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리뷰 - 옹주상륙작전

  • 엑세니악
  • 2016-08-04 17: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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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6/10

*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롯데 엔터테인먼트의 100억 대작, <덕혜옹주>를 미리 관람했습니다. <역린>, <간신>, <협녀>, <해적>, <조선마술사> 등 수 년 전부터 영 아닌 듯했던 롯데와 역사극의 조합이었기에 이번에도 혹시가 역시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더랬죠. <타워>, <공범>, <해적>, <나쁜놈은 죽는다>, <비밀은 없다>에서 이어진 손예진의 필모그래피도 조금은 불안하기는 했구요. 그러나 소재와 배우의 조합만으로는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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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국의 황녀, 덕혜옹주. 날로 커져만 가는 일제와 친일파의 영향력과 간섭에 독립 운동가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모을 구심점을 찾아나갑니다. 그에 누구보다 적합했던 인물이 바로 마지막 황손, 덕혜옹주였죠. 이에 일제는 만 13세의 어린 덕혜옹주를 강제 일본 유학길에 떠나보냅니다. 매일같이 고국 땅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덕혜옹주 앞에 어린 시절 친구로 지냈던 장한이 나타나고, 그렇게 고국으로 돌아갈 첫 발이 될 지 모르는 영친왕 망명 작전에 함께하게 되죠.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덕혜옹주'라는 주인공일 겁니다. 여러 관점으로 살펴 보아도 덕혜옹주라는 인물을 영화에서처럼 독립 운동과 연관시키기엔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이와 같은 반응을 의식했는지, 극중 덕혜옹주는 독립 운동의 중심으로 나서거나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독립 운동의 정당성을 더하고 참여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상징적 역할을 수행하죠. 또한 조선의 독립보다는 장한과의 인연과 고국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더욱 큰 이유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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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꽤나 안정적이면서도 효과적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고국을 잊지 못하고 돌아갈 그 순간만을 기다리는 덕혜, 그런 그녀를 일생 동안 마음에 두며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은 내던지는 장한, 대놓고 나쁜 놈 포지션에 앉아서 사사건건 주인공 일행을 괴롭히는 택수까지의 3인방이 이리저리 뒤엉키죠.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던 택수 역의 윤제문은 주연급 악역임에도 캐릭터 포스터 하나를 제외하면 스틸사진을 비롯한 그 어떤 자료에서도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개봉이 미뤄지지 않은 게 다행일지도요.

 

 사실 이 셋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셋의 이야기를 위해 일회적으로 소비된다는 인상이 강한 편입니다. 덕혜의 과거에만 등장하는 백윤식과 박주미야 그렇다치지만, 영화 내내 독립 운동을 함께하는 조연들은 덕혜-장한을 주축으로 한 옹주상륙작전(?)과 조금은 동떨어져 진행되며 영화의 의의를 억지로 형성하는 느낌이랄까요. 어쩌면 극중 최대 피해자인 소 다케유키의 과한(애초에 많지도 않지만) 비중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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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시작에 등장하는 자막대로, <덕혜옹주>는 실제 인물들과 사건에 픽션을 가미해 만든 작품입니다. 열어 본 뚜껑에 따르면 많은 이들의 우려를 따라가지는 않았지만, 극중 덕혜옹주와 독립 운동 사이의 연결점이 전혀 없었던 것 또한 아니었죠. '픽션'이라는 두 글자가 이와 같은 접근을 얼마나 대변해줄지는 알 수 없으나, 어찌 되었든 양측의 눈치를 살피며 최대한 안정적인 길을 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역사 의식의 결여라는 외적 비판과 전형적인 흐름이라는 내적 비판을 둘 다 피할 수 없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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