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찾아온 미세먼지와 황사로 목은 칼칼하고 얼굴마저 따갑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면 마치 안개가 낀 듯 뿌연 하늘을 조우하게 된다. 청명한 하늘을 언제 봤을까 싶을 만큼 계속 이어지는 미세먼지의 기승으로 외출하기 전부터 더럭 겁이 나고 바라만 봐도 답답하다. 외출이 무서운 당신을 위해 코믹 액션부터 대자연의 위엄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까지 가슴속까지 뻥 뚫리게 만드는 넷플릭스 추천작을 소개한다.

 

 

 

베이비 드라이버 – 완벽한 플레이 리스트와 함께하는 전력 질주

 

 

 

가히 천재적인 운전 실력과 빠른 판단력을 자랑하는 베이비는 어릴 적 당한 사고로 인한 이명 때문에 늘 귀에 이어폰을 달고 산다. 당장 경찰을 따돌려야 하는 긴박한 순간에도 적절한 배경음악 없이는 달리지 않는 베이비 때문에 덩달아 조바심이 나기도 하지만, 그 덕에 영화를 보는 2시간가량의 러닝타임 내내 뛰어난 선곡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뜨거운 녀석들], [새벽의 황당한 저주], [지구가 끝장나는 날] 등의 3부작으로 유명해 골수팬이 많은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작품인 만큼 특유의 유쾌한 감성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관심사라고는 음악과 선글라스밖에 없던 그 앞에 나타난 운명의 그녀 데보라 때문에 삶에 욕심이 생긴 베이비는 예상치 못한 일들을 벌이며 종반에는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도 한다. 그럼에도 감각적인 오프닝 시퀀스로 단숨에 마음을 사로잡는 이 영화는 2시간 내내 주인공과 함께 달리는 듯한 쾌감을 선사할 테니 시야도 마음도 답답한 이들을 위해 추천한다.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집 – 나무 한 그루도 자를 수 없어! 광활한 대자연 속 지어진 드림 하우스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꽉 막힌 좁은 공간에 살게 되었다. 자연을 느끼기 위해 역으로 산과 바다로 찾아가야 하는 요즘, 다큐멘터리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집]은 자연 속에 그대로 들어간 듯 알맞게 지어진 전 세계의 멋진 집들을 소개한다. 일교차가 큰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흙집부터 바위 틈 위에 소금기 가득한 파도를 품으며 만들어진 콘크리트 집까지 다양한 집들이 외관에서부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자연 속에 집을 짓는 것은 대자연을 있는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 자연의 일부가 되길 자처한 순수한 열정의 건축가와 집주인들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땅속, 사막, 숲속 등 예상치 못한 놀라운 곳에 자리 잡은 집들은 주인의 오랜 꿈과 이상이 그대로 투영된 실체이다. 집주인들은 바쁜 일상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날리고, 가족들과 잠깐이라도 양질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몇 년에 걸쳐 적지 않은 돈과 열정을 쏟아부었다.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집]에서 상상의 실현 그 끝이 무엇인지 무한한 디자인적 영감을 받아보자.

 

 

 

닥터 스트레인지 – 현실을 벗어나 진정한 신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속이 뻥 뚫리게 만드는 영화에는 액션 판타지물이 빠질 수 없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자기 잘난 맛에 취해 살고 있던 닥터 스트레인지가 사고로 의사의 생명과도 같은 손을 크게 다치면서 겪게 되는 모험을 그렸다. 영험한 힘으로 손을 다시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스승을 찾아 전 재산을 털어 무작정 네팔로 떠난 그는 마침내 스승 에인션트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그에게 ‘믿음을 통해 몸을 치유할 수 있다’는 에인션트의 말이 통했을 리 만무하다. 결국, 에인션트는 자신의 힘으로 그동안 그가 눈으로는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신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그녀의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쳐 점점 순응해가던 닥터 스트레인지는 빨간 망토를 통해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되고 그렇게 또 다른 히어로가 탄생한다. 시공간을 무한대로 뒤트는 장면들과 긴박감 넘치는 액션은 한번 본 사람도 다시 보게 만드는 화려한 시각효과를 자랑한다. 하다못해 이제는 망토와의 케미마저도 대폭발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역의 베네딕트 컴버베치를 넷플릭스에서 만나보자.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 시즌 2 – 시종일관 ‘아이 돈 케어!’ 마인드 좀비의 사이다 같은 이야기

 

 

드류베리 모어의 전례 없는 상큼 발랄 좀비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던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가 지난 23일 시즌 2로 다시 돌아왔다. 평범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완벽한 삶을 살고 있던 주인공 쉴라가 어느 날 대량의 구토를 하게 된 이후 하루아침에 좀비가 되어버리면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은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는 의문의 실종사건이 연이어 일어나 더욱 긴장감 넘치는 쉴라 가족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한편, 쉴라의 상상 초월 만행이 이제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남편 조엘과 딸 애비는 다소 잔혹할 수도 있는 장면들을 웃어넘기게 만드는 감칠 연기를 선보인다. 보는 이도 버거울 정도로 늘 기운 넘치는 쉴라에 “정말 하루라도 계획대로 되는 날이 있으면 좋겠어!”라고 외치는 조엘이지만, 시즌 2에도 여전히 쉴라만을 바라보는 모습에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새롭게 공개된 쉴라와 또 다른 언데드와의 대면, 그리고 점점 감추기 힘들어지는 사건들로 구성된 시즌 2로 답답한 하루를 시원하게 날려보자.

 

(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