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화제 콘텐츠 하면 [오징어 게임]이나 [종이의 집] 같은 드라마가 떠오른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꾸준하게 넷플릭스를 견인하는 숨은 강자다. 오바라 코헤이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따르면 넷플릭스 구독자 중 절반 이상이 2021년에 최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올해 40편의 애니메이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테일러콘텐츠는 그중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버블]의 아라키 테츠로 감독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작품에 대한 여러 가지를 살펴보았다.

테일러콘텐츠(이하 테콘): 세계 각지에 내린 거품으로 중력이 망가진 세상, [버블]의 중심에는 물자를 두고 파쿠르 배틀을 벌이는 청년들이 있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파쿠르 동작들을 애니메이션화 하기 위해 기존 작품과 다르게 한 부분이 있나.

아라키 테츠로(이하 아라키): 우선 [버블]의 액션 장면은 우리의 기존 프로젝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진격의 거인]처럼 3D와 CG의 하이브리드 버전이다. 다만 우리는 [버블]을 통해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한 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프로 파쿠르 선수 ZEN과 협업했다.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눈 결과 파쿠르는 절대로 레저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파쿠르는 이전 동작과 다음 동작을 잘 생각해야 하며 확신이 있어야 발을 뗄 수 있다. 그래서 고도의 계산과 논리를 요하는 스포츠다. 파쿠르의 이런 점이 나를 사로잡았다.

테콘: 남자 주인공 히비키는 청력과 관련해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이처럼 영화에서 소리가 중요한 요소로 비춰지는데, 혹시 음악과 관련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아라키: 히비키가 청각과민증을 앓는 이유는 그가 출중한 파쿠르 선수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야에 월등한 사람은 반대로 부족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그러한 설정을 넣게 됐다. 자료 조사를 하면서 실제로 청각과민증이 있는 미나미 씨를 만났다. 그가 좋아하는 소리, 일상에서의 불편함 등을 알게 되었고, 히비키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이런 점을 반영해 깊이감을 부여하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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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콘: WIT 스튜디오는 뛰어난 영상미와 미장센으로 정평이 나있다. [버블]의 청량미를 위해 신경 쓴 부분과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자면.

아라키: [버블]은 슬픈 러브 스토리다. 그래서 작품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 결과 [버블]은 기존 작품에는 없었던 컬러 스크립터가 합류했다. 컬러 스크립터가 색감과 채도를 조율해 화면에 옮겼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건물 옥상 씬이다. 해당 장면 속 색이 다채롭게 뽑혀서 기쁘다.

테콘: 암울한 환경에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눈에 띈다.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 또 한국 팬을 향한 메시지가 있다면.

아라키: 지금 세상은 살기 힘들고 우울하다. 현실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여러분에게 힐링과 에너지를 선사하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버블]을 보고 눈물을 흘려도 좋겠다. 나는 한국을 방문한 적 있다. 한국 팬분들이 우리가 준비한 액션 장면을 즐겨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영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치유했으면 좋겠다. 한국 팬 모두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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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시리즈를 제작한 WIT 스튜디오와 [데스노트]의 아라키 테츠로 감독이 선보이는 [버블]은 공개 전부터 애니메이션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제72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공식 선정되어 주목을 끈 것은 물론, 시놉시스의 디스토피아 설정과 상반되는 청량한 색감과 신비로운 분위기가 예고편을 가득 채워 흥미를 자아냈다. 동화 인어공주를 연상시키는 [버블]은 과연 숭고한 희생이 돋보이는 새드 엔딩으로 끝날까. 아니면 희망찬 해피 엔딩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버블]을 직접 보고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4월 28일 넷플릭스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