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할리우드 모두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를 체험한 한 주였다. 개봉을 미루고 미루던 영화 몇 편이 넷플릭스행을 확정하거나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대형 극장 프랜차이즈가 일부 지점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할리우드에선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가 서비스 개시 6개월 만에 폐쇄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3월부터 세상이 급변한’ 것을 부진의 이유로 들었는데, 미디어 산업 쪽에선 바이러스 대유행만으로는 퀴비의 극심한 부진을 설명할 순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굵직한 소식은 여기까지만 하고, 언제나 그랬듯 할리우드 말말말은 뉴스의 홍수 속에서 놓쳤을 만한 소소한 이야기를 전해드린다.

1450만 달러 출연료를 준다는 로코 영화를 거절했다 – 매튜 매커너히

이미지: UIP코리아

매튜 매커너히는 80년대 청춘 배우였고, 90년대는 미남 배우, 2000년대는 로맨틱 코미디의 제왕이었다. 이젠 로코의 고전이 된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 등 여러 작품이 전 세계에서 1억 달러 이상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2010년대 들어 로맨틱 코미디를 포기했다.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로코 영화를 하는 걸 싫어하지 않았고, 그에게 경제적 안정을 준 것도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모든 걸 포기했는데, 그중엔 출연료로 1450만 달러를 제시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도 있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출연료를 포기한 대가는 값졌다. 매커너히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인터스텔라]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영화로도 흥행의 기쁨을 맛봤다.

출처: Indiewire

‘007 노 타임 투 다이’ 스턴트 촬영 위해 콜라를 길거리에 부었다 – 리 모리슨 (‘007 노 타임 투 다이’ 스턴트 코디네이터)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영화 촬영을 위해서 어떤 일까지 할 수 있을까? [007 노 타임 투 다이] 제작진은 스턴트 촬영을 위해 코카콜라 8,400갤런(약 31,797리터)을 길거리에 부어버렸다. 영화의 스턴트 코디네이터 리 모리슨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모터사이클 촬영을 회상했다. 여러 사람들이 스턴트 배우의 안전을 보장할 대책을 고민할 때, 다니엘 크레이그가 콜라를 붓고 말려서 길을 끈적하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제작진은 바로 약 6만 유로(약 8천만 원)치 콜라를 사고 스프레이로 바닥에 뿌리며 돌 표면을 매우 끈적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스턴트 배우는 미끄러질 위험을 줄이고 안전하게 촬영을 끝냈다. 거리를 덮은 콜라를 모두 씻어내면서 길이 깨끗해진 건 보너스다.

출처: Total Film (via NME)

아시아계 캐릭터는 왜 말을 안 해? – 지미 웡

이미지: Amazon Prime Video

넷플릭스 [엄브렐러 아카데미]와 아마존 프라임 [더 보이즈]는 슈퍼히어로 장르를 경쾌하게 변주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아시아계가 중요 캐릭터로 출연하는데(엄브렐러 아카데미-벤, 더 보이즈-키미코), 이들이 말이 거의 없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뮬란] 실사 영화에 출연한 배우 지미 웡은 최근 트위터에 “코로나19 때문에 몰아보기 하면서 느낀 점: 섹시하고 예쁜 아시아계 배우들의 대사가 거의 없다. 신비해 보이려고?”라고 지적했다. 팬들은 이 캐릭터들이 대사가 적은 이유를 설명했지만, 웡은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 다른 사람의 트위터를 인용해 ‘말이 없는 신비로운 아시아인’이 해묵은 설정임을 지적했다. 제작진 또한 관습을 벗어나지 못한 설정을 반성했다. [더 보이즈] 제작자 에릭 크립키는 한 인터뷰에서 “키미코가 말을 할 수 없는 캐릭터라서 목소리를 주지 않은 것이 가장 아쉽다.”라며 실책을 인정했다. 두 작품 모두 다음 시즌에선 아시아계 캐릭터를 다르게 그리길 기대해 본다.

출처: Twitter @jfwong

‘보랏 2’는 나에 대한 공격이다 – 루디 줄리아니

이미지: Amazon Prime Video

카자흐스탄 최고(?)의 저널리스트가 돌아왔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아마존 프라임에 공개된 [보랏 2]에서 사샤 바론 코헨은 14년 전 그랬듯이 미국 정치판을 거침없이 풍자한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크게 활약한 인물은 ‘트럼프의 충신’으로 거듭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 시장이다. 코헨은 그에게 미모의 젊은 기자(물론 가짜다)와 호텔 방에서 인터뷰하는 몰래카메라를 벌였고, 줄리아니는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장난에 속았다. 공개적으로 망신당한 그는 인터뷰에서 코헨의 “센세이션을 노린 우스꽝스러운 영화”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이 “나를 공격하기 위해선 뭐든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헌터 바이든 게이트(조 바이든 후보의 아들이 연루된 비리)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후 장난의 타깃이 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물론, 줄리아니가 헌터 바이든 게이트를 제기한 건 10월, 영화 촬영은 7월이니, 아쉽게도 그의 음모론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출처: WABC (via The Daily Be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