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Next] 진짜 IT혁명이 나타남 '미스터 로봇'

  • 빈상자
  • 2016-06-02 00: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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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Next] 다음은 너로 정했다

진짜 IT혁명이 나타남 '미스터 로봇'

 

소개하고 싶은 미드가 있어서요. <미스터 로봇Mr. Robot>이라는 드라마인데, 오는 7월 13일에 두번째 시즌을 시작합니다. 작년 여름에 방영된 첫번째 시즌은 예상 외(?)의 히트를 하고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소개라서 최대한 스포일러를 지우려고 합니다. 

 

이미지=USA

4976923e6e76fafbe419ba83a964d259_1464793 'Mr. Robot' USA, 2015~

 

 

엘리엇을 소개합니다

주인공 엘리엇 앨더슨(Elliot Alderson)은 컴퓨터보안전문가이자 해커입니다. 올세이프(Allsafe)라는 사이버보안 회사의 평범한 직원으로 회사 내에서도 탑 IT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주변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해킹해서 타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취미생활'도 즐기는 중입니다. 변태아니냐구요? 그래도 나름 그렇게 찾아낸 아동성도착자를 경찰에 신고하고 바람피는 남자에게 경고하는 등 소소한 선행을 실행중이기도 합니다.

 

엘리엇에겐 가족이 없고 친구도 적으며 악수와 같은 신체접촉도 꺼리며 사람들을 피해다닙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생일파티에도 낯선 이들을 마주하기 싫어서 가지 못하는 사회공포증을 가지고 있죠. 무엇보다 그는 허무주의/회의주의/비관주의 성향을 가진 반사회적/반체제적/반자본주의/반소비지상주의자로 피해망상을 가진 마약중독자이기도 합니다. 무언가 부정적인 것이 다 붙어있는 듯 한데 아마 다음 엘리엇의 계획을 들으시면 그를 금방 사랑하시게 될 겁니다.

 

 

4976923e6e76fafbe419ba83a964d259_1464793검은 후드를 눌러쓰고 다니는 천재 은둔자 

 

 

엘리엇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엘리엇 앨더슨, 혹은 그를 스카웃트한 해커그룹 '에프-소사이어티(fsociety)'의 계획은 여러분의 모든 빚을 탕감해 주는 겁니다(!) 앨리엇이 사는 세계에는 'E Corp' 이라는 대기업이 있는데, 휴대폰, 컴퓨터, 타블렛, 가전제품 등 못 만드는 것이 없으며 특히 거의 모든 금융정보를 갖고 있는 서버를 가지고 있습니다. 'E Corp', 혹은 엘리엇이 부르는대로 'Evil Corp'의 서버에 있는 금융정보를 해킹해서 데이타 접근을 차단하고 절대 해독할 수 없는 암호화를 할 수 있다면, 1% 만이 모든 것을 소유하는 불공평한 세상에 혁명이 올 것입니다. 그것이 에프소아이어티의 목적입니다. 어때요? 이제 엘리엇에 관심이 생기시죠? 

 

에프소아이어티의 계획은 다소 황당하게 들리지는 몰라도 곳곳에서 너무 익숙하게 들리는 요소들이 있죠? <미스터 로봇>의 크리에이터인 샘 에스마일(Sam Esmail)에 따르면, 에프소사이어티가 바라는 혁명은 중동에서 불었던 쟈스민 혁명(Jasmine Revolution)과 맨하탄 금융가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로 확장된 월가시위(Occupy Wall Street)가 묘하게 결합된 모습입니다. 그 뜨거웠던 월가시위가 실질적으론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했고, 잠시나마 성공한 듯 보였던 쟈스민 혁명도 결국 지속적인 사회변화를 가져오는데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을 생각하면 에프소아이어티의 계획에도 회의감이 들 수 있습니다. 

 

 

4976923e6e76fafbe419ba83a964d259_14647931%(아니 0.01%)가 다 해먹는 더러운 세상!

 

 

하지만, 전문가를 붙여다가 키보드의 위의 엘리엇의 손놀림과 모니터 화면의 Linux와 Gnome 환경을(이게 뭔소린지는 저도 모릅니다) 사실적으로 재현한 그림, 그리고 컴퓨터 시대 로빈훗를 보는 것 같은 엘리엇의 신출귀몰하는 능력과 마치 시청자를 친구로 대하듯한 엘리엇의 친절한 (그러나 냉소적인)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사이에 설득당하게 됩니다. 또한 파일럿부터 회사명을 직접 거론하고 자료화면까지 넣어가며 애플의 아동노동력착취문제를 비판하는 <미스터 로봇>의 마음가짐은 정말 진지한 듯 보입니다. 무엇보다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빚을 전부 탕감하고 1%의 지배수단을 빼앗아서 세상을 리셋해버리겠다니! 이거 우리가 오랫동안 바라왔던 거였잖아요? 그렇잖아요? 안그래요?

 

그래도 여전히 엘리엇의 능력과 그의 원대한 포부에 의문을 갖고 계시다면 (진짜 회의론자가 그러하듯), 다음과 같은 소개문구는 어떤 가요? <택스 드라이버(Taxi Driver, 1976)>의 트레비스와 같은 인물이 <매트릭스(The Matrix, 1999~2003)>에서 구축된 세상을 21세기 컴퓨터시대의 로빗후드처럼 도전하는 활약을 <레퀴엠(Requiem for a Dream, 2000)>의 비주얼과 <파이트클럽(Fight Club, 1999)>의 내러티브 구조로 펼친다, 라고 하면 조금 구미가 땡기시려나요? 다소 장황하고 이러다간 죽도 밥도 안될 것 같게 들리지만, 이 많은 것이들이 이만큼 잘 버무려진 조화도 흔하지 않습니다.



4976923e6e76fafbe419ba83a964d259_1464793가장 가까운 사람과 겹치는 순간에도 타인과 공유하지 못하는 공간과 감정

 

 

통쾌(를 바랐으나 결론은), 찜찜

이렇게 강추하는 드라마이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데 단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엘리엇의 활약을 보는 마음이 항상 통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엘리엇은 데이터와 컴퓨터를 기반으로 구축된 사회가 얼마나 취약하고 허술한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우리가 소셜미디어와 기술의 편리함에 얼마나 빠져있는지도 보여줍니다. 우리는 마약에 중독된 엘리엇과 별반 다른 바 없는 중독된 삶을 살고 있는 거죠. 또한 우리가 웹상에 자발적으로 올린 개인정보는 물론 정부에 의해 파해져지고 기업에 의해 거래되는 우리의 개인정보의 양과 그 폐해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엘리엇의 해킹이 통쾌하게 보이지만은 않을 겁니다. 웹상에 떠도는 데이타만으로 낯선 사람이 나에대해 수많은 개인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낯설지는 않지만, 드라마를 통해서 들으면 정말 섬뜩하게 들립니다. 휴, 이쯤되면 '엘리엇 혁명'의 통쾌함보다 지금 우리의 삶을 점검하게 되는 게 더 큰 수확일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메세지도 크고 무겁지만, 극으로서도 재미지게 잘 역었으니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7월이 오기 전에 시즌 1 달려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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