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상관없지만, 알면 더 재미있는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판타지 장르의 매력은 ‘무한한 상상력’에 있다. 판타지 장르 작가들은 마법이나 괴물처럼 현실에는 없지만 있을 법한 소재를 이용해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거기서 비롯되는 재미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동안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 작품은 셀 수 없이 많다.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나 ‘판타지의 아버지’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둘과 함께 항상 언급이 되는 작품이 바로 J.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다.

 

1997년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된 <해리포터>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앞서 언급한 <나니아 연대기>와 <반지의 제왕>보다 먼저 영화화가 된 것, 프리퀄 영화 시리즈 [신비한 동물]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전 세계에 얼마나 많은 ‘포터헤드’가 있는지 입증한다. 국내에서는 17년 만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4DX로 재개봉해 지금까지 26만 명 이상이 관람하기도 했다. 그래서 준비했다. 2000년대 초, 우리를 마법 세계로 인도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살펴보자.

 

 

1. 외모가 좀 달라도 큰일나지 않아요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Jim Kay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캐스팅 담당자들은 원작과 아역배우의 싱크로율을 굉장히 중시했다. 이들에게 큰 고민거리가 있었는데, 바로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푸른 눈동자(원작 해리는 녹색)와 엠마 왓슨의 고른 치열(원작 헤르미온느는 앞니가 튀어나옴)이었다. 제작진은 이를 컬러렌즈와 틀니로 해결하려 했으나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렌즈 알레르기와 엠마 왓슨의 어색한 대사처리 때문에 결국 아역들의 모습 그대로 촬영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들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게 되면서 제작진의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여담으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자세히 보면 초중반까지는 해리의 눈동자가 녹색이었다가 이후 계속 푸른색임을 알 수 있으며, 이 작품에서 지나치게 부스스한 머릿결 때문에 ‘작은 해그리드’처럼 보였던 헤르미온느는 엠마 왓슨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후 시리즈부터는 자연스러운 파마머리로 출연했다.

 

 

2. 촬영도 하고 숙제도 하고, 일석이조!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아역배우들에게 연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학업이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 배경은 마법학교 호그와트, 그만큼 수업에 참여하거나 공부를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제작진은 아역들이 해당 장면들을 촬영할 때 실제 학교 숙제를 풀게 해 더욱 현실감 넘치는 학교 생활을 묘사했다고 한다. 학업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학습지 푸는 것도 귀찮았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니 아역들에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3. ‘세베루스 스네이프’의 비밀을 처음부터 알았던 알란 릭맨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세베루스 스네이프’. 이름만으로도 [해리포터] 팬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시리즈 초반부에는 그저 ‘해리를 괴롭히는 악랄한 슬리데린 교수’인 줄 알았지만, 사실 [해리포터] 세계관에서 가장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다. 그렇기에 영화화될 때 “누가 스네이프를 연기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했고,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캐스팅 당시 J.K. 롤링이 직접 나서서 선택한 배우가 바로 알란 릭맨이다. 롤링은 캐릭터 이해를 돕기 위해 알란 릭맨에게 마지막 소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에서 밝혀지는 스네이프의 비밀까지 미리 알려주었다고 하는데, 알란 릭맨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던 셈이다.

 

 

4. J.K. 롤링의 고집 때문에 놓친 명배우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J.K. 롤링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캐릭터들을 ‘영국 배우’가 맡아야만 한다는 이상한(?) 고집이 있었다. 극중 그린고트 은행의 고블린 ‘그립훅'(번 트로이어, 미국) 목소리를 영국인에게 더빙시키고, ‘수잔 본스’를 연기한 엘레노어 콜럼버스(크리스 콜럼버스의 딸, 미국)에게는 대사 한마디를 안 줬을 정도다. 그나마 ‘덤블도어’를 연기한 리처드 해리스(아일랜드) 정도가 몇 안 되는 非 영국인 캐스트 중 한 명이었다.

 

롤링의 이런 고집 때문에 놓친 명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그 유명한 로빈 윌리엄스다. 그는 “출연료를 받지 않아도 좋으니 ‘해그리드’ 역을 맡고 싶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강한 열의를 보였는데, 애석하게도 ‘해그리드’는 롤링이 직접 캐스팅한 로비 콜트레인에게 돌아갔다. [해리포터]의 배경이 영국인만큼 자국 배우를 캐스팅한 것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 편으로는 씁쓸하다.

 

 

5. 호그와트 촬영 비하인드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제작진은 호그와트 촬영 로케이션으로 캔터베리 대성당을 점찍었다. 그러나 캔터베리 측에서 “가톨릭 교회에서 ‘이교도 형상화(마법)’을 홍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거절의사를 표하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이후 글로스터 대성당에서 허락해 호그와트 장면들 중 일부를 성당 내부에서 촬영할 수 있게 되었는데, 대성당 주임사제 니콜라스 버리가 <해리포터> 시리즈의 엄청난 팬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글로스터 대성당이 촬영 로케이션으로 사용된다는 소식에 일부 지역 주민들은 반발했다. 이들은 신성모독이라며 지역 신문사에 항의 편지를 수도 없이 보냈을 뿐만 아니라 촬영을 방해하기 위해 시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는데, 정작 시위 현장에는 한 명만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