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개봉하는 영화 [비공식작전]은 [끝까지 간다], [터널], [킹덤]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의 신작으로, 1986년 레바논 한국 외교관 납치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버디 액션 영화이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통해 검증된 ‘흥행 듀오’ 하정우와 주지훈은 판타지에서 리얼리티 가득한 세계로 넘어왔다. 모로코에서 강제 합숙을 펼친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시너지가 돋보인다.

무더위 속에 개봉하는 [비공식작전]은 이열치열로 승부한다. 무장 단체가 즐비한 중동 땅에서 얼굴까지 꽁꽁 감싼 채 정장과 가죽재킷을 입고, 땀으로 얼룩진 추격전 끝에는 화룡점정으로 화염까지 등장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 펼쳐지는 유머와 액션만큼은 통쾌하고 쿨하다. 500만 손익분기점(추정치)에 남성 투톱을 내세운 [비공식작전]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이미지: 쇼박스

영화는 감독의 언급대로 동료를 구하는 여정에 영화적 쾌감을 더했다. 쫓고 쫓기는 총격전, 박진감 넘치는 와이어 액션, 골목을 질주하는 카체이싱 액션을 비롯해 추억을 자극하는 소품과 의상, 두 배우의 생동감 넘치는 액션과 리액션  등으로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기에 3개국 로케이션을 통해 중심 배경이 되는 1987년의 레바논 베이루트뿐 아니라 1980년대의 서울, 스위스까지 생생하게 구현하여 이국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취가 살아 있는 자연부터 건축물이 늘어선 도시, 가공되지 않은 현지의 빛과 색감까지 모두 눈에 담을 수 있다. 디테일과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감독의 고집 덕분이다.

실화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시대 고증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문서는 기밀문서이며 외교적 자료도 없어서 당시 기사를 참조하는 수밖에 없었다. 부족한 그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납치 차량의 종류와 색상, 총탄 위치 등을 더욱 세세하게 묘사했다. 또한 실제 납치 사건의 당사자인 오재석 외교관 또한 자신의 이야기가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 영화적 상상력이 필요했던 감독은 ‘외교관이 납치되었다가 돌아왔다는 해피엔딩’에서 ‘어떻게?’를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풀어냈다.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정서로 몰입감을 높인다.

이미지: 쇼박스

영화는 132분 동안 두 주인공의 관계 변화와 함께 달려간다. 자칭 흙수저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생계형 택시기사 판수(주지훈)는 의상부터 말투, 행동까지 극과 극이다. ‘극한직업 – 외교관 편’을 보여주듯 쉴 새 없이 궁지에 몰리는 민준인데, 처지와 달리 태평해 보이는 판수는 사기꾼 기질까지 다분하다. 중동에서 동양인 택시기사로 살아남기 위해 ‘패션’을 생존 수단으로 택했다는 점이 능글맞은 판수 캐릭터를 더욱 설득시킨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생계형’ 인간들이라는 점이다. 5년째 중동과인 민준은 미국 발령을 받기 위해, 불법체류자 판수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동행한다. 타지에서 동지를 만났다는 반가움조차 없던 두 사람은 극한의 상황을 연속으로 마주하며, 미운 정 고운 정까지 모두 나누며. 점차 의지할 수 있는 동료로 거듭난다. 유머와 위트를 한 꺼풀 벗기니 진한 인간미가 드러났고, 이들의 관계 변화는 뭉클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