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리뷰 - 재주는 돈이 부리고

  • 엑세니악
  • 2016-06-08 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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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5/10

*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대너리스 타가리옌(왕좌의 게임), 타이윈 라니스터(왕좌의 게임), 클라라 오스왈드(닥터 후), 네빌 롱바텀(해리 포터) 등 소위 덕후(?)들의 아이콘들이 뭉친 <미 비포 유>를 관람하고 왔습니다(샘 클라플린을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왕자나 <헝거 게임>의 피닉으로 정의내리기엔 쪼끔 부족해 보이죠).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두었다고는 하나, 애석하게도 원작을 접하지는 못했던 터라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입장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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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동안이나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백수가 된 루이자는 새 직장을 찾던 중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였던 전신마비 환자 윌의 임시 간병인이 됩니다. 루이자의 우스꽝스러운 옷, 썰렁한 농담들, 속마음을 드러내는 얼굴 표정이 신경쓰이는 윌. 말만 하면 멍청이 보듯 쳐다보고 매사 싸늘하기만 한 윌의 태도가 치사하기만 한 루이자. 그렇게 둘은 서로의 인생을 향해 차츰 걸어들어가지만, 서로가 생각하는 서로의 미래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프랑수아 클루제와 오마 사이의 <언터쳐블 : 1%의 우정>, 힐러리 스웽크와 에미 로섬의 <유아 낫 유> 등 전신마비 환자와 간병인의 이야기는 그리 신선한 설정은 되지 못합니다. 이 영화들이 채택한 전개의 형태를 보면 더더욱 그렇죠. 남는 것이라고는 돈밖에 없는 누군가가 불의의 사고로 휠체어 신세가 되고, 모나진 성격에 대인 관계는 서서히 무너져 갑니다. 그 때 나타난 웬 젊은 히피(...)는 기존의 간병인들과 달리 일도 못하고 성격도 톡톡 튀지만, 우정으로 모든 상처를 치유해 나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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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집안이 휘청거릴 정도로 좋지 못한 사정에도 한 번 입은 옷은 다시 입지 않는 명랑 소녀, 썩어나는 돈과 까칠한 성격에도 대책없이 잘생긴 휠체어 재벌. 제아무리 존엄사라는, 다소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필요로 하는 소재를 중심에 두었다 한들 흔해빠진 인터넷 소설스러운 설정이 먼저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루이자라는 이름 대신 클라크라는 성으로만 부르며 틱틱대던 남자가 여주인공의 맹목적 명랑함에 마음의 문을 여는 과정도 마찬가지구요.

 

 여기엔 원색과 사랑스러움으로 온 몸을 치장한 에밀리아 클라크가 단단히 한 몫을 해냅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다며 라디오 주파수만큼 맹렬히 움직이는 눈썹을 연기의 주무기로 삼고 있죠. 191cm의 찰스 댄스, 185cm의 자넷 맥티어, 183cm의 매튜 루이스, 173cm의 바네사 커비 등(계속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샘 클라플린은 제외!) 늘씬한 장신 배우들 사이에서 총총대는 157cm의 칼리시는 귀여움의 임계점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듭니다. 

 

 여러모로 <미 비포 유>는 영화와 플롯의 지향점이었을 법한 존엄사보다는 두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쉽게도 둘 다에 완전한 설득력을 부여하지 못했구요. 전자는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의 <버킷 리스트>가 그랬듯, '돈이면 다 된다'는 뉘앙스가 강합니다. 결과적으로 7년을 만난 연인을 꽤나 의도적으로 밀어낸 후자도 다를 것은 없습니다. 정해진 결말과 의도된 감동에 과정을 끼워맞추는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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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갔던 눈물은 찡해 오지도 않는 코 끝에 자취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교과서적이고 뻔하긴 해도 역시나 먹히긴 먹혀들어갔던 주인공 남녀의 풋풋함 정도는 자리를 잡았지만요. 에밀리아 클라크의 경우 적어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악몽을 떨쳐낼 수는 있을 듯 합니다. 아무래도 몸으로 뛰어다니는 여전사보다는 앙증맞은 이미지가 좀 더 맞는 것 같기는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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