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미국은 대장이며 캡틴은 아메리카이니라

  • 엑세니악
  • 2016-06-26 15: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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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5/10

*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20년 전 <인디펜던스 데이>로 SF계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고질라>, <투모로우>, <2012> 등으로 재난 영화 전문가로 거듭난 그가 독립기념일 카드를 20년 만에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한층 거대하고 한층 뻑적지근해진 이번 프로젝트는 SF와 재난이라는, 지금까지의 롤랜드 에머리히표 볼거리를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는 기회였죠. 어찌됐든 볼거리로 승부하는 영화가 예고편 하나는 끝내주게 잘 만드는 건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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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전 최악의 우주 전쟁을 치른 지구. 재건을 위해 힘쓴 전 세계는 외계 기술의 도움을 빌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냅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지구의 달에 조그마한 외계 정찰선이 등장하죠. 만사 불여튼튼이라, 한 방에 정찰선을 격추시킨(!) 인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침내 돌아온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죠. 그렇게 다시 시작된 공격에 인류는 또 한 번의 전쟁을 준비합니다.

 

 <인디펜던스 데이>를 정의할 수식어로 '미국 만세'보다 걸맞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애초에 미국의 독립 기념일을 인류의 승리이자 해방에 붙인 영화였으니까요. 2편의 공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외계 문명의 어마어마한 습격으로 국가가 아닌 행성의 붕괴 위기가 닥침에도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이며, 활약하는 집단은 미군이 유일하죠. 

 

 그 후방에서는 미국의 과학자와 그의 아버지, 미국 전 대통령이 단단히 버티고 있습니다. 재앙의 한가운데에서도 미래의 꿈나무인 아이들은 물론 강아지 한 마리까지 놓치지 않으려는(부머에서 진저로!) 생명 존중은 또 어떻구요. 하다 하다 조금은 과했다 싶었는지, '랜드마크는 모두 때려부수는군' 혹은 '이 상황에서 강아지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등의 셀프 디스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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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로 만화적인, 애국적인 설정과 캐릭터들은 극의 전개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그대로 돌아온 전편의 주인공들(슬프게도 윌 스미스는 없지만요)과 리암 헴스워스, 샤를로뜨 갱스부르 등의 출연진들은 더 이상 전형적일 수도 없을 캐릭터에 묻혀 배우의 색을 전혀 내지 못하죠. 이들과 함께 빚어내는 모든 시퀀스와 극적 전환, 타이밍 좋게 떨어지는 사건들은 예상했던 그대로를 화면에 이리저리 풀어놓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20년 전 <인디펜던스 데이>를 고전으로 남게 했던 때려라 부숴라식 볼거리 뿐이겠죠. 제아무리 발전한 기술력과 거대해진 자본을 토대로 했다지만, 애초에 이 속편에 기대했던 것도 그 이상은 아니었구요. 그렇게 본다면 이번 <리써전스>는 존재 의의 하나엔 지독히도 충실한 영화입니다. 물론 그조차도, 외계 문명의 무지막지한 화력으로 인한 일시적 볼거리조차도 해당 기술의 효용에 의문을 품게 만들지만요(이 좋은 걸 왜 이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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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배우 안젤라베이비가 주연급 조연 파일럿으로 등장하고, 또 다른 조연 남성은 중국어를 연습하며, 주인공들은 기지에서 중국 우유를 마십니다. 중국 배우들의 중국어 씬도 한두 번이 아니구요. 위에서 언급했던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간접적 설정들을 제외하면 성조기나 대통령의 연설 등 국적을 직접적으로 강조하는 장치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을까요? 속편의 흥행 성적이 대놓고 예정해 둔 3편으로의 길을 터 줄 수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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