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넷플릭스

 

범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많이 등장했다. 어떤 사건을 바탕으로 서사를 재구성하기도 하고, 때론 악명 높은 범죄자를 모티브로 삼아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드라마틱한 누아르, 스릴러에서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포 영화까지 그 장르도 천차만별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는 이름만 대도 알 정도로 유명했던 범죄자들이 핵심으로 등장하는 실화 바탕 영화가 등장했다. 바로 <하이웨이맨>이다.

 

이미지: 넷플릭스

 

주인공은 케빈 코스트너와 우디 해럴슨이 연기한 프랭크 해머와 메이니 걸트. 이들은 실존했던 인물들로, 전설적인 텍사스 레인저들이다. 한때 위험한 범죄자들을 수색하고 처리하는 일을 도맡았던 텍사스 레인저들은 한물간 카우보이 취급을 받으며 의회에 의해 해체되어 강제로 은퇴를 맞이한다. 그러나 그 유명하고도 악명 높은 범죄자 커플인 보니와 클라이드가 탈옥해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하고 경찰과 정부 요원들이 오랜 기간 동안 아무런 소득을 이뤄내지 못하자 텍사스 레인저를 다시금 불러들여 의뢰를 맡기고자 한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은행 강도와 살인을 일삼던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다. 피도 눈물도 없이 무수히 많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맞물려 마치 로빈 후드처럼 영웅으로 추앙받는 분위기였고 심지어 영화배우처럼 엄청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인생 자체가 파란만장했던 이 커플은 대중매체의 사랑을 받아 드라마와 영화 등 여러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각종 2인조 범죄자 캐릭터의 모티브가 되었다.

 

이미지: 넷플릭스

 

수많은 사람들과 경찰, 보안관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았던 보니와 클라이드였기에 그들의 흔적을 따라잡기 어렵다. 결국 주지사는 전 텍사스 레인저를 찾게 되고, 프랭크는 고속도로 순찰직이라는 제한된 권한을 받은 채 죽음을 각오하고 임무를 수락한다. 이 영화의 제목이 <하이웨이맨>인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프랭크는 임무를 함께 수행하기 위해 전 동료인 메이니와 함께 팀을 이루지만,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된 그들이 다시 총을 집어 들기란 쉽지 않다.

 

아무 소득을 내지 못했음에도 그들을 비웃던 수사관들과는 달리, 프랭크와 메이니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노련하게 보니와 클라이드를 추적한다. 희생자를 마주할 때,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시민들이 보니와 클라이드를 옹호하고 보호하는 것을 볼 때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프랭크와 메이니의 미묘하게 다른 감정선은 많은 대사 없이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묵직하고 선명하게 울린다. 마침내 보니와 클라이드를 따라잡아 기관총을 연사하고, 그들이 쏴댄 총알 수만큼 무수히 몸에 박힌 총알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 보니와 클라이드를 마주하며 기나긴 추격전이 끝을 맺는다.

 

이미지: 넷플릭스

 

화려한 추격전과 총격전이 등장하는 여느 범죄 영화와는 다른 결을 따른다. 범죄자들과 범죄 행위를 자세히 그리기보다는 그들을 추격했던 레인저들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으며, 인물 간의 감정과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것을 생생히 그려내는 케빈 코스트너와 우디 해럴슨의 연기가 잔잔한 드라마처럼 흘러가는 영화에 큰 파문을 일으킨다. 새로운 관점으로 그려낸 보니와 클라이드의 영화를 찾는 관객에게, 이 영화가 적격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