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CJ ENM

영화 [공조]가 5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대한민국으로 탈출한 북한 범죄자를 잡기 위한 남북한 형사의 공조를 그렸던 1편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의 FBI까지 합류, 그야말로 삼각 공조 케미를 그린다. 전편보다 더 나은 스케일을 향한 속편의 야심은 오프닝부터 시작된다. 초반부터 뉴욕 길거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총격전과 카 체이싱 등의 격렬한 액션이 펼쳐진다. 전작의 주인공 북한 형사 임철령과 남한 형사 강진태에 이어 다니엘 헤니가 맡은 FBI 요원 잭까지 더해졌으니 확실히 전편보다 액션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림철령은 지난 시즌의 두루마리 휴지 액션에 이어 짬뽕 국물을 묻힌 파리채를 무기로 하는 액션을 보여주는 등, 그의 전매특허인 생활 액션을 이어가며, 스타일은 물론 웃음 또한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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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빌런 또한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에 이은 이인자 악역 포스를 보여준 진선규는, [공조 2]에서 ‘장명준’역을 맡아 이제는 자신이 리더가 되어 화끈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조선족 말씨와 강렬한 대머리 캐릭터였던 [범죄도시]의 위성락과는 달리 걸쭉한 북한 사투리와 장발로 스타일링을 바꿔 더 섬뜩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워낙 [범죄도시] 속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보니, 비슷한 악역으로 그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진선규는 이런 걱정을 깔끔하게 날리며 또 한 번 뇌리에 남을 빌런 캐릭터를 훌륭하게 빚어낸다.

[공조2]는 액션과 빌런에 이어 유머 역시 업그레이드 되었다. 연출을 맡은 이석훈 감독은 “1편에서 림철령이 아내의 복수를 한다’라는 사연이 꽤 무겁게 다가왔지만, 2편에서는 상대적으로 캐릭터들의 자유가 생겼다.” 라고 밝히며, [공조2]가 전편과 비교하여 한층 가벼워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 1편의 무게감을 덜어냈기 때문일까? 남-북-미 형사들의 티키타카와 캐릭터들의 한층 더 짙어진 관계성 등이 이야기에 적절한 리듬감과 유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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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의 웃음 포인트 중 빠뜨릴 수 없는 캐릭터를 꼽자면 윤아가 맡은 박민영이다. 강진태의 처제로 나오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인물로, 전편에서 민영은 극의 감칠맛을 살짝 내는 소금 정도의 역할이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훨씬 높은 비중으로 극에 밀착해 양념 조연 그 이상의 존재감을 뿜어낸다. ‘림철령’과 ‘잭’ 사이에서 홀로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모습과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내는 활약상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다.

[공조2]는 이처럼 전편보다 나은 코미디와 액션으로 무장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한다. 다만 너무 긴 러닝타임 때문에 전반에 비해 후반부가 루즈한 점은 아쉽다. 관련 장르를 많이 본 분들에게는 영화의 전형적이고 익숙한 패턴도 극적 흥미를 떨어트리기도 하다. 조금은 뻔하다고 할까? 하지만 그 익숙함이 큰 이질감 없이 괜찮은 오락영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이 될 지도 모르겠다. 전편에서는 이 같은 공식이 관객에게 통했다. 후속편도 같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추석 이후의 흥행 성적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