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CJ CGV

영화 [웅남이]는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박성광’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그동안 [욕], [슬프지 않아서 슬픈], [끈]까지 총 3편의 단편영화를 꾸준히 연출하며 본인이 원하던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노력했는데, 드디어 그의 첫 장편 영화가 3월 22일 극장에서 영화팬들과 만난다. 

[웅남이]는 반달곰이라는 ‘특별한’ 비밀을 가진 사나이가 특유의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한 공조 수사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이다. 영화의 소재가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데다, 다소 황당한 설정이 오히려 가벼운 영화를 기다리던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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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액션을 표방한 영화답게 액션 카리스마로 무장한 ‘박성웅’, ‘최민수’, 코믹 연기의 달인 ‘이이경’, ‘염혜란’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특히, 주인공 ‘웅남이’와 ‘웅북이’ 1인 2역을 연기한 ‘박성웅’은 그동안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다져온 이미지에 코믹 캐릭터를 입혀 새로운 연기 변신과 반전 매력을 발산하며 팬들에게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극중 동갑 친구 사이로 나오는 ‘박성웅’과 ‘이이경’의 찐친케미는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주연배우들 이외에 다양한 스타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그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독특한 설정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높아진 관객의 기대는 오래가지 못하고 시들해지고 만다. 기자간담회에서 박성광 감독은 “개그뿐 아니라 드라마와 내용에 집중하려 했다. 코미디에 모든 힘을 쏟지 않고 배분을 잘해서 극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으려고 신경 썼다”라고 밝혔다. 감독은 코믹과 액션, 감동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짧은 러닝타임의 압박에 서둘러 맺는 마무리는 결국 모든 걸 놓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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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개그맨 출신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고, 진중한 면도 어필하고 싶은 마음속에 첫 상업영화 데뷔라는 부담감이 꽤 많이 작용한 듯하다. 오히려 개그맨 출신다운 탁월한 코미디 감각으로 밀도 높은 코믹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속 깊은 웃음 속에서 더 진한 여운과 감동을 줄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그럼에도 [웅남이]는 기상천외한 설정과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로 소소한 즐거움이  계속되는 작품이다. 영화관에서 웃고 즐길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나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여러 아쉬움은 있지만 이 영화로 가능성을 보여준 박성광 감독의 다음 도전을 응원하며, 현재 준비하고 있다는 차기작 역시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