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Next] 가족이라는 파라다이스의 허상 '블러드라인'

  • 빈상자
  • 2016-06-10 17: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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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Next] 다음은 너로 정했다

가족이라는 파라다이스의 허상

 

 

<블러드라인>은 플로리다의 아름다운 휴양지 키스(Keys)에서 작은 리조트를 운영하는 레이번즈(Rayburns) 가족을 중심으로 한 가족드라마입니다. 그렇다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온가족이 모여 앉아 같이 화기애애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를 상상하시면 곤란합니다. 적어도 초기엔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특히 장남 대니가 나타나기 전까지는요.

 

* 시즌 1까지만 보고 쓰는 소개글입니다. 스포는 (아마도) 없습니다.

이미지=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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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dline' Netflix, 2015~

 

 

키스가 휴양지가 되기 이전부터인 50년 가까이 전부터 이곳에 뿌리를 내린 샐리에겐 네 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경찰인 차남 , 소규모 마리나를 운영하는 케빈, 변호사인 막내딸, 그리고 장남 대니를 빼놓을 수 없죠. 모두 부모와 가까이 지내며 키스를 지키고 있는 있는 세 자녀와 달리 유일하게 외지에 거주하던 대니가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파티에 맞추어 도착하면서 드라마는 시작합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랜만에 고향에 온 큰 형/오빠 대니를 크게 반기는 가족은 그닥 없어보입니다. 어머니 샐리만이 유일하게 대니를 반기고 감싸줍니다. 형 대니가 자리를 비운 오랫동안 실질적인 장남 역할을 해왔던 존은 가족이라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간신히 마음을 잡고 대니를 믿고자 애를 씁니다.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미지=Netflix d0ffde9e1f54ed1cde5af020a03f0c66_1465547

 

이미지=Netflix d0ffde9e1f54ed1cde5af020a03f0c66_1465547

 이토록 아름다운 배경에서 펼쳐지는, 그토록 가슴 아픈 이야기

 

 

<블러드라인>은 이들 사이에 앞으로 어떤 큰 일이 일어날 것임을 파일럿부터 감추지 않습니다. 반면에 오래 전에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시즌 전체를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차츰차츰 드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를 들은 마지막 순간에도 인과관계는 불확실 합니다. 오해를 피하자면, 스토리의 인과관계는 (거의) 다 밝혀집니다. 다만, 끝까지 불확실하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이 정확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누구의 탓인지,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인지, 이런 것들은 끝까지 불분명하게 남겨집니다. 

 

누구의 잘못인지는 끝까지 불분명해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습니다. 가족 간의 갈등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해결이 된 듯한 첫번째 시즌의 끝에서도 승자는 없습니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웃고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매듭이 지어진 후에도 남은 건 (그 이전보다 훨씬 더)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가족뿐이죠. 

 

이미지=Norman Rockwell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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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man Rockwell, Freedom from Want, 1943

 

 

미국인들의 이상적인 가족상을 담고 있다는 노먼 락웰의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이상적인 가족의 이미지를 그리는 드라마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가족 관계를 현실적인 기반 위에서 이처럼 세밀하고 치밀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는 흔하지 않습니다. 레이번즈 가족의 역사를 그렇게 들여다보는 과정은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고통의 크기는 절대적인 고통의 값보다는 이상에서 깨어져나오는 상대적인 고통의 값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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