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놓쳤던 영화들 다시보기

  • Jacinta
  • 2016-05-05 23: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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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연휴, 직장인에겐 꿀같은 방학이 시작되었다. 갑작스럽게 지정된 임시공휴일에 미처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하지 못했다면 이 기회를 삼아 관람을 놓쳤던 지난 영화들을 챙겨보는 것도 좋을테다. 로맨스부터 사회문제를 파고드는 다양한 장르의 2015년 개봉영화들 12편과 함께 남은 연휴를 즐겁게 보내자. (영화 소개는 개봉일을 기준으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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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을 위한 시간(Two Days One Night)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 / 마리옹 꼬띠아르 주연

 

해직 위기에 처한 산드라가 보너스를 받기로 한 동료들을 찾아가며 설득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보는 내내 복직과 보너스의 기로에 서있는 산드라와 그녀의 동료들이 처한 현실은 극적 긴장감을 자아내는데 충분하다. 지극히 담담한 어조로 노동문제를 그리며 이런 소재의 영화에서 끌어들일 수 있는 격앙된 감정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내가 만약 영화 속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미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영화의 이야기는 연대와 선택에 대한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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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Une nouvelle amie)

 

프랑소와 오종 감독 / 로망 뒤리스 주연

 

 

한국에선 금기시하는 성적 정체성을 소재로 프랑소와 오종 감독 특유의 경쾌함이 더해져 그려진 영화이다. 너무 절친했던 여자친구의 이른 죽음 뒤 여성 복장을 즐기는 죽은 친구의 남편과 기묘한 우정이 시작된다. 자극적인 장면 연출보다는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타기로 긴장감을 자아내며 결말을 궁금하게 만든다. 두 사람의 기묘한 우정은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매우 프랑스적인 결말로 마무리 짓는다. 이 영화에서 양성애와 동성애를 논하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보수적인 기준의 잣대를 내려놓고 보면 자신의 온전한 삶을 찾으려하는 주인공의 내적 고민은 소재를 떠나 누구나 한번쯤은 하게 되는 고민이다.

덧붙여 로망 뒤리스의 여장 연기는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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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캐처(Foxcatcher)

 

베넷 밀러 감독 / 스티브 카렐, 채닝 테이텀, 마크 러팔로

 

머니볼에 이어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베넷 밀러 감독의 영화. 굉장히 메마른 톤의 영화는 비극을 있게 한 사건에 천천히 다가가지만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미 어느정도의 결말을 알고 보는데도 스티븐 카렐이 연기한 존 듀폰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이코패스 성향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섬뜩하리만치 무표정한 얼굴의 존 듀폰을 연기한 스티븐 카렐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후회는 없는 영화이다. 그저 몸만 쓸 줄 아는 액션배우인줄 알았던 채닝 테이텀의 점점 변해가는 캐릭터 연기와 마크 러팔로의 우직한 연기까지. 그들의 연기를 풍성하게 해주는 건조하지만 짜임새 있는 전개는 절대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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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 헬프 더 걸(God Help the Girl)

 

슈트어트 머독 감독 / 에밀리 브라우닝 주연

 

벨 앤 세바스찬의 말랑말랑한 음악을 실컷 들어 귀가 호강하고 감각적인 영상에 눈이 호강하는 영화이다. 비긴 어게인처럼 음악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영화이다. 영화의 내용은 진부하리만치 익숙하지만 눈과 귀가 즐거우니 영화는 지루함 없이 흘러간다. 예쁜 이목구비는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끌리는 여배우 에밀리 브라우닝의 청아한 목소리는 벨 앤 세바스찬의 노래와 무척 잘 어울린다. 어느날 의기소침해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갓 헬프 더 걸 같은 청춘영화로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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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제궁의 요리사(LES SAVEURS DU PALAIS)

 

크리스티앙 벵상 감독 / 캐서린 프로트 주연

 

