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다우니 주니어×톰 홀랜드, 역대급 케미를 기대해

  • 오로라히스
  • 2016-05-17 17: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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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이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일부 내용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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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시네마콘에서 <스파이더맨: 홈커밍>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톰 홀랜드.

 

 

도대체 어디서 이런 배우를 데려온 걸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를 보고 극장을 빠져나오는 관객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귀여워하는 신 스틸러가 있다. 마블스튜디오의 첫 영화였던 <아이언맨>이 벌써 8년 전. 어느덧 주연들의 평균 연령이 훌쩍 높아진 이 세계관에 난데없이 뚝 떨어져, 발랄한 생기와 거미줄을 불어넣은 바로 그 꼬마. 깜찍하고, 상큼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닌 열아홉의 영국 배우 톰 홀랜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어시스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고, 순식간에 우리의 마음을 빼앗아갔다. 극적으로 타결된 소니와 마블의 계약, 작년 여름 할리우드 최고의 화젯거리였던 월드와이드 오디션을 거쳐 무려 토니 스타크와 함께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기까지. 출발점에서부터 마블이 맺어준 최고의 인연에 힘입어, 세 번째 스파이디의 가까운 미래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을 예정이다. ,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명언도 있지 않은가. 3은 마법의 숫자니까(Three is a ch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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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북무비닷컴

 

 

이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소니와 마블이 극복해낸 어른들의 사정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때는 90년대,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아직 독자적인 영화 제작은 꿈도 못 꾸고 살던 시절. 그들은 슈퍼히어로 영화화 판권을 여기 저기 팔아넘겼고, 거기서 발생하는 반사이익으로 입에 풀칠을 했다. 예를 들어보겠다. 20세기폭스의 <엑스맨> 프랜차이즈가 성공을 거두자, 마블이 찍어내는 엑스맨 코믹스와 관련 상품의 판매량 또한 증가했다. 당시 마블의 청사진은 이런 식으로 꾸준히 권리를 팔아서 부수입을 챙기는 것이었다. 당연히 스파이더맨도 그 계획의 일부였다. 코믹스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였던 그는 기약 없이 소니에 팔려갔다. 사실, 소니는 그를 데리고 오랫동안 꽤 멋진 장사를 했다.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라는 두 명의 걸출한 피터 파커를 배출했고, 자신들이 제작한 다섯 편의 스파이더맨 영화 중 무려 세 편을 역대 슈퍼히어로 영화 글로벌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올려놓았으니까. 마블의 영원한 자랑인 아이언맨도 한 번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목록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최신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수입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론 본전치기는 했다. 하지만 어떤 메이저 스튜디오도, 몇 억 달러의 돈을 쏟아 부어 블록버스터를 만들면서 손익분기점만 넘기자는 목표를 세우지는 않는다. 요컨대 성적표는 실망스러웠다. 평단의 지지도 크게 잃었다. 스튜디오는 이 프랜차이즈의 생명력이 다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니 해킹 사태가 터졌고, 회사 안팎의 사정은 더욱 악화했다. 소니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이대로 판권을 포기하거나, 손에 잘 쥐고 있다가 새로운 시리즈의 기적 같은 대박을 노려보거나. 당시 유출된 메일에는 마블과의 계약도 언급되어 있었지만, 확정된 것은 전혀 없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3> 프로젝트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문이 대중의 귀에까지 들어갔을 무렵. 소니는 긴 침묵을 깨고 신의 한수를 던진다.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영화판의 실세로 떠오른 마블과의 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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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회장 에이미 파스칼과
마블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 ⓒ무비파일럿

 

 

양사의 합의는 간단하다. 아니, 실은 영화사상 가장 복잡한 판권 계약 중 하나로, 과장 조금 보태 미국 상법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는 사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꽤 심플한 모양새를 하게 됐다. 새로운 스파이더맨 솔로 영화는 마블스튜디오가 제작한다. 최종결정권을 제외한 전반적 창작 권한 또한 마블스튜디오에게 있다. 영화화 판권은 여전히 소니가 갖는다. 소니는 투자와 배급을 맡고 수익을 가져간다. 대신 스파이더맨은 마블의 다른 영화에도 출연할 수 있다. 예컨대 <시빌 워>라든가. 그러니까 윈윈이다. 소니는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와 그 완성도에 대한 부담은 덜고, 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마블은 너무나 사랑받는 캐릭터를 자신들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투입시킴으로써 슈퍼히어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3년 전 아이언맨 삼부작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스타 탄생이 간절한 마블의 입장에선 꿈꿀 수 있는 최고의 수혈을 받은 셈이다.

