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해피송

[줄리아의 인생극장]은 무심코 지나쳤던 과거의 사소한 우연들과 선택이 나비효과처럼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일깨워주는 프랑스 영화이다. 개봉 당시 프랑스에서 누적관객 20만 명을 돌파하며 유럽 주요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이번 주 국내 개봉을 하였다.

이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올리비에 트레네는  2011년 단편영화 [피아노 조율사]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8개의 상을 수상한 역량 있는 감독이다. 주인공인 ‘줄리아’역에는 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루 드 라쥬’가 캐스팅되었다. [스노우 화이트](2019), [아뉴스 데이](2017) 등의 영화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알려진 배우로 당차고 인상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배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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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작은 일탈을 꿈꾸던 17세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생을 정리하는 80세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매 순간 찾아오는 우연한 사건으로 각기 다른 인생을 사는 줄리아의 1인 4색 인생을 그린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음직한, ‘만약 그때의 선택이 달랐다면?’이란 가정을 줄리아를 통해 보여준다. 그날 여권을 두고 오지 않았다면, 서점에서 책을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스쿠터를 내가 운전했었더라면 등 이 모든 사소한 일상의 조각들이 줄리아의 인생 방향을 조금씩 비틀어 서로 다른 운명으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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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피아니스트, 한 아이의 엄마, 자유를 추구하는 여성, 백발의 노인 등 운명의 순간 각기 다른 선택으로 바뀌는 줄리아를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여기에 어머니의 죽음 앞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그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도 건넨다. 이미 지나간 선택에 후회하기보다는 앞으로의 삶에 더 충실하자는 교훈적인 메시지도 놓치지 않는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4개의 다른 인생을 사는 줄리아를 교차편집을 통해 보여주는데, 내가 어느 버전의 줄리아를 보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그럼에도 주인공의 감정을 관통하는 아름다운 음악과 인물에 따른 색감 변화 같은 연출은 줄리아의 인생에 다시 한번 깊숙이 빠져들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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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감독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 대답이 인상 깊다. “우리 인생은 전적으로 우연에 달려 있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미리 정해져 있지도 않죠. 무엇보다 우리의 선택과 우리 자유 의지의 표현이에요.” [줄리아의 인생극장]은 감독의 말처럼 지나간 삶의 중요한 순간을 기억하고, 앞으로의 인생에 충실하자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 놓쳤던 진리를 다시 깨닫게 해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