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녀시대] 리뷰 - 다시 만난 그 시절

  • 엑세니악
  • 2016-05-30 14: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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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녀시대> 7/10

*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지난 11일 개봉되어 아무도 예상치 못한, 누적 관객수 30만 명이라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나의 소녀시대>입니다. 이 인기엔 아무래도 주연배우 왕대륙을 향한 여성 관객층의 열렬한 지지가 단단히 한몫을 해냈겠지요. 이를 반영한 수입사의 계속되는 요청에 오는 6월 5일 왕대륙의 내한 일정까지 잡혔다고 하니, 영화와 배우의 팬이라면 무대인사를 비롯한 행사 자리도 놓칠 수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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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돌아가고픈 리즈 시절(?)이 있고, 누구에게나 숨기고픈 흑역사(!)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할 줄만 알았던 사회 생활에 치인 직장의 학창시절 이야기! 1994년 대책 없이 용감했던 고딩 때, 유덕화 마누라가 꿈이었던 평범한 소녀 임진심과 학교를 주름잡는 비범한 소년 서태우의 첫사랑 밀어주기 대작전이 펼쳐집니다. 진심에겐 그 남자인 구양과 태우에겐 그 여자인 민민이 있지만, 서로의 마음 속엔 예상치 못했던 누군가가 자리를 키워 가기 시작하죠.

 

 2007년에 <말할 수 없는 비밀>, 2012년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있었다면 2015년(국내엔 1년 늦게 들어왔습니다)엔 <나의 소녀시대>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내가 대만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야!'라고 말하며 댈 수 있는 작품 목록에 하나가 추가되었죠. 2012년 <건축학개론>을 보며 가슴 설렜던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만끽할 수 있는 은근함과 풋풋함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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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과 박보검을 섞어 놓은 듯한 서태우야 학교에서 이름난 인기남으로 등장하지만, 송지효를 닮은 임진심이 어떻게 평범한(...) 여고생으로 묘사되는지 억울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자리엔 너무나도 진부하고 뻔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간지럽고 싱그러운 공기가 역할을 대신하고 있거든요. 비록 동종의 로맨스 영화들이 종종 해당되곤 하는, 성인 배우들의 캐스팅엔 중대한 의문을 제기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지만요. 

 

"처음으로 물풍선을 던지는 것은 싫어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 애의 소원 속에 나도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당사자인 두 명만 모르는 둘의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너어 사이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관객들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서툴디 서툴고 어줍디 어줍운 감정의 연장선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만큼 좋아했기에, 그만큼 잘못되지 않기를 바랐기에 섣불리 겉으로 드러내는 척조차 할 수 없었을 테지요. 나의 소녀시대는 그의 소년시대였고, 그렇게 그 둘은 서로의 기억 속에 남아 모두의 판타지를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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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영화는 영화고, 판타지는 판타지일 겁니다.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는 명랑 소녀와 무심한 듯 챙기는 츤데레 소년. 롤러장에 캠핑에 불량배까지, 청춘 로맨스물의 공식이란 공식은 죄다 몰아넣은 듯한 구성은 지극히 교과서적이죠. 그럼에도 손발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사라질 것만 같은 순간, 입가 한 쪽에 번져오르는 미소를 막을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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