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랍스터(The Lobster)

  • disegno
  • 2015-12-27 15:38:30
  • 1,491
  • 1
  • 4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548d2e1cad73be9e44c45192def05b70_1447061

 

Spolia Cultura는 영화, 드라마,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문화적 체험들에 대한 소통의 장입니다.

'스폴리아 쿨투라 spolia cultura'는 라틴어로 번역하자면 '문화의 전리품'쯤 되는데요.

특히 '스폴리아 spolia'는 고대 로마에서 전쟁의 전리품으로 가져와  

'원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다른 건축물의 일부가 된 장식이나 건축재를 말합니다.

유명한 것으로 로마 시내의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에도 원래 건축의 요소가 아닌 '스폴리아'가 섞여 있답니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적 체험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눔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전유(appropriate)하고자 시도가 바로 Spolia Cultura이며

따라서 '전리품 spoils'의 다른 의미인 '스포일러 spoiler'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는 솔로부대와  

무엇이든 홀로 하는 것은 절대 용납 안되는 커플제국으로 갈라진 세상은 과연 어떨까?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계맺음의 물직적, 심정적 어려움을 점점더 호소할 수 밖에 없는 현 세태에서 그리고

그 세태를 푸념하며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는 솔로부대들의 고난의 시기(?)인 크리스마스가 한 달여 남은 이 시점에서  

<더 랍스터>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로 다가오는가? 

 

548d2e1cad73be9e44c45192def05b70_1447062

 

<더 랍스터>의 세계는 커플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다.  

아내로 부터 버림받은 주인공 데이빗은 커플이 되기위한 수용소(?)인 호텔로 끌려오고

45일간 커플이 될 기회를 받지만 커플이 되는 것에 실패하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동물로 변화당해서 숲이나 바다에 풀어놓는 형벌(?)을 받게 된다.

<더 랍스터>의 세상에서는 홀로 있는 것은 좋지 못하며 홀로하는 자위(masterbation)는 처벌받는 '커플의 윤리'가 있어  

호텔에 머무는 동안 끊임없이 이를 교육받으며 바깥의 사회에 나가서는  

홀로 다니는 누구라도 불시검문을 당할 수 있고 자신이 커플임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다면 커플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서로가 공통점을 찾는 것이다.

주인공의 동료 중 하나인 '절름발이 남자'는 '코피 흘리는 여자'와의 공통점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자해하여 코피를 내거나 가짜 피를 만들어서 커플이 되는 데에 성공한다.

주인공은 '비스킷 좋아하는 여자'의 비스킷을 거부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여자'와 커플이 되기 위해서 비정함과 잔인함을 연기한다.  

그러나 커플이 되는 것만으로 사회로 복귀할 수는 없고 진정한 커플임을 증명하기 위해  

2주의 호텔 2인실에서의 공동생활과 2주의 보트에서의 생활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자신의 것이 아닌 비정함과 잔인함을 연기할 수 있을까?  

결국 주인공은 호텔에서 도망나와 커플제국의 저항세력(?)인 솔로부대로 들어간다.

 

548d2e1cad73be9e44c45192def05b70_1447064
 

이렇게 예쁜 솔로부대 대장 혁명가라니!!!

 

바깥 세상에는 '커플제국의 윤리'가 있다면 커플들의 사냥을 피해 집단을 이루지만  

근본적으로 홀로 생활하는 외톨이(loner)들에겐 '솔로부대의 강령'이 있다.

모든 것은 홀로 해결해야 하며 설사 위기해 처한다 하더라도  

다른이의 도움을 기대해선 안되기에 스스로의 무덤을 파놓고 생활한다.

이들에게 둘이 하는 대화는 허용되어도 커플이 되기 위해 추파를 던지는 것은(flirt)는 허용되지 않으며  

자위는 얼마든지 가능하나 둘이 하는 섹스는 안된다.

이들의 혁명은 바로 커플을 갈라놓는 것인데 치밀한 작전을 통해 호텔의 커플들을의 신뢰를 갈라놓고 돌아온 후 자축하며  

각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홀로 춤추는 장면은 <더 랍스터>의 최고의 장면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7dd642f2dd33414fd2082c7f66107ccd_1447078
 

이런 솔로부대 속에서 적응해 나가던 주인공은  

솔로부대 속에서 공통점을 지닌 '근시 여자'를 만나서 금지된 사랑에 빠지고 만다.

솔로부대는 각자가 외톨이이지만 커플이 되는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홀로이되 서로서로가 특히 대장에 의해서 모든 행동을 감시당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만이 알아볼 수 있는 몸짓으로 언어를 만들어 소통하며  

사랑을 은밀하게 지속해 나가며 결국에는 솔로부대에서의 탈출과 사회로의 복귀까지 꿈꾸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움직임을 알아챈 대장은  

'근시 여자'를 '장님 여자'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둘의 관계를 비틀어 버린다.

서로의 공통점이었던 '근시'가 한쪽이 더이상 그렇지 못하게 되었을 때  

두 사람의 관계는 즉각적으로 변하여 영원히 달라져 버린 것 처럼보인다.

 

여기서 주인공은 이 영화를 통틀어서 거의 유일한 주체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피도 눈물도 없는 여자'에게서 벗어나 호텔을 탈출하여  

솔로부대로 들어온 것은 가재로 변해버리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근시'를 '장님'으로 만들어버린 대장에게 복수하는 것과 솔로부대를 탈출하는 것 이상이다.

주인공이 커플제국의 사회로 돌아와서 첫번째로 한 일은 사회에 의심받지 않고 섞여들여가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스스로 눈을 멀게 함으로써 공통점을 회복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자신의 눈에 칼을 들이댄 장면에서 막이 올라가지만  

주인공의 행동은 보는이로 하여금 달콤 쌉싸름한 여운을 남긴다.

관계맺음(사랑)이 공통점을 찾아내고 유지하는 것이라면  

스스로를 상하게까지 그것을 다시 회복하고자 했던 잔인하지만 로맨틱한 행위인가? 아니면

양 극단의 사회를 공통적으로 유지시키는 동일성 찾기의 함정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애처로운 몸짓인가?  

, , ,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나이트 오브 컵스(Knight of Cups)
크리스천 베일은 낭만적인 방랑의 기사인가?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Star Wars : Force Awakens)
새로운 스타워즈와 속죄와 구원 이야기
드니 빌뇌브의 Sci-fi 신작들을 기대하며
<네 인생의 이야기>와 <블레이드 러너 2>
1 렌토
사랑의 아이러니한 부분들을 전혀 생각치도 못한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라 너무 흥미롭게 봤었어요. 뒤틀린 유머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영화를 보고 나니까 포스터 디자인이 정말 끝내주게 뽑힌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