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할리우드는 농담이 통하지 않을 만큼 심각한 분위기였다. 미국 선거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며 선거 결과를 지켜봤다. 앞으로의 4년을 누가 책임지든 격한 정치 갈등은 계속될 게 확실하다. 바이러스 대유행까지 겹치면 영화 속 최악의 시나리오가 눈앞에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 영화 최대 체인 AMC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정도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바이러스 때문인 걸 고려해도 엄청난 차이다. 어떤 이유 때문이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변화는 이제 필연이며, 할리우드는 한국보다 더 위험한 속도로 진행되는 듯하다.

다름은 축복할 대상이며, 신체적 장애는 평범함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 패럴림픽 조직위

이미지: HBO Max

HBO 맥스로 공개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더 위치스]가 신체장애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극 중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마녀의 손가락이 세 개인데, 마치 선천적으로 손가락 일부가 없는 것처럼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위 이미지 참조). 신체 장애인 공동체는 한 목소리로 영화를 질타했다. 영국 수영선수 에이미 마렌은 “이런 묘사가 신체 장애인 공동체에 미칠 영향을 생각한 것이냐”라고 비판했고, 활동가 섀넌 크로스랜드는 신체 장애가 악함, 비정상, 역겨움 등과 연결되어선 안 되며, “이런 묘사는 로알드 달이 쓴 원작 소설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패럴림픽 운영위원회 공식 트위터도 영화에 대판 비판 의견을 소개하며 신체장애에 대한 태도를 지적했다. 제작, 배급을 맡은 워너브라더스는 공식 성명으로 “마녀의 손은 디자이너와 논의하여 ‘고양이 같은 손’을 재해석한 결과이며, 신체 장애인 공동체에 불쾌함을 초래할 의도가 없었다.”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출처: Deadline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은 몬스터 유니버스 때문에 취소됐다 – 더그 존스

출처: Fox Searchlight / 20세기스튜디오코리아

유니버설의 ‘몬스터 유니버스’는 어설픈 세계관 연결이 화를 부른 대표적 예로 기억될 것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성공을 벤치마킹하려 했지만 이도 저도 아닌 수준에 머물렀고, 결국 A급 스타를 끌어들인 대형 프로젝트가 줄줄이 좌초되었다. 하지만 몬스터 유니버스가 망친 건 야심 차게 진행하려 한 작품만 있지 않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준비하던 [프랑켄슈타인]도 스튜디오의 결정에 밀려 좌초되었다. 델 토로와 여러 작품을 함께한 더그 존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델 토로 버전이 취소된 게 ‘몬스터 유니버스’ 때문이라 암시했다. 델 토로가 영화 속 괴물의 이미지를 디자인하고 시험하는 과정을 지켜봤던 존스는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 “기예르모는 책과 원작 영화를 오마쥬한 단독 영화를 원했던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그의 발언을 생각하면 어느 날 갑자기 톰 크루즈와 함께 [미이라]를 만든 스튜디오와 감독의 의견이 맞지 않았을 거라 짐작할 수 있다.

출처: Collider

나는 시민권 영화가 싫다 – 크리스 락

이미지: FX

크리스 락이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인권을 다룬 시민권 영화를 싫어한다는 발언을 했다. 오해하진 마시라. 심각한 영화라 싫다거나 영화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은 아니다. 그는 “시민권 영화가 보여주는 건 버스 뒷좌석이나 식당에서의 차별 대우”라며 “인종 차별 자체를 ‘고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백인들이 흑인들의 식량을 강탈하고, 유색 인종 여성을 성폭행하고 처벌을 받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예를 들었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는 “치과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수의사에게 가서 이를 뽑았다.” 그는 “당시의 인종차별은 영화가 그린 어떤 것보다 끔찍하다”라며, 자신의 어머니가 직접 겪은 인종차별을 정확하게 묘사하기 위해선 더 악한 예시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 말했다.

출처: How Neal Feel Podcast

‘퀸스 갬빗’을 위해 체스 게임 350개를 만들었다 – 브루스 판돌피니 (‘퀸스 갬빗’ 체스 자문)

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퀸스 갬빗]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체스 공동체에서도 체스 선수의 경기 모습이나 태도를 잘 그렸다며 호평을 받았다. ‘흉내’ 이상의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안야 테일러 조이 등 배우들은 ‘미국 최고의 체스 선생’ 브루스 판돌피니에게 특훈을 받았다. 판돌피니는 최근 인터뷰에서 배우들이 체스를 몇 년이나 한 것처럼 말을 자연스럽게 잡고 옮기는 걸 가르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드라마 속 주요 경기뿐 아니라 체스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다른 경기도 모두 만들었다. 원작 소설엔 경기를 완벽하게 묘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자체는 그의 창작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판돌피니는 “처음엔 대본과 일치하는 92개를 만들었다. 그걸 바이블이라 불렀다. 나중엔 350개를 만들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물론 대부분 직접 촬영되기보단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었지만, [퀸스 갬빗]은 역대 영화나 드라마 중에서 체스 경기가 가장 많이 나온 작품이란 기록도 세웠다.

출처: Indie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