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테크 기업들이 지난 분기 또는 한 해 실적을 발표했다. 각 기업의 실적 보고를 통해 그동안 기업의 활동뿐 아니라 전체 산업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미디어 업계 지각 변동을 일으킬 합병까지 많은 일이 있었던 작년과 올해, 엔터 기업과 테크 기업은 어떤 성과를 올렸을까? 지난 2주간 발표된 할리우드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기업(바이아컴 제외)과 주요 테크 기업의 실적 보고 내용을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디즈니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는 2019년 2분기에 월 스트리트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총 매출은 약 149억 2천만 달러로 예측치보다 약 4억 달러 이상 앞섰다. ESPN과 테마파크 사업에서 큰 수익을 올리며 방송 분야 매출 감소를 메웠다는 분석이다. 영화 부문에선 [캡틴 마블]이 12억 달러 성적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했지만, [블랙 팬서]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는 미치지 못해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흥행 성적, 폭스와의 합병은 2분기엔 포함되지 않아, 올해 디즈니가 올린 가장 큰 성과는 다음 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다. [엔드게임] 이후 [알라딘], [엑스맨: 다크 피닉스], [토이 스토리 4], [라이온 킹] 등이 개봉 대기 중이며,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가 하반기 서비스를 개시한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에 따르면 워너미디어에 이어 컴캐스트의 훌루 지분도 인수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으며, 디즈니 매출을 견인하는 마블 영화의 다음 라인업은 올 여름 공개된다.

넷플릭스

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신규 가입자가 960만 명 증가해, 현재 전 세계 가입자는 1억 4890만 명에 달한다. 미국 내 174만 명, 해외 786만 명으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매출 또한 45억 2천만 달러로 예상치를 넘어선 성적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CEO 리드 해이스팅스는 “콘텐츠의 차별성 덕분에 새롭게 스트리밍 서비스에 입성할 경쟁자들이 회사 성장에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의 2분기 전망은 다소 낮은 편이다. 애플, 디즈니 등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넷플릭스보다 접근성, 친숙한 라이브러리, 낮은 요금제 등으로 사용자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올해도 콘텐츠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며, 시장은 17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 부채를 다소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AT&T(워너미디어)

이미지: HBO

워너미디어 모기업 AT&T는 2019년 1분기의 엇갈린 성적표를 공개했다. 작년 합병 완료한 워너미디어는 예측치 84억 5천만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83억 8천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수익률도 26.8%로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TV 서비스에선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DirecTV는 1분기에 가입자 83만 명이 빠져나갔다. AT&T는 코트 커팅이 가속화된 시장 상황에 발맞춰 올해 워너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베타 버전을 선보인다. AT&T 최고재무관리자 존 스티븐스는 워너미디어의 성장을 기업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워너미디어가 모기업과 산업도, 문화도, 작동 방식도 다름을 인정하며 “통신 기업의 회계 담당자가 콘텐츠 기업 문화를 해치기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소니(소니픽쳐스)

이미지: 소니 픽쳐스

소니는 작년 한 해 엄청난 실적 상승을 보여주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2018년은 2017년보다 22% 상승한 80억 달러를 기록했다. 게임 분야의 급성장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영화는 작년 소니 픽쳐스 매출을 견인한 [스파이더맨: 홈커밍]이나 [쥬만지: 새로운 세계] 수준의 흥행을 기록하지 못했다. 2018년엔 [베놈]이 깜짝 흥행했고 [몬스터 호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TV 분야는 프로그램 라이선싱 사업의 매출이 다소 감소했다. 대신 홈 엔터테인먼트는 작년 흥행작들이 꾸준히 선전했으며 극장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며 전체 매출은 상승했다. 앞으로 소니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쿠엔틴 타란티노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기대작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컴캐스트(NBC유니버설)

이미지: UPI 코리아

컴캐스트의 지난 1분기 실적은 269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 273억 달러에 살짝 미치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중 미디어 분야는 실적 상승과 감소가 엇갈렸다. NBC 등 TV 채널 사업은 작년 1분기 평창 동계올림픽과 슈퍼볼 중계로 기록한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케이블은 9.2%, 방송은 29.4% 감소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매출 전체는 각 3%, 7% 상승했다. 유니버설 영화 스튜디오는 [드래곤 길들이기 3]와 [어스]의 흥행으로 작년 1분기보다 7.4% 상승한 18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인수한 유럽 유료 채널 Sky는 환율 영향으로 매출이 5% 감소했다. 컴캐스트는 현재 미국 NBC와 유럽 Sky를 연계한 뉴스 네트워크 론칭을 고려하고 있다.

아마존, 애플, 알파벳(구글)

이미지: Apple

아마존의 2019년 1분기 매출은 작년보다 17% 상승한 59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 파이어 TV가 현재 사용자가 3천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TV 셋톱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애플의 2019년 2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도는 5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은 현재 하드웨어 중심의 매출 구조를 애플 페이, 애플 뮤직 등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으며, 올 하반기 선보일 애플 TV+는 변화의 정점이 될 것이다. 애플 TV 서비스에 제공될 스타즈, CBS 올 액세스 등 제삼자 서비스에서 받을 수수료도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시장 예측치에 한참 밑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이 부분엔 EU가 시장지배적 지워 남용을 이유로 구글에 부과한 과징금 17억 달러가 큰 영향을 미쳤다. 구글의 진보 편향적 알고리듬은 보수 정치인들의 공격을 받았으며, 유튜브는 논란이 될 만한 영상을 제대로 관리, 통제하지 못한다는 우려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