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닛코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드라마 [로키] 시리즈에 등장했고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에 다시 나올 것이라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캐릭터이자 극강 빌런 캉. 원작에서는 “정복자 캉”이라는 별칭과 함께 어벤저스와 판타스틱 포를 비롯한 많은 마블 히어로들을 괴롭혀 온 메이저급 빌런이다. 이 때문에 언제가 되었든 결국 영화에 나올 수밖에 없는 인물로 팬들이 예상해왔고, 드라마 [로키]에서 시간관리국의 배후에서 멀티버스를 관리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먼저 등장했다. 시간과 공간, 멀티버스와 얽혀 있으면서 워낙 복잡한 설정을 갖게 된 캐릭터다. 앞으로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어떻게 캉을 풀어나갈지 정말 궁금한데, 원작 코믹스를 통해 이 인물의 특징과 히스토리를 미리 만나보자.

정복자 캉

마블 유니버스의 주 무대가 되는 곳은 지구-616이다. 그리고 캉은 30세기의 지구-6311에서 태어난 너새니얼 리처즈라는 사람이다. 즉, 우리 기준으로 미래의 인물인데, 이 지구는 전쟁을 거듭하다가 지구-616에서 온 시간여행자 덕분에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 사람의 이름도 너새니얼 리처즈, 리드 리처즈(미스터 판타스틱)의 아버지였다. 캉은 자신이 그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미스터 판타스틱 가문의 후손이 된다. 하지만, 그가 닥터 둠의 후손일 가능성이 있다는 기록도 있기에 확실하지 않다. 타임머신을 발견한 캉은 문명과 과학이 퇴보한 40세기의 미래로 시간여행을 갔다가,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 간단히 정복해버렸다. 그리고 기세를 몰아 은하계의 다른 행성들을 침략하며 ‘정복자’ 다운 명성을 이어갔다.

멀티버스와 캉

자신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모조리 정복한 캉은 지루한 나머지, 과거로 눈을 돌렸다. 수차례 과거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일을 벌이는 바람에 각각 다른 역사를 가진 현실들이 생겨났고, 그만큼 각각 다른 버전의 캉이 만들어졌다. 모든 캉들은 각자 자신의 제국을 통치하며 자신들의 계획을 계속했다. 이들 중 하나가 자신을 오리지널인 “프라임 캉”이라고 불렀지만, 사실 자신조차도 진짜인지 아닌지 확신하진 못한다. 프라임 캉이 크로노폴리스라는 요새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그곳은 더욱 커지고 분기하여 지구의 과거, 현재, 미래 사이의 거대한 갈림길이 되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똑같이 생기긴 했어도 그때 그 캉(?)이 지금 이 캉(?)이 아닌 경우가 있어서 뭐가 뭔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미래와 캉

캉은 나이가 들수록 직접 전투에 나서기 보다는 관리자의 역할에 치중했고, “이모투스”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60세가 되자, 자신이 과거에 캉으로서 벌인 잘못들을 바로 잡기로 결심했다. 이모투스는 여러 캉들의 활동을 살펴보며 캉이 빨리 자신이 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믿었기에, 현대로 와서 어벤저스를 도와 캉에 맞서기도 하고, 때로는 반대로 캉을 돕기도 했다. 적과 아군을 오가며 배후에서 판을 짠 셈인데, 이모투스는 캉과 자주 접촉하다가 아예 별개의 존재로 독립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모투스도 시간여행을 반복하면서 수많은 이모투스가 생겨났다. 그래서 더 복잡해졌다.

과거의 캉

캉은 어린 너새니얼 리처즈가 더 빨리 정복자 캉이 되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부추기러 과거로 갔다. 하지만 소년 너새니얼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커서 악인이 된다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소년은 캉을 거부하고 어벤저스의 시대로 도망쳤는데, 스칼렛 위치가 폭주하고, 비전과 호크아이 등이 죽어 어벤저스가 해체된 상황이었다. 그는 비전의 몸통을 슈트로 삼아 “아이언 래드”라고 스스로 이름 지었다. 그리고, 헐클링, 위칸, 패트리어트, 스태처 등의 청소년들을 모아 영 어벤저스 팀을 결성했다. 하지만 자신을 쫓아 온 캉을 죽였다가 미래가 급변하고 동료들이 위험해지자, 마지못해 운명을 따라 정복자 캉이 되기 위해 미래로 돌아갔다.

파라오가 된 캉

캉이 타임머신으로 처음 간 곳은 고대 이집트였다. 그는 미래의 기술을 이용해 “라마투트”라는 이름의 파라오가 되어 이집트 왕국을 정복하고 다스렸다. 그리고 훗날 아포칼립스가 되는 최초의 뮤턴트인 엔 사바 누르를 찾아서 억지로 후계자로 삼았다. 하지만, 기존의 신들에 대한 우상화를 금지하는 정책을 편 것이 달의 신 콘슈의 분노를 샀다. 콘슈는 어벤저스와 판타스틱 포, 닥터 스트레인지 등의 히어로들을 불러들였고, 결국 라마투트는 이들에 의해 쫓겨났다. 훗날, 복잡한 시간여행 과정을 통해 라마투트와 캉이 직접 마주하게 되었는데, 둘이 싸우다 라마투트마저 두 명으로 분리되었다. 하나는 이모투스가 되었고, 다른 하나는 미래로 돌아갔다.

20세기의 캉

또 다른 버전의 캉은 20세기의 미국으로 가서 정복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위스콘신 주에 타임리라는 도시를 세우고 “빅터 타임리”라는 이름으로 그 도시의 시장이 되었다. 그곳에서 공장을 짓고 직원들에게 로봇 공학을 가르치며 에디슨의 라이벌이 되었고, 스스로 아들, 손자의 흉내를 내며 수십 년을 살았다. 그가 가져온 미래의 기술 덕분에 휴먼 토치 안드로이드가 탄생했으며, 결과적으로 미스터 판타스틱이 사용하는 장비, 미스티 나이트의 의수, 데스록 사이보그 등이 개발될 수 있었다.

또 다른 캉들

그 밖에도 캉이 사용한 다른 이름과 모습이 더 있다. 닥터 둠을 만난 후, 그와 비슷한 복장으로 “스칼렛 센추리온”이라는 새로운 신원을 만들기도 하고, “키드 이모투스”나 “미스터 그리폰”으로도 행세했다. 훗날, 인공수정을 통해 만든 자식들 중 스물세 번째 아들 마커스가 스칼렛 센추리온의 이름과 복장을 물려받았다.

캉들의 친목회

아예 친목회를 벌이는 것처럼 멀티버스의 캉들이 한데 모이기도 한다. 프라임 캉은 다른 버전의 자신들 중 가장 교활한 두 명을 모아 캉 의회를 조직하고, 캉의 명성을 무너뜨리고 열등하다고 여겨지는 멀티버스의 캉들을 붙잡아 처형했다. 그리고 그들이 다스리던 제국을 다 차지했다. 프라임 캉은 의회의 캉들마저 배신하여 죽이고 유일한 캉이 되었다.

이와 별개로, 전혀 다른 캉 의회도 조직되었다. 캉이 다른 현실의 자신들을 다 죽였기 때문에 이번엔 각기 다른 외계인들로 구성되었다. 이 의회의 지도자는 로드 캉이란 인물이며, 프라임 캉 역시 참여하고 있다. 멤버 중에 네뷸라의 다른 버전인 캉 네뷸라는 지구-616을 정복하기 위해 다른 캉들을 이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