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오다

‘희생부활자’ 관전 포인트 4가지

 

by. 한마루

 

 

희생부활자(Resurrected Victims)란 ?

소설 속 상상력은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된다. 곽경택 감독이 <극비수사> 이후 연출을 맡은 <희생부활자>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박하익의 [종료되었습니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자들이 다시 살아나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살인범에게 복수한 뒤 자연 소멸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운 소설이다.

 

관전 포인트 ① 새로운 소재

 

<이미지: 쇼박스>

 

죽음에서 부활한다는 전제는 같지만, 복수 후 사라지는 ‘희생부활자’는 공포영화 속 ‘원귀’나 ‘좀비’와 다른 미스터리한 존재다. 온전히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이러한 설정은 실제로도 가능할까. 이에 대해 곽경택 감독은 희생당한 사람들이 부활하는 원작의 설정에 나름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 사법 처리를 피한 가해자들 앞에 희생자들이 나타나 물리적인 복수를 하고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난 사례가 있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희생부활자’란 소재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관전 포인트 ② ‘국민 엄마’ 김해숙이 연기한 ‘특별한’ 엄마

 

<이미지: 쇼박스>

 

TV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중견 배우 김해숙을 한 마디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가씨>의 사사키 부인, <암살>의 아네모네 마담, <도둑들>의 씹던껌 등 매 작품마다 강한 인상을 남기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배우 김해숙’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은 ‘엄마’다.

올해 개봉한 <재심>을 비롯해 <깡철이>, <해바라기>, <우리 형>, <박쥐> 등 수많은 작품에서 ‘엄마’를 연기해왔다. 김해숙이 연기하는 ‘엄마’는 작품마다 다르다. 가슴 절절한 모성애를 가진 ‘엄마’부터 섬뜩하게 일그러진 모성애를 가진 ‘엄마’까지, 김해숙이 연기하는 ‘엄마’는 그래서 더 특별하다. <희생부활자> 속 ‘명숙’은 이제까지 보여줬던 ‘엄마’와 상반되는 모습으로 관객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비가 쏟아지던 날, 명숙은 아들에게 건네줄 돈을 갖고 기다리던 중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다. 7년 후, 다시 살아 돌아온 명숙은 차가운 표정으로 아들을 공격한다. 오직 복수만을 생각하는 명숙은 모성애로 통용되던 기존의 엄마와 전혀 다르다. 그동안 ‘국민 엄마’로 불리던 베테랑 배우 김해숙이 이번 작품에서 보여줄 ‘특별한 엄마’가 기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관전 포인트 ③ 11년 만에 스크린에서 재회한 김해숙 & 김래원

 

<이미지: 쇼박스>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 속이 시원했냐!!”라는 일갈은 김래원을 대표하는 명대사다. 이 대사가 나왔던 <해바라기> 역시 김래원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희생부활자>는 배우로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김래원의 제2의 대표작이 될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희생부활자>는 <해바라기>와 공통점을 갖는 영화다.

바로 김해숙과 김래원의 만남이다. <해바라기>에서 자식을 죽인 원수 오태식을 아들처럼 대해준 덕자로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던 두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는 아들을 죽이려는 엄마와 혼란에 빠진 아들이라는 모자 관계로 등장한다. 이전보다 복잡다단한 캐릭터와 관계를 어떻게 호흡을 맞췄을지 기대된다.

 

<이미지: 쇼박스>

 

<희생부활자> 속 모자 관계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핏줄로 이어지지 않아도 뜨겁게 감싸줬던 덕자와 달리 명숙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한다. 모성애와 거리가 먼 관계다. 명숙은 왜 아들을 공격할까. 예고편 속 의미심장한 대사와 상황은 관객을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진홍은 누나 희정에게 그때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지만, 모른다고 잡아뗐다는 모호한 답변을 듣는다. 진홍의 누나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길래 경찰에게도, 동생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일까. 다시 돌아온 엄마의 공격으로 살인범으로 몰리는 아들. 과연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관전 포인트 ④ 명품 조연 배우: 성동일 × 전혜진 × 장영남

 

<이미지: 쇼박스>

 

희생부활자를 은폐하려는 국정원 요원, 7년 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진홍을 의심하는 경찰, 엄마가 돌아온 사실을 알리는 진홍의 누나로 각각 성동일과 전혜진, 장영남이 출연한다. <희생부활자>의 신선한 소재를 더욱 빛나게 할 연기파 배우가 합세한 것이다.

그동안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성동일은 웃음기를 빼고 차갑고 진중한 성격의 국정원 요원으로 등장한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범죄자들보다 더 냉혹한 수사관으로 열연했던 전혜진은 저돌적인 성격의 경찰로, <공정사회>에서 복수를 위해 강인한 아줌마로 탈바꿈했던 장영남은 그때와 전혀 다른 순박한 누나로 출연해 영화의 긴장감을 배가 시킨다.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희생부활자>는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