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극장 개봉작 3편과 지난주 공개된 넷플릭스 신작 2편 후기


오케이 마담(OK! MADAM) – 코미디는 평타, 액션은 나이스!

이미지: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에디터 혜란: ★★★ 코미디를 기대하고 갔는데 액션 맛집을 발견했다. [오케이 마담]은 생애 첫 해외여행을 나선 미영과 석환 가족이 항공기 납치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제목이 홍콩영화 [예스 마담]의 오마주인데, 작품 속 코미디와 격투 액션 덕에 그 시절 영화들이 떠오른다. 코미디 수위는 적절하다. 뭔가를 더 하려고 억지를 부리지 않고, 현실에서 발견한 캐릭터는 등장하지만 풍자를 욕심내지 않는다. 코미디에서 누른 기운은 액션에서 폭발한다. 격투 장면은 좁은 비행기 안이란 공간적 특징을 살리고, 다양한 소품과 무기를 사용해 관객의 웃음과 탄성을 자아낸다. 엄정화는 액션도, 코미디도 모두 잘하고, ‘미영’ 캐릭터에 그만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불어넣었다. 박성웅 또한 액션 없이 코미디 연기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단 걸 증명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들보단 한결 가볍고 유쾌해서 부담 없이 즐겁게 볼 만하다.

반교: 디텐션(Detention) – 이만한 게임 원작 영화가 있었나?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에디터 영준: ★★★☆ 역시 귀신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다. 동명 게임이 원작인 [반교: 디텐션]은 1960년대 백색공포 시대의 대만을 살아가는 두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그린다. 학교에서 잠든 팡루이신은 깨어난 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멀쩡하던 학교는 폐교처럼 변해버렸고, 끔찍한 환영과 원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나타난 후배 웨이중팅과 함께 학교를 벗어나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교문 밖 현실이 아닌, 모든 것의 시작인 끔찍한 진실뿐이다. [반교: 디텐션]은 ‘공포 요소가 가미된 시대극’에 가까운 작품이다. 장제스 집권 시기의 비극적인 현대사가 영화의 ‘공포’이자 핵심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중적인 공포 영화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이를 화면에 담은 빼어난 영상미, 배우들의 호연은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원작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든 영화. 아, 중후반부의 로맨스는 조금 과했던 것 같기도 하다.

작은 소망(The Last Wish) – ‘위대한 소원’에서 웃음보다 눈물을 더한 순한맛 ★★★

이미지:  ㈜콘텐츠판다

에디터 홍선: ★★★ 한국영화 [위대한 소원]이 감성적인 순한맛으로 돌아왔다. [작은 소망]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고원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두 친구가 벌이는 소동을 담은 작품으로, 안재홍, 류덕환, 김동영이 출연해 많은 웃음을 건넸던 [위대한 소원]을 리메이크했다. 원작과 여러모로 비슷하지만 중심 설정에 변화가 생겼다. 주인공의 마지막 소원이 ‘첫 경험’에서 ‘연애’로 바뀌면서 원작이 가지고 있던 거침없는 19금 코미디가 많이 줄었다. 반면, 영화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은 원작에 있었던 부분을 그대로 가져와 리메이크만의 색다른 아이디어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대로 오리지널보다 못한 리메이크가 되는가 싶었지만, 원작에는 없던 내용이 추가되면서 뜻밖의 감동을 자아낸다. 죽음을 앞둔 고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더해 오리지널에서 다소 모호하게 다뤘던 메시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원작보다 웃음기와 아이디어는 덜하지만, 정서적인 측면을 강화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워크 잇(Work It) – 풋풋한 사랑스러움 가득한 2020년 버전 ‘스텝업’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원희: ★★★ 풋풋하고 상큼한 하이틴 느낌을 물씬 풍기는 댄스 영화를 찾는다면, [워크 잇]이 제격이다. 춤을 출 줄 모르는 퀸이 꿈에 그리던 대학에 가기 위해 팀을 만들어 ‘워크 잇’ 댄스 대회에 출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일단 출연진부터 믿음직스럽다. 주인공 사브리나 카펜터는 디즈니 요정이라 불릴 정도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가수 겸 배우고,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2]에 등장했던 남자 주인공 조던 피셔는 유명 뮤지컬 [해밀턴]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그 외에도 라이자 코시, 키넌 론즈데일 등 춤을 잘 추는 배우들이 한가득 등장한다. 강력팀 ‘썬더버즈’에 대항해 자신만의 팀을 꾸리고 점점 성장해서 결국 우승을 거머쥔다는 이야기는 [스텝업 2 – 더 스트리트]를 연상시키는데, 그보다 훨씬 귀엽고 풋풋한 인상을 준다. 흥을 돋우는 찰떡같은 음악 선곡도 매력을 더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레인(The Rain) 시즌 3 – 허무맹랑한 아쉬움만 남긴 마지막 이야기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현정: ★★☆ 죽음의 비가 문명을 파괴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넷플릭스의 첫 번째 덴마크 오리지널 시리즈 [레인]이 마지막 이야기로 돌아왔다. 시즌 2에 이어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시즌 3은 시모네와 라스무스 남매의 갈등을 중심으로 생존자들의 사투를 담아낸다. 동생을 떠난 시모네가 새로운 생존자 그룹을 만나 치료제의 단서를 발견하는 사이, 누나에게 버림받은 라스무스는 바이러스로 인류를 구원하려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이전 두 시즌에서 종말이 닥친 세상에서 살아남은 청춘들의 생존기와 함께 사랑과 우정의 드라마를 펼쳐 보인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희망을 찾으려는 남매의 심리적 갈등에 보다 밀착한다. 아쉬움은 여전히 이야기의 얼개가 허술하고 캐릭터 개발이 미진하다는 것. 남매의 갈등을 부각할 주변 인물의 존재감이 옅고 도구적인 역할에 그치는 데다 서사의 개연성도 부실해 후반부의 극적인 순간이 밋밋하게 흘러가고 결말도 싱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