 

두 회사가 법적인 문제를 매듭짓고, 스파이더맨을 마블 영화에 출연시키는 것이 확실해지면서 캐스팅 프로세스는 급물살을 탔다. 스파이더맨 오디션은 <시빌 워제작 과정의 가장 치열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마블과 소니는 1500명 이상의 배우들을 심사했는데, 이것은 거의 모든 임원진이 최소 한 발씩은 걸치고 있을 정도로 중대한 일이었다. 톰 홀랜드에 따르면, 자신은 어차피 안 될 테지만 일단 지원이나 해보자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그는 에이전트에게 전화해 오디션 테이프라도 보내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에이전트가 내놓은 의외의 답변은 톰을 깜짝 놀라게 했다.

 

 

마블이 이미 당신의 테이프를 보고 싶다고 요청했어요.”

 

 

마블이 자신을 알고 있다는 사실조차 믿을 수 없었다는 소년은, 지난한 피드백과 기다림을 거쳐 최종 후보 6인의 자리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 부분부터 본격적으로 중요하다. TOP 6를 위해 준비된 스크린 테스트가 전례 없이 특별했기 때문. 마블은 첫 아이언맨 영화 이후 새로운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고려해왔다. 정확히는 그의 연기력을 고려한 것인데, 그와 함께 여러 장면을 촬영할 배우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있지 않으면 로버트의 연기를 받아낼 수가 없어서다(잊지 말자, 그는 두 차례의 아카데미 후보 지명에 빛나는 어마무시한 연기자다). 그리고 이번 캐스팅은 어느 때보다도 중차대한 케이스였다. 마블은 연기력뿐 아니라 로버트와의 케미스트리가 좋은 배우를 뽑아야 한다는 사실을 빠르게 인정했다. 케빈 파이기 대표가 로버트에게 SOS를 보냈고, 로버트는 전용기를 타고 오디션 장소로 날아오는 성의를 보였다.

 

1차 스크린 테스트에서 피터 파커 역 배우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케미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로버트의 스파이더맨 솔로 영화 출연 루머 역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시빌 워나 어벤저스 같은 대형 이벤트가 아닌 다음에야, 세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다른 캐릭터 주연작에 출연시킨다는 것은 당시로선 꽤나 쇼킹한 소문이었다. 지금은 확정된 소식이지만, 아마 이때 마블과 소니는 <시빌 워>뿐 아니라 <스파이더맨: 홈커밍>(이하 홈커밍’)에서 맞출 두 사람의 호흡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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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테스트 당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우린 주말에도 일해요…여러분이 누릴 관람의 기쁨을 위해서."

 

 

“<아이언맨> 스크린 테스트 때가 기억나내가 얼마나 겁먹었었는지도.

그냥 오디션이라고 생각해무서워할 것 없어.

제대로 못한 것 같으면, 다시 한 번 해보자.

부담 갖지 말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크린 테스트 사운드스테이지에서 톰 홀랜드에게

 

 

언제나 그렇듯이 로버트는 마블의 새롭고 야심찬 프로젝트에 애정을 쏟았고, 그의 관심은 아들뻘인 톰 홀랜드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는 얼어있던 톰을 시험장 구석으로 불러내 따뜻한 조언을 해주며 긴장을 풀게 했는데, 어쩌면 그때 이미 소년의 스타성과 재능을 알아본 것일지도 모른다. <시빌 워> 감독인 루소 형제 역시 톰 홀랜드와의 일대일 만남에서 첫눈에 그를 스파이더맨으로 점찍었다고 고백했다. 케빈 파이기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야말로 마블이 정확히 피터 파커와 토니 스타크에게 바란 그것이었다고 회상한다. 유안 맥그리거, 나오미 왓츠, 마크 라일런스, 데미안 루이스 등 쟁쟁한 배우들과 어릴 적부터 앙상블 연기를 해온 톰은 기특하게도 로버트 앞에서 다소 떨었을지언정 결코 위축되진 않았다.

