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영화제 각본상에 빛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괴물]이 베일을 벗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는데, 개/폐막작을 제외한 가장 빠른 매진을 기록했다고 한다. 영화의전당 야외상영관 4000석을 가득 메우며 많은 생각할 거리와 감동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영화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미지: 미디어캐슬

[괴물]은 몰라보게 바뀐 아들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한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면서 의문의 사건에 연루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어느 날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이상한 행동과 의문의 상처를 보고 학교에서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고 직감하다. 그렇게 아들과 대화하면서 이 모든 사단의 중심에 호리 선생(나가야마 에이타)이 있음을 알고 학교에 찾아간다. 자신의 자식을 학대하고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억울함만 호소하는 호리 선생과 무성의한 학교측에게 실망한 사오리는 법정 싸움까지 예고하며 대립각을 세운다. 결국 사오리와 학부모들의 항의로 호리 선생은 학교를 그만두고, 아들 미나토는 다시 평온한 일상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사건의 내면에는 엄마와 선생은 몰랐던 진짜 이야기가 있었다.

[괴물]은 꽤 흥미로운 플롯을 자랑한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여러 인물들의 시선으로 풀어간다는 점이다. 가령 엄마 사오리 시선으로 보았을 때 호리 선생은 교사로서 실격인 인간이다. 하지만 호리 선생의 시선으로 사건을 다시 살펴보면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또 다른 비밀이 발생한다. 타임라인을 교차하며 관객이 놓쳤던 부분을 다시 살펴보는 연출이 마치 퍼즐 맞추기 같은 재미를 자아낸다. 그렇게 겹겹이 쌓인 어른들의 이야기를 하나둘씩 풀어가면 진정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때의 놀라움과 가슴 먹먹한 감정은 작품 전체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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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성 덕분에 [괴물]은 여러 사회적인 문제도 예리하게 돌아본다. 아동학대부터 학교 폭력 그리고 교권 침해까지,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큰 문제로 대두되는 주제로 심도 깊은 논의를 빚어낸다. 영화는 아들 미나토의 말처럼 ‘과연 괴물은 누구인가?’ 라며 보는 이의 죄잭감을 건들고 자문하게 만든다. 적게는 어른들 각자의 입장에서부터 크게는 아이들의 순수한 감성까지, 하나씩 밝혀지는 또 다른 이야기를 통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어른들의 잣대로만 바라본 아이들의 세상에 우리가 진정 놓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라는 반성과 함께 말이다.

이런 무게감을 위해 영화는 많은 것을 준비했다. 일본의 대표 작가 사카모토 유지의 스토리텔링은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만큼 탄탄한 밀도를 보여줬으며, 극의 또 다른 감정으로 다가온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은 작품의 긴 여운을 더욱 벅차게 끌어올린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뤘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오랜만에 자국으로 돌아가 힘 있는 연출력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열연도 인상적이다.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극중 교장으로 출연한 다나카 유코의 존재감은 극의 미스터리와 몰입감을 함께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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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실질적인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아역 쿠라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의 섬세한 연기는 극중 어른들은 물론 보는 관객에게까지 말못할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작품의 의미를 한 번 더 새겨보게 한다.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만큼 대단했다는 칭찬과는 별개로. 칸과 부산에서 반응이 결코 과장되지 않았음을 증명한 작품이다. 여러모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괴물 같은 작품을 다시 한번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