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버드 더 무비] 리뷰 - 새가 날아든다

  • 엑세니악
  • 2016-05-29 18: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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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버드 더 무비> 5/10

*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앵그리 버드라고 하면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창조된 이후(?) 전 세계인들을 하나로 뭉친 1세대 모바일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달걀을 훔치러 온 녹색 돼지들을 무찌르는 화난 새들'이라는 간단한 플롯으로 시작된 이 프랜차이즈는 장르와 규모를 키우고 또 키웠습니다. 보통은 영화로 인기를 얻은 캐릭터들이 다른 매체에 진출하는 쪽이 일반적입니다만, 영화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들이 마침내 할리우드에 입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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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툭하면 차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우리의 주인공 레드. 타고난 송충이 눈썹 덕분에 남모를 상처를 안고 살아왔지만, 모난 성격에 여러 해째 친구라곤 없는 외톨이 생활을 해 오고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사고를 치고 다니는 그에게 마을 보안관은 분노 조절 그룹 활동을 명하고, 그 곳에서 깐족새 척과 폭탄새 밤을 만나게 되죠. 그러던 어느 날 정체불명의 초록 돼지 피그가 찾아오고, 평화로운 '새계'에 수상쩍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서론에서도 언급했던, 모든 앵그리버드 게임을 관통하는 메인 줄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고 많은 새들 대신 하필 레드와 척, 밤을 비롯한 새들이 전투에 나선 이유 정도를 새로이 찾아볼 수 있달까요. 폭발하는 새와 빠른 새, 부메랑 새와 부풀어오르는 새 등 원작이 되는 게임을 조금이라도 즐겼던 사람들이라면 보고 즐거워할 만한 장치들도 가득합니다. 레이싱 게임 <앵그리버드 고!>나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의 레퍼런스도 등장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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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이 외톨이라는 설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영화의 방향성은 명백합니다. 모두가 무시하고 천대하던 누군가가 주변의 시선과 그로 인한 좌절을 극복하고 모두의 영웅이 되는 결말이죠. 그가 부끄러워했던, 남들의 낙인으로 단점이 되어야만 했던 개성은 그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 되어 주인공의 활약에 십분 기여하구요. 궁극적으로는 군중 심리에 힘입은 주변인들의 손가락질에 굴하지 말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라는 교훈을 만들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앵그리버드 더 무비>는 그 진부하고 안전한 공식마저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더군요. 송충이 눈썹에서 레이저가 튀어나오지도, 시종일관 분노하는 성격이 무언가를 해결해주지도 않습니다. 의심이라고는 없이, 모든 상황에 실로 멍청하게 대응하는(아무리 '새'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비정상적 군중 심리를 동료와 운의 힘으로 겨우 이겨내는 평범한 주인공이 있을 뿐이죠. 캐릭터와 무대의 개성은 뒷전으로 한 채 캐릭터의 매력을 억지로 어필하는 데에 온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97분의 짧은 러닝타임과 초라한 플롯은 끝날 줄 모르는 슬랩스틱과 말장난으로 가득합니다. 제아무리 애니메이션 장르임을, 제아무리 캐릭터 프랜차이즈의 첫 영화임을 감안하더라도 성우들과 캐릭터에 너무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미니언즈>나 <마다가스카의 펭귄>처럼 단일 캐릭터의 매력이 나머지 빈 자리를 상쇄하지도 못하구요. 폭발과 초음속 등의 설정은 극적 완성도와 설득력에 방해가 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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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앵그리버드 더 무비>는 73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수익 1억 6천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 수익만으로 역대 비디오게임 원작 영화들 중 전체 7위를 차지했구요(현재까지의 1위는 2001년 개봉된 <툼 레이더>입니다). 이 외에도 올해엔 던컨 존스 감독의 <워크래프트>와 저스틴 커젤 감독의 <어쌔신 크리드>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죠. 과연 이 영화들이 코믹스에 이어 비디오 게임의 저력을 뽐낼 날이 오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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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dd
생각보다 수익이 좋은데요?
의외긴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