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주차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큰 순위 변동은 없었다. 국내 박스오피스 톱3 자리를 차지했던 [인비저블맨]과 [1917],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지난주와 같은 순위로 주말을 마무리했지만, 세 작품의 주말 관객수를 모두 합해도 20만 명에 못 미칠 정도로 극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없다. 코로나19의 2차 확산 이후, 국내 극장계는 매주말마다 ‘최악’을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에 이어 3-4월 개봉 예정이던 할리우드 기대작 [뮬란]과 [007 노 타임 투 다이]까지 개봉을 미루면서 극장들은 ‘구작 재개봉’을 택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번주 국내 신작으로는 [악몽]과 [용길이네 곱창집]이 있으며, 외화로는 [리암 갤러거]와 한 차례 개봉을 미뤘던 [다크 워터스]가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외화 기대작들의 흥행 부진도 뼈아프지만, 무엇보다도 한국 영화가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게 정말 아쉬운 나날이다.

1. 인비저블맨 (2020.02.26 개봉) ( – )

이미지: UPI 코리아

주말 관객수/매출액: 85,171명 (-21.5%) / 약 7억 8,200만원
누적 관객수/매출액: 314,598명 / 약 27억 3,900만원
스크린수: 702 (-40)
좌석판매율/점유율: 7.4% / 22.6%

유니버설 픽쳐스 신작 인비저블맨이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그나마 경쟁작이라 부를 수 있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이 3월 5일에서 4월로 개봉을 미루면서 어렵지 않게 1위를 지켜냈지만, 기뻐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주말 관객수 8만 5,000여 명에 누적 관객수 31만 4,500여 명이라는 성적은 ‘2주 연속 1위’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초라한 수준이며, 현재 국내 극장가가 얼마나 침체된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예시라 할 수 있다.

2. 1917 (2020.02.19 개봉) ( – )

이미지: (주)스마일이엔티

주말 관객수/매출액: 60,568명 (-19.3%) / 약 5억 8,800만원
누적 관객수/매출액: 538,686명 / 약 49억 6,700만원
스크린수: 599 (-58)
좌석판매율/점유율: 6.8% / 17.6%

유니버설 픽쳐스 [1917]이 순위 변동 없이 2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사흘간 6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3주차 누적 관객수는 53만 8,600여 명, 아직까진 총 관객수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뒤쳐졌으나 다음 주말에는 순위뿐 아니라 관객 지표에서도 앞지를 듯하다. 흥행에 다른 이유도 많겠으나, 아무래도 고정적인 소비층이 있는 IMAX 상영관에서 꾸준히 상영 중인 게 힘든 상황에서도 이 작품이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3.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2020.02.19 개봉) ( – )

이미지: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주말 관객수/매출액: 30,391명 (-48.2%) / 약 2억 8,000만원
누적 관객수/매출액: 568,276명 / 약 49억 3,000만원
스크린수: 491 (-188)
좌석판매율/점유율: 5.1% / 11.6%

3위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다. 지난주 관객수가 75% 가까이 감소하며 1917에 2위를 내어주었는데, 이번에도 주말 관객수가 절반으로 뚝 떨어지면서 고작 3만여 관객의 선택을 받았을 뿐이다. 개봉 3주차까지의 누적 관객수는 56만 8,000명, 코로나19 2차 확산에 다른 작품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사실상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작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라 말해도 무방하다. 만약 개봉일을 미루지 않고 2월 12일에 개봉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4. 작은 아씨들 (2020.02.12 개봉) ▲ 1
주말/누적 관객수 – 18,758 / 813,021

5. 정직한 후보 (2020.02.12 개봉) ▼ 1
주말/누적 관객수 – 17,629 / 1,477,107

6. 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 (2020.03.05 개봉) ( NEW )
주말/누적 관객수 – 10,157 / 14,781

7. 울프 콜 (2020.03.05 개봉) ( NEW )
주말/누적 관객수 – 10,125 / 13,914

8. 젠틀맨 (2020.02.26 개봉) ▼ 2
주말/누적 관객수 – 8,902 / 71,329

9.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2020.02.26 재개봉) ▼ 2
주말/누적 관객수 – 8,893 / 1,823,867

10. 어바웃 타임 (2020.03.05 재개봉) ( NEW )
주말/누적 관객수 – 8,883 / 3,418,443

12. 찬실이는 복도 많지 (2020.03.05 개봉) ( NEW )

이미지: 찬란

주말 관객수/매출액: 5,698명 / 약 4,940만원
누적 관객수/매출액: 8,938명 / 약 7,530만원
스크린수: 241
좌석판매율/점유율: N/A

10주차의 유일한 한국영화 개봉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12위로 주말 박스오피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갑작스레 실직자로 전락한 영화 프로듀서 찬실이 인생의 굴곡과 함께 예기치 못한 복을 마주하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영화는 감독 김초희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거머쥔 만큼 작품성과 재미는 어느 정도 보장되었지만, 안 그래도 상영관이 적게 배정되는 예술 영화인 데다가 극장과 영화 산업이 모두 어려운 시기에 개봉해 빛을 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