 

한편 마블은 로버트와 후보들을 위해 따로 스크린 테스트용 각본을 썼다. 그것이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최근에야 공개되었는데, 알고 보니 <시빌 워>에서 토니가 피터의 집을 찾아가 나눈 대화의 초안이라고 한다. 즉 로버트와 톰은 같은 장면을 처음 만난 날부터 촬영 당일까지 여러 번에 걸쳐 연기한 것.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와 2차 스크린 테스트를 앞두고 있었지만, 1차 스크린 테스트를 통해 증명한 연기력과 로버트와의 놀라운 화학작용은 톰을 마블의 1순위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공식 캐스팅 발표 성명에서,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일련의 복잡한 스크린 테스트와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의 <더 임파서블>, BBC 드라마 [울프 홀], 그리고 개봉을 앞두고 있던 크리스 헴스워스 주연 영화 <하트 오브 더 씨>의 톰 홀랜드를 높이 평가했다. ​그렇다. 톰은 토니 스타크, 스티브 로저스, 토르와 모두 합을 맞춰본 유일한 후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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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저스> 모스크바 프리미어에서
스칼렛 조한슨에게 키스하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홀랜드는 영국의 진정한 국보가 될 거예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마블 배우들을 유독 아끼고 예뻐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 뽀뽀 귀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동료들의 뺨에 애교 가득한 키스를 뿌려대는 이 천재 배우의 다음 타깃은 혹시 톰 홀랜드가 아닐까? 로버트는 스크린 테스트 때 톰을 상당히 인상 깊게 보았다고 하는데, 몹시도 마음에 들었던지 <시빌 워>에서는 본인이 직접 어린 배우의 연기지도에 나섰다. 루소 형제에 의하면, 그는 피터와 토니의 퀸즈 시퀀스 리허설 현장을 압도적인 분위기로 리드했다고 한다. 감독들이 간섭할 엄두도 못 낼 정도의 오라를 내뿜으며, 톰을 돕고 때로는 몰아붙이기도 하면서 소년을 스타로 만든 바로 그 퍼포먼스를 이끌어냈다는 후문. 또 침실 세트는 아주 좁고 작았는데,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법을 너무나 잘 아는 연륜의 로버트가 톰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해 자칫 정적일 수 있었던 화면에 큰 생동감을 불어넣었다고. <시빌 워>를 재관람해 보시라. 실제로 방 이쪽과 저쪽을 쉬지 않고 오가는 두 배우를 볼 수 있다.

 

톰이 모든 어벤저스 멤버들을 처음으로 만난 시점은 그 유명한 공항신 촬영이 있던 날이었다. 전부 의상을 갖춰입은 채 대기 중이었고, 소년은 몹시 겁을 먹었다. 자신이 마블 영화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다른 출연진이 몇 년간 함께 세계관을 정립하며 쌓은 친분, 자신과 그들의 나이차이까지 고려하면 톰이 느낀 거리감과 경외감은 아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이었으리라. 바로 그때, 로버트는 톰을 발견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동료들에게 그를 소개해주었고 이를 계기로 어색한 분위기를 깬 톰은 슈퍼히어로들과 빠르게 친해졌다. 마블 배우들의 정신적 지주, 대부 등으로 불리는 로버트가 막내를 위해서도 본인의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부분.

 

 

"로버트와 톰이 연기하는 걸 모니터로 보면서 저희는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세상에. 우리가 배우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을 주는 거야.'"

-앤서니 루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감독

 

 

감독들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멘토와 멘티 사이. 마블이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역대급 케미스트리의 주역들. 단언컨대 관객들이 <시빌 워>에서 가장 사랑하는 관계성 중 하나. 다음 달이면 <홈커밍>의 촬영이 시작되고,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피터 파커와 토니 스타크가 되어 스크린을 공유한다. 영화는 내년 여름 개봉하지만 벌써부터 루머는 종류별로 차고 넘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메이 숙모 역의 마리사 토메이와 두번째 러브라인을 만든다는 복고적이고 낭만적인 뜬소문부터(우리 모두 1994년 영화 <온리 유>를 보자), 그가 아이언맨이 아닌 토니 스타크로만 출연해 피터를 돌보게 될 것이라는 그럴 듯한 추측까지. 하지만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단 하나, 로버트가 그 작품에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사실뿐이다.

  

그리고 그 유일한 팩트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다. 아빠와 아들, 삼촌과 조카, 때로는 두 애어른의 다이내믹으로 우리를 흐뭇하게 할 아저씨와 소년. 그들의 슈퍼히어로 수트만큼이나 색색깔로 빛나는 사랑스러운 케미스트리를 우리는 오늘도 차분히 기다려본다. 201777일이라는 북미 개봉일이, 귀한 막둥이 톰 홀랜드에게 최고의 행운만을 가져다주기를 열렬히 소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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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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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같뎀
와...로버트가 단순히 연기만 잘하는게 아니라, 다른 배우의 연기를 더 맛깔나게 만들어주기도 하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