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북미 박스오피스 폭망 영화 Top10

by. 겨울달

 

곧 2017년의 반이 지난다. 상반기 공개된 영화를 다양한 기준으로 중간 결산할 시점이 왔다. 올해도 여러 영화들이 극장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왔으나, 모든 작품이 골고루 사랑받지 못했다. 미국 영화매체 테이스트 오브 시네마에서 2017년 개봉작 중 지금까지 관객들의 관심을 받는 데 실패한 소위 ‘폭망’ 영화를 선정해 발표했다. (북미 개봉 기준) (원문 링크)

 

<이미지: Warner Bros.>

10. 언포게터블 (Unforgettable)

제작비: 1200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약 1516만 달러

<언포게터블>은 포스터도 괴상하고 예고편도 유치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엄연한 극장 개봉작이며, B급 퀄리티를 자랑하는 TV 영화가 아니다. 큰돈을 쓰지 않는 게 티가 나는 포스터와 광고 퀄리티는 어떻게든 관객의 눈을 잡아끌기 위해 필사적인 다른 영화의 홍보물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캐서린 헤이글과 로사리오 도슨의 연기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에로틱 스릴러인데 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재밌지도 않다는 평이다. 국내 개봉 소식은 아직 없다.

 

<이미지: 미디어로그>

9. 슬립리스: 크리미널 나이트 (Sleepless)

제작비: 3000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약 3101만 달러

제이미 폭스 주연의 범죄 액션 영화이다. 개봉 전 마케팅도 거의 하지 않았을뿐더러, 개봉 시기가 <패트리어트 데이>, <히든 피겨스>, <라라랜드> 상영 시기와 겹쳐 주목받지도 못했다. 내가 관객이라도 프랑스 스릴러를 괴상하게 리메이크(원작: 슬립리스 나이트, 2011)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보다는 오스카 수상작을 선택할 것이다.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란 기대도 없었지만 그 기대보다 낮은 성적을 거뒀고, 결국 영화 전체 수입은 제작비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홍보비용까지 생각하면 당연히 적자다.

 

<이미지: Warner Bros.>

8. 기동순찰대(CHiPs)

제작비: 2500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약 2550만 달러

<칩스>는 아마 북미에서는 깜짝 흥행한 <21 점프 스트리트>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랐겠지만, 희망사항으로 머무르고 말았다. 유명 TV 시리즈를 코미디 영화로 다시 만들었지만, 웃긴 영화보다는 괴상한 영화가 탄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댁스 셰퍼드가 연출을 맡았던 작품 중 비평가들에게 가장 혹평을 받은 데다가, 댁스 셰퍼드와 마이클 패냐가 <21 점프 스트리트>의 채닝 테이텀이나 조나 힐처럼 유명하지 않다는 것도 흥행 실패의 요인이다. 부정적인 입소문이 퍼지면서 결국 전 세계 흥행 성적은 제작비 회수에 그쳤으며, 당연히 홍보비용은 건지지 못했다.

 

<이미지: 20세기폭스코리아>

7. 더 큐어(A Cure for Wellness)

제작비: 4000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약 2656만 달러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흥행성적 10위에 랭크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하지만 그 외 작품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더 큐어>도 그런 선례로 남게 됐다. 청춘스타 데인 드한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영화’를 만들었다 자신했지만, 아쉽게도 제작비 회수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4천만 달러를 들인 호러 영화, 그것도 2시간 30분짜리 영화는 너무 길다. 그렇다고 영화도 정말 잘 만들었느냐? 썩토지수가 50%가 안 되는 걸 보면 볼까 싶다가도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컨셉과 영상미는 훌륭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인생 호러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

 

<이미지: 메인타이틀 픽쳐스/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

6.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The Space Between Us)

제작비: 3천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약 1479만 달러

<트와일라잇> 이후 영어덜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중에서 성공한 작품은 손에 꼽는다. <스페이스 비트원 어스>는 제작할 땐 <헝거 게임>을 목표로 했겠지만, 현실은 <다이버전트 시리즈: 얼리전트>보다 못한 흥행을 기록했다. 전체 예산 3천만 달러를 들인 이 영화의 수익은 고작 1479만 달러이다. 다른 영어덜트 영화나 SF 로맨스와 차별화에도 실패했고, 스크립트와 배우들의 연기도 이런 약점을 보완하진 못했다. 결국 아이사 버터필드의 충격적으로 파랗고 예쁜 눈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작품이 되고 말았다.

