를 펼친다.

이 영화는 순정만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캐릭터 설정부터 그렇다. 공부에 관심 없지만 구김살 없는 남주인공과 전교 1등 엘리트 여주인공이 만나 사랑에 빠진다. 거기에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인물들의 일편단심 정서까지, 동종 장르에서 여러 번 써먹은 클리셰가 많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애절한 감성으로 영화에 빠져들 수 밖에 없게 한다.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주)

두 주인공의 로맨스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로 감동을 전하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다.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 보낸 이들의 복잡한 감정은 물론, 반려동물과의 이별 등 애틋한 사연들을 섬세하게 그려내 보는 이에게 많은 여운을 건넨다. 판타지 로맨스답게 볼 거리도 풍성하다. 금마장 영화제에서 시각 효과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화려하고 웅장한 CG로 사후 세계를 그려내어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뮤지컬과 애니메이션 요소도 군데군데 첨가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오랜만에 대형 스크린에서 볼 거리의 재미와 멜로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