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주)디오시네마, 태양미디어그룹

7월 26일에 개봉한 영화 [에고이스트]는 2022년에 일본에서 개봉하여 좋은 평점을 받았던 작품으로, 국내에는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메리 고 라운드’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어 호평을 받았다. BL 로맨스물의 성격을 가졌지만, 둘만의 사랑에 머물지 않고 사랑의 본질과 관계, 그리고 가족으로까지 시선을 넓혀가며 울림이 가득한 가슴 먹먹한 질문을 건넨다. 

청소년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도쿄에서 패션잡지 에디터로 자수성가한 코스케(스즈키 료헤이)는 사랑을 제외하곤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린다. 친구의 소개로 만난 게이 헬스 트레이너 류타(미야자와 히오)를 만나 호감을 느끼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류타의 어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치유받으며 운명처럼 찾아온 사랑에 행복하던 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는다. 영원할 것 같았던 코스케와 류타의 사랑과 종말, 그 이후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룬 영화는 타카야마 마코토가 쓴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깊은 감성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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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나가 다이시’ 감독은 일본 영화 특유의 섬세하고 잔잔한 감성을 극대화하는 사려 깊은 연출로, 코스케가 느끼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투영하였다. 결손가정에서 성장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외모와 성격, 직업 등이 확연히 다른 두 사람. 강렬한 끌림으로 사랑을 키워가는 이들이기에 주인공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관객에게 애틋함을 전한다.

영화 제목인 ‘에고이스트’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코스케를 비롯한 류타 및 류타의 어머니까지 자기만의 사정으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관계가 깊어지면서 자기중심적이기는 하지만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타인을 위한 사랑의 방식으로 그려진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에고이스트는 게이, 결손가정, 불우한 환경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대응이며 갑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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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주변을 보듬는 코스케 역의 ‘스즈키 료헤이’는 이기적이지만 세심하고 여린 동성애자를 훌륭히 소화하여 깊은 상처를 지닌 캐릭터를 완성했다. 여기에 비운의 애인 류타 역에는 일본의 라이징 스타인 ‘미야자와 히오’가 자신만의 색깔로 효심 깊은 순수청년을 연기한다. 특히 [에고이스트]는 일본 영화 최초로 ‘게이 문화 전문가’에게 자문과 검토를 받아 그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섬세한 연출로 이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영화 후반부, 류타가 떠난 후에도 류타의 어머니를 돌보는 코스케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주요 인물인 3명이 표현하는 사랑의 방식은 감독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 메시지를 훌륭히 전달하며 마음속 깊은 울림을 건넨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에고이스트, 하지만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음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