 

<이미지: ㈜시네마리퍼블릭/㈜이수C&E>

5. 드림 쏭(Rock Dog)

제작비: 6천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약 2080만 달러

뮤지션을 꿈꾸는 경비견 ‘버디’가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중국 자본이 투입되고 할리우드의 실력파 제작진을 기용해 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처참한 실패다. 일단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이후 루크 윌슨, J.K. 시몬스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참여한 더빙판으로 북미에서 개봉했지만 역시나 흥행 실패였다. 게다가 상반기 개봉한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인 <레고 배트맨 무비>, <보스 베이비>, <스머프: 비밀의 숲>이 모두 할리우드의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작품인 상황에서 <드림 쏭>은 여러모로 경쟁에 뒤쳐진 느낌이 강했다.

 

<이미지: 워너브라더스코리아>

4. 킹 아서: 제왕의 검(King Arthur: Legend of the Sword)

제작비: 1억 7500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약 1억 3426만 달러

지난달 전 세계 개봉한 <킹 아서: 제왕의 검>은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계속 상영하고 있지만, 그 수입을 합쳐도 1억 5000달러 정도에 머무를 듯해 제작비 회수는 어려워 보인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이지만 막상 개봉하고 보니 영화가 아니라 주연배우인 찰리 허냄만 유명해졌다. 가이 리치는 몇 년 전부터 내놓는 영화마다 흥행에 실패해 왔다. <맨 프롬 엉클>, <킹 아서: 제왕의 검>으로 가이 리치는 흥행 파워가 아니라 잘생긴 배우를 더 잘생겨 보이게 하는 능력이 세계 최고라는 것만 보여준 듯하다. 이쯤 되면 그가 연출을 맡을 디즈니의 <알라딘> 실사 리메이크 영화가 걱정이다.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3.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Ghost In The Shell)

제작비: 1억 1000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1억 6980만 달러

제작비와 흥행 수익만 놓고 보면 높은 순위가 아닌 것 같지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이유가 있다. 제작사 파라마운트의 제작비만큼 들었을 홍보비용까지 고려하면,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의 적자는 6천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제작 전 캐스팅 단계부터 ‘화이트 워싱’ 논란을 일으켰고, 원작 팬들의 우려까지 전해져 개봉 전부터 흥행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막상 개봉한 영화는 원작의 철학 대신 화려한 비주얼을 선택했다는 비판은 있었으나 전체적인 비평은 반반이었다. 기대 이상의 영화였지만 그 우려를 모두 뒤집을 만큼은 아니기도 했다.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2. 몬스터 트럭(Monster Trucks)

제작비: 1억 2500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6449만 달러

<몬스터 트럭>은 한국에서 2차 서비스로 직행한 작품이다. 북미에서도 2015년 제작을 완료했지만, 개봉을 미루고 미루다 2017년에 겨우 개봉했다. 어린이/청소년 콘텐츠의 강자 니켈로디언이 제작하고, <엑스맨> 시리즈의 루카스 틸 등 유명 배우가 참여했으나, 어린이용 영화라는 것을 감안해도 유치하다는 평가가 많다. 메타크리틱 스코어는 비평가도 관객도 모두 한마음으로 이 영화에 반반 정도의 반응을 보였기에 입소문을 타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북미에서는 소위 ‘버리는 달’이라고 하는 1월에 개봉했으니, 애초에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이미지: Open Road Films>

1. 더 프라미스(The Promise)

제작비: 9000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 822만 달러

<더 프라미스>는 A급 스타(오스카 아이삭, 크리스찬 베일) 두 사람을 주연으로 기용하고, 단편영화로 아카데미를 수상한 테리 조지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이다. 연기력 검증된 배우와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의 환상적인 프로젝트로 기대됐지만 그 결과는 처참했다. 로튼토마토 토마토미터나 메타크리틱 스코어는 50% 즈음으로 다소 엇갈린 성적을 받았지만, 블록버스터가 아니기 때문에 비평 성적은 기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아르메니아 대학살’ 사건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터키를 중심으로 사건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IMDB에 몰려들어 평점 테러에 열 올렸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것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홍보가 부실했다는 것이다. 제작비를 9천만 달러를 들였으면 제작비 회수를 위해서라도 돈을 들여서 홍보해야 하지 않을까? 아직 국내 개봉 소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