요리를 소재로 했지만 음식이 아닌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이다. 영화는 프랑스 대통령의 개인 셰프였던 다니엘 마제 델뾔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프랑스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그녀의 요리는 화려함보다 정성이 묻어나는 가정식이 주를 이룬다.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비쥬얼의 요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이든 누구든 그녀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요리를 먹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대통령궁을 떠나 남극기지에서 마지막 요리를 선보이는 라보리와 대원들의 모습은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요리, 음식의 따스한 의미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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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The Disappearance of Eleanor Rigby)

 

네드 벤슨 감독 / 제임스 멕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20대엔 사랑은 연애로만 끝이 나는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다보니 사랑의 말랑함이 전부가 아닌걸 알아가고 있다. 엘리노어 릭비의 주인공은 연애시절이 아닌 이후의 사랑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 때 미친듯한 사랑의 감정에 누구보다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둔 부부가 된 코너와 릭비.

갑작스레 아이를 잃으면서 견고할거 같기만 했던 그들의 사랑은 점차 벌어지기 시작하고 결국 이별을 마주한 두 사람은 익숙한 모습에 잊고 있던 사랑의 의미와 감정의 잔재에 괴로워하고 그리워한다. 익숙한 전개에 뻔히 예상되는 열린 결말이지만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사랑 이후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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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Finding Vivian Maier)

 

존 말루프, 찰리 시스켈 감독

 

 

전문 사진가도 아니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사진을 남기고 쓸쓸하게 죽은 여류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의 삶의 흔적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영화. 평생에 걸쳐 수많은 사진을 찍었으면서도 세상에 공개하지 않았던 비비안 마이어의 삶은 지독하게 외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섬뜩하기도 했다. 

이 영화의 미덕은 쓸쓸한 삶을 살았던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는 것. 그녀만큼이나 집착이 대단한 감독 덕분에 세상에 알려진 그녀의 사진은 뜻밖에도 너무 좋았다. 자신의 텅빈 삶을 오직 사진에 쏟아부었던 그녀의 열정은 대단하다. 비록 고단한 인생이었지만 뒤늦게나마 그녀의 수많은 사진이 알려져 무척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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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Right Now, Wrong Then)

 

홍상수 감독 / 정재영, 김민희

 

두 번의 동어반복이 있지만 똑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화자의 미묘한 차이는 전혀 다른 상황을 만들어낸다.  상투적이지만 진심을 포장했을 때와 있는 그대로 전달했을 때의 달라지는 상황을 홍상수 감독은 너무도 절묘하게 풀어냈다. 주인공 함춘수의 말에 따라 달라지는 두 가지  상황, 이 상황의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언제든 또다른 방식의 변주곡이 생길 수 있다. 

너무 예쁜 여배우 김민희는 홍상수 영화에서 꼭 여배우 놀이를 하고 갔다. 영화 속에서 정재영이 김민희에게 예쁘다고 말하는 대사는 꼭 홍상수 감독의 진심처럼 느껴져 재밌는 장면 중 하나이다. 갈수록 부드러워지고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홍상수 월드 입문용으로 좋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너무 예쁜 김민희를 보기만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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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Life)

 

안톤 코르빈 감독 / 로버트 패틴슨, 데인 드한

 

불우한 청춘은 언제나 끌리게 마련이다. 안톤 코르빈 감독은 제임스 딘의 매력을 크게 과장하며 그리지 않았지만 데인 드한의 제임스 딘은 멋일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오락가락하던 연기는 안톤 코르빈과 제임스 딘을 만나 한껏 성장하고 영화에서 조력자나 다름 없던 로버트 패틴슨 역시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누구나 기억하는 제임스 딘의 모습이 아닌 성공의 열망에 빠져있는 신인 사진작가 데니스 스톡의 시선을 통해 제임스 딘이 가진 우울하지만 따뜻했던 인간적인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고스란히 재연한 1950년 대의 감성은 이 영화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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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우 웨스트(Slow West)

 

