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 다운(The Get Down) 재능활용의 좋은예와 나쁜예

  • Jacinta
  • 2016-10-03 14:51:11
  • 709
  • 0
  • 0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4e9982d164db4b35b5a6be0d99703a22_1475472
<사진: 이하 netflix>

 

 

1970년대 후반 뉴욕은 이미 세계적 대도시가 되었지만 사우스 브롱크스는 그렇지 못했다. 가난한 이민자들의 터전 브롱크스는 열악한 삶의 환경도 부족해 끊임없이 화제가 이어지는 건물로 폐허나 마찬가지였다. 임대료만으로 수익을 챙길 수 없는 건물주들이 브롱크스 지역에 거주하는 가난한 10대 소년들을 꾀어 보험금을 노린 방화를 사주해 불안한 삶이 지속되는 곳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드 '겟 다운'은 딱히 탈출구라고는 보이지 않는 뉴욕 브롱크스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비상구에 도전하는 젊은 청춘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이다. 음악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답게 드라마의 8할은 소울과 디스코, 힙합 등 다양한 색의 음악이 이끌어간다. 

영화 물랑루즈에서 1800년대 후반 파리의 물랑루즈을 화려하게 재현했던 바즈 루어만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고 했을 때 드라마의 전체적인 윤곽이 짐작된 '더 겟 다운'은 시작부터 예상을 저버리지 않는다. 바즈 루어만 감독은 90여분에 달하는 1화를 직접 연출을 맡기도 했다. 클럽에서의 댄스장면에 이어 벌어지는 총격전은 이 드라마가 눈요기 만큼은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다짐을 보는듯했다.

 

 

 

4e9982d164db4b35b5a6be0d99703a22_1475472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내용은 소박한 편이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춘들. 그 중 학창시절부터 남다른 글쓰기 재주를 갖고 있음에도 소심한 성격의 지크와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에도 노래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는 마일린, 이 두 사람이 주축이 되어 각자 그리는 음악에 도전하며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거기에 양념처럼 당시 지배적인 인종차별과 가난의 정치사회적인 문제도 곁들여져 있다. 

 

 

 

4e9982d164db4b35b5a6be0d99703a22_1475472
 

 

아직 힙합이 대중화 되기 이전 흑인 음악은 역시 소울을 기반으로 한 음악이 대세였다. 남다른 성량으로 아버지가 목사로 있는 교회 성가대에서 실력을 뽐냈던 마일린은 유명한 가수가 되어 브롱크스를 벗어나는게 꿈이다. 오랜 친구 지크의 구애에도 쉽게 넘어갈 것 같지 않았던 마일린이 의외로 쉽게 다정한 연인이 되어 의아하긴 했지만. 그것이 바즈 루어만 감독이 그리는 여성 캐릭터의 한계인듯하다. 마일린은 기존의 보수적인 가치관에 맞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익숙하게 길들여진 생활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성공의 꿈을 그리는 캐릭터이다. 다행히 운이 좋았던 그녀는 자신의 꿈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목사 아버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가수의 꿈을 실현할 기회를 갖는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첫 노래. 성가대 느낌 물씬하는 원곡보다 경쾌한 리듬으로 믹싱된 후자가 더 좋은 건 왜일까?

 

 

4e9982d164db4b35b5a6be0d99703a22_1475473
 

 

랩퍼는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는 지크. 당시의 감성으로 마일린을 향한 구애의 시는 오글거리긴 했지만 아무 꿈도 없이 오늘의 시간을 의미없이 보내던 지크의 변화는 흥미롭다. 처음엔 짝사랑의 결실을 이루는 것에만 관심 있던 지크는 DJ를 꿈꾸는 샤오를 만나 새로운 음악세계를 경험하면서 서서히 주체적인 정체성을 찾아간다. 그의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지만 인종차별이 팽배했던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마일린에게 음악은 가장 잘하는 것이자 현실을 탈출할 수 있는 로또와 같은 희망이라면 지크에게 음악은 스스로 자립하고 주체성을 갖게 하는 성장의 도구이다. 그래서일까? 연인이 된 이후 마일린이 여전한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지크를 바라보려 한다면, 지크는  좀 더 넓은 시선으로 연인의 꿈을 지지하며 자신이 그리는 세상으로 찾아간다.

 

 

 

4e9982d164db4b35b5a6be0d99703a22_1475473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마일린의 음악은 우연한 기회에 클럽을 강타하고 이제 메이저로 진입할 일이 남았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겠지만 그녀에겐 가장 큰 장점인 사랑스러운 희망의 이미지가 있다.

 

 

 

 

 

Part 1 마지막 에피소드를 장식했던 지크와 DJ샤오, 친구들이 의기투합한 DJ 대결은 다소 채워지지 않는 이야기에도 이 드라마를 왜 봐야할지 충분히 알게 한다. 비록 서로 다른 길이지만 그들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음악. 이들의 음악이 더 좋은 이유는 음악적 재능을 성공의 발판으로 삼으며 맹목적으로 달려들지 않기 때문이다. 음악은 그들 삶에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처럼 삶의 활력소가 되어준다. 가난한 청춘에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그게 바로 겟 다운에서 느껴지는 음악의 힘이다.

 

 

4e9982d164db4b35b5a6be0d99703a22_1475473
 

 

여담. 윌 스미스 아들이 이렇게 잘 컸다니. 첫 등장부터 이상한 녀석으로 나온 디지. 인종과 성별을 넘어 토르와 잘되면 안되겠니?

 

 

 

 

네이버밴드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