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유니버설 픽쳐스

1월 25일 개봉한 공포영화 [메간]은 개봉 전부터 제임스 완과 블룸 하우스의 합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메간]의 각본을 맡은 제임스 완은 [쏘우], [컨저링], [애나벨] 등의 시리즈를 통해 성공적인 공포영화 커리어를 갖춘 제작자이자 감독, 각본가이며, 블룸 하우스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더 퍼지], [겟 아웃] 등과 같이 저예산으로 히트작을 만들어낸 호러 영화 전문 제작사로 유명하다. 공포영화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각본가와 제작사의 만남이니 어찌 관심을 안 받을 수 있을까. 여기에 올해 초 북미에서 개봉한 [메간]은 개봉 첫날에 [아바타: 물의 길]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했을 정도니 기대치는 점점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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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케이디’가 로봇 공학자인 이모 ‘젬마’와 함께 살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육아에는 젬병인 ‘젬마’는 갑작스레 맡게 된 ‘케이디’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 개발 중이던 인공지능 로봇 ‘메간’을 데려온다. 그를 ‘케이디’의 친구이자 보모로 만들어 상처받은 조카의 영혼을 치유하려고 한다.

하지만 ‘케이디’만을 위해 프로그래밍 된 ‘메간’은 케이디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예측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를 하며 케이디를 제외한 주변 인물들에게 폭력과 살인을 저지른다. 우정을 나누던 친구에서 주변 모두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된 ‘메간’을 ‘젬마’는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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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과의 우정이 변질되어 사람을 해친다는 줄거리는 사실 진부하다. 제임스 완의 이전 공포영화인 [애나벨]이나 이제는 고전이 된 [사탄의 인형] 등이 머릿속에 맴돈다. 여기에 원래 R등급을 목표로 촬영했으나 관객 수 확보를 위해 PG-13등급으로 수정돼 재촬영되었다고 하니 잔혹한 장면이나 깜놀 공포를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인형보다 사람에 한층 더 가까운 로봇 ‘메간’은 공포영화의 새로운 캐릭터로서 충분한 매력을 보여준다.

공포영화의 스릴과 서스펜스는 약했지만 스산한 분위기는 꽤 강렬했다. AI 로봇 ‘메간’이 없어지자 난폭해진 ‘케이디’를 보면 이런 일이 비단 영화에서만 벌어지는 건 아닌 듯하다.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짜증 내는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손을 건네는 부모들의 모습은 마치 극중 젬마의 마음이 아닐까? 이런 현실적인 데자뷔가 장르적인 재미와는 별개로 영화가 꽤 무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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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인공지능 로봇 ‘메간’이 악행을 저지르는 장면도 서늘하다. ‘메간’이 잠겨진 집의 도어록을 열고 A.I 스피커와 조명을 제어하며, 각종 가전제품을 장악하는 등 기술의 잘못된 발전이 개인적인 공간도 쉽게 침범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계속 자아낸다. 이렇게 [메간]은 감상하는 내내 공포영화의 허구적인 장치가 아닌, 현재의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상황이 무섭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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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말해서 [메간]은 공포영화의 클리셰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한다. 하지만 현시대의 우리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두려움과 공포를 극대화한다. 공포영화가 픽션이 아닌 팩트가 될 수 있는 것만큼 무서운 게 또 있을까? 이런 장르적인 접근이 국내 팬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이미 해외에서 엄청난 성적을 바탕으로 2편 제작이 시작되었는데, 다음 편에서는 어떤 현실 공감 공포를 빚어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