존 맥클린 감독 / 마이클 패스벤더, 코디 스밋 맥피

 

서부극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린 웨스턴 무비의 골격을 입은 동화 같은 영화이다. 너무도 순수한 사랑의 감정에 빠진 순수한 청년은 자신 때문에 위기에 처한 여인을 찾기 위해 머나먼 서부로 떠난다. 그에게 있어 사막은 생존을 위한 거친 무대가 아닌 무수히 많은 별이 쏟아지는 아름다운 밤이 있는 곳이다. 현상금을 노리는 서부 사나이가 함께 하지만 점차 순수 청년에 동화되며 그들의 동행은 기존의 서부극과 달리 흘러간다. 

야만의 시대에 아직은 남아있는 순수함. 마지막 진짜 서부의 세계에 들어간 순수함이 파괴될 때 안타까운 마음에 들었던건 무엇때문이었을까. 마음 뭉클해지는 따스함이 남는 순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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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랍스터(The Lobster)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 콜린 파렐, 레이첼 와이즈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나요? 우리가 느끼던 사랑이란 감정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스스로가 만든 조건에서 억지로 사랑이란 감정을 밀어넣지는 않았을까? 사랑에 관한 잔인한 우화 '더 랍스터'는 억압된 본능에서 사랑의 의미를 새롭게 묻는다. 짝이 없는 사람은 동물로 변해야하는 기괴한 세상에서 사랑은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린다.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 억지로 사랑을 찾으며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때론 측은하고 어리석어 보이기도 한다.

전작 '송곳니'에서 일그러진 세상의 축소판 같았던 가정에서의 비극을 그렸던 그리스 출신의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서슬퍼런 시선으로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감정은 배제되고 공통의 조건에서 자신의 짝을 찾는 그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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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Sicario)

 

드니 빌뇌브 감독 / 에밀리 블런트, 베니치오 델 토로, 조슈 브롤린

 

냉혹한 범죄 세계의 실상과 수사에 참여하는 요원들의 갈등을 다룬 영화이다. 화려한 액션이 없어 실망할 수 있겠지만 대신 현미경 같은 촘촘한 묘사가 있다. 범죄 영화에 등장할법한 캐릭터에 기대기보다 극사실적인 묘사로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영화 초반 멕시코 경찰의 호위 하에 악명높은 도시 후아레즈를 지나가는 장면은 전투장면 없이도 간담 서늘한 공포감을 생생하게 전달하다.

영화는 경계가 흐트러진 원칙 앞에서 혼란을 겪는 FBI요원 케이트로 시작해 가족을 잃고 복수심에 가득찬 남자 알레한드로로 끝난다. '악'으로 대표되는 냉혹한 범죄를 무너뜨리는 것은 정의의 원칙이 아닌 더 혹독한 '악'이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는 전개로 그려내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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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맞고! 저거 한번 봐야겠어요 재밌어보이네여 ㅎㅎ
연휴가 다 끝나고 월요일 아침을 기다리는 지금에야 이 글을 읽었습니다
조금만 더 빨리 읽었다면 좀 더 알찬 연휴가 되었을지도요

폭스캐처는 '저 사람 왜 저러는걸까 원하는건 레슬링이 아니라 다른것인거 아닐까' 영 의심스러워서 결말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영화를 다 본 후 그 인물이 어떤 사람이었길래 영화에서 그렇게 그려졌는지 너무 궁금했었죠

더 랍스터는 내용이 독특한데다 연출과 분위기마저도 조금 남달랐다는 느낌이네요 정말 독특했어요

시카리오는 보는 내내 델 토로가 맡은 역할은 대체 뭘까 뭔데 저리도 권한이 클까 저리도 날카로울까 궁금하게 만들더군요 정말 영화 보는 내내 에밀리 블런트처럼 이맛살 찌뿌리고 고민하면서 봤다니까요

엘리너어 릭비와 내일을 위한 시간 추천 고맙습니다 챙겨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