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 인류 최후의 날] 리뷰 - 삼성도 울고 애플도 울고 스티븐 킹도 울었다

  • 엑세니악
  • 2016-06-28 14: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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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 인류 최후의 날> 3/10

*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셀>입니다. <1408>의 존 쿠삭-사무엘 L. 잭슨 콤비가 9년만에 다시 뭉친 작품이기도 하죠. 근래 그 어느 때보다도 핫한 하이틴 베스트셀러 원작 영화들 붐에도 원작을 읽어 본 영화들은 손에 꼽는 터라(...), 작년 초쯤 책으로 접했던 <셀>의 영화화 프로젝트엔 자연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죠. 하고 많은 스티븐 킹 소설 중에서 마침 직접 읽은 작품이 화면에 펼쳐진다는 설렘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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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가인 클레이 리델은 공항에서 아내와 통화하던 중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정체모를 전파에 의해 공항 내에 있는 사람들이 미치광이처럼 날뛰며 서로를 공격하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합니다. 이상한 전파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은 송신탑을 찾아 피난을 떠나죠. 클레이는 피난 중 만난 톰, 엄마를 잃은 소녀 앨리스와 함께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모두가 미쳐 버린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작년 초쯤에 썼던(이걸 쓴 지도 벌써 1년 4개월이 지났다니!)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리뷰에 이 작품을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 스티븐 킹 소설 <셀>의 첫 장면으로 써먹어도 될 법한 후반 시퀀스도~'에서죠. <킹스맨>에서 발렌타인이 개발한 V칩엔 사용자와 주변인들의 뇌파에 영향을 끼쳐 공격성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었고, 이 탓에 도심 한복판이 살육의 현장으로 바뀐 장면이 있었더랬습니다.

 

 우연찮게도 <셀>과 <킹스맨>은 뇌파를 조종당한 미치광이들 외에도 사무엘 잭슨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는 작품이죠. 자신이 개발한 V칩을 통제하지 못하고 거리로 숨어든 발렌타인의 평행 우주(...)를 상상해볼 수 있는 설정이랄까요. <킹스맨>에서 연출했던 그 한 장면이 <셀>의 어떤 장면보다도 낫다는 것이 거대하고도 애석한 차이점이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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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은 원작 팬들의 만족은커녕 가장 기본적인 장르적 재미조차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숭숭 뚫린 설정 구멍들과 실패한 완급 조절로 계속해서 찾아오는 심심함, 너무나도 뻔해서 기승전결로 분류조차 하기 어려운 구성까지죠. 매력 포인트로 짚어낼 만한 지점은 모두가 좀비화되는 맨 첫 장면이 전부입니다. 좀비들이 밤에는 무력화된다거나 뇌파로 추가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등의 '그냥 그렇다' 식의 설정으로 그 허술함을 억지로 메워내려 하죠.

 

 사실 원작의 전개와 결말을 그렇게까지 인상깊게 본 편도 아니었습니다만, 각색을 통해 더욱 제멋대로로 변해 버린 영화판 결말은 더욱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나는, 클레이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 곳까지 왔단 말인가! 원작의 타임라인에 있는 거대한 사건들의 뭉텅이만 떼 온 뒤 이를 재현하는 데에만 신경을 쏟은 느낌입니다. 그렇게 옮겨낸 뭉텅이들이 모양새도 아쉽기는 매한가지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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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이닝>, <그린 마일>, <쇼생크 탈출> 등의 수작들부터 제목을 말해도 모를 30여 편의 작품들까지, 할리우드를 거쳐간 스티븐 킹 작품들의 타율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1408> 팀이 다시 한 번 뭉친 이번 <셀>은 개중에서도 밑바닥 자리를 피하지 못할 것 같네요. 원작 속 좀비들의 지능화 및 비행 능력을 비롯한 흥미 요소들과 나름의 여운을 남겼던 마지막 장면 등을 없앤 이유가 더욱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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