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개봉한 [도굴]은 천재 도굴꾼을 중심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팀플레이를 내세운 범죄오락영화다. 신선한 소재를 다소 뻔한 방식으로 다뤘다는 지적은 있지만, 코로나19 기세가 만만치 않은 요즘 잠시나마 근심, 걱정을 덜고 가볍게 보기 좋은 킬링타임 영화로 제 역할을 다한다. 이처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다면, 각기 다른 사연으로 의기투합한 팀플레이가 통쾌한 즐거움을 안기는 작품들을 참고해보자.

조작된 도시 (2017. 02 개봉)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기존의 한국영화와 차별화된 비주얼과 만화적 상상력으로 짜릿한 복수 판타지를 전하는 영화다. 게임 속에서는 완벽한 리더인 청년 백수 권유가 누군가의 조작으로 살인 누명을 쓰자, 유일하게 그를 믿어주는 게임 멤버들이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고 반격에 나서는 이야기를 경쾌한 속도감으로 담아낸다. 지창욱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무일푼의 평범한 백수로, 심은경과 안재홍이 게임 속 모습과 달리 현실은 대인기피증이 있고 실수 연발인 동료들로 분해 유쾌한 호흡을 완성한다.

꾼(2017. 11 개봉)

이미지: ㈜쇼박스

‘사기꾼은 사기꾼이 잡는 게 제격’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고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베테랑 사기꾼들이 검사와 손을 잡고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기꾼만 속이는 지능형 사기꾼으로 분한 현빈은 기존의 바른 이미지를 벗고 능글능글한 매력을, 야망에 찬 검사로 분한 유지태는 선과 악을 넘나드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나, 배성우, 안세하가 팀원으로 가세해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완성하고, 타깃으로 등장하는 박성웅이 반전 웃음을 선사한다.

원라인 (2017. 03 개봉)

이미지: (주)NEW

2005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작업 대출’을 소재로 한 영화다. 평범한 대학생 민재가 우연히 작업 대출계의 전설 장과장을 만나 사기계의 샛별로 거듭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임시완이 순진한 미소와 화려한 언변으로 사람들을 홀리는 신참 사기꾼 민대리로, 진구가 여유만만한 베테랑 사기꾼 장과장, 박병은이 피도 눈물도 없는 행동파 박실장, 이동휘가 은근 허당 기질이 있는 위조 전문가 송차장, 김선영이 개인정보의 여왕 홍대리로 분해 속고 속이는 대출 사기의 이면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기술자들 (2014. 12 개봉)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우빈의 매력으로 종횡무진하는 영화다. 못 여는 금고가 없는 최고의 실력을 갖춘 팀이 재계의 검은손 조사장이 계획하는 위험한 작업에 연루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우빈이 목표가 정해지면 완벽한 작전을 설계하는 팀의 리더로, 고창석이 업계 최고의 마당발인 인맥 기술자로, 이현우가 업계 최연소 해커로 분해 마수를 뻗친 조사장과 인천세관을 상대로 위험천만한 비즈니스를 선보인다. 뻔한 전개라는 아쉬움은 있으나 만능 캐릭터를 젊은 에너지로 소화한 김우빈의 매력이 돋보인다.

감시자들 (2013. 07 개봉)

이미지: (주)NEW

구태의연한 부연 서사 없이 범죄자와 그를 추적하는 감시반의 대결 구도에 집중하는 영화다. 신분을 숨긴 채 오직 눈과 기억으로 타깃을 쫓는 경찰 내 특수 조직인 감시반이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범죄 설계자 제임스가 이끄는 범죄조직을 추적하고 포위망을 좁혀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담아낸다. 설경구가 카리스마와 연륜으로 타깃을 쫓는 감시반 리더, 한효주가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을 가진 신참 요원으로 중심을 잡고 이준호, 진경, 이동휘 등이 감시반의 독특한 개성을 더한다. 악역으로 등장한 정우정의 서늘한 존재감도 인상 깊다. 2007년 홍콩영화 [천공의 눈]이 원작이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 (2019. 09 개봉)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OCN 인기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김상중과 마동석이 팀의 설계자 오구탁과 전설의 주먹 박웅철 캐릭터 그대로 출연해 드라마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영화 역시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잡는다’는 세계관은 변함없다. 수감자를 이송 중이던 차량이 폭발하고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 탈주하자 경찰의 극비 프로젝트인 특수범죄 수사과가 다시 재결성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김아중과 장기용이 프로 사기꾼과 전직 형사로 새롭게 합류하고, 더 커진 액션과 강화된 유머로 드라마와 다른 매력을 전한다.

인사동 스캔들(2009. 04 개봉)

이미지: SK 텔레콤

한국영화로 드물게 미술품 복원과 복제 기술자를 둘러싼 사기극을 다룬 영화다. 400년 전 사라진 전설의 그림 벽안도가 세상에 나타나자 돈과 명예를 차지하려는 미술계의 숨은 고수들이 벌이는 암투를 그린다. 김래원이 귀신같은 손놀림으로 그림을 복원하는 전문가 이강준을, 엄정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술계의 큰 손 배태진 역을 맡아 반전을 거듭하는 대결을 펼치고, 최송현, 마동석, 오정세가 조력자로 등장해 잔재미를 선사한다.

범죄의 재구성 (2004. 04 개봉)

이미지: (주)쇼박스

통쾌한 범죄 사기극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영화다. 한국은행을 상대로 대담한 강도 계획을 주도하던 사기꾼 일당들의 완벽한 계획에 문제가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치밀한 각본과 빠른 호흡으로 담아낸다. 다섯 명의 사기꾼들이 한 팀으로 만나는 과거와 돈이 감쪽 같이 사라진 현재 시점을 교차하며 사건의 전말로 향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박신양이 문제의 사건을 계획한 사기꾼을, 백윤식이 그의 타깃이 되는 사기꾼들의 대부로, 염정아가 사건 밖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팜므파탈 사기꾼으로 중심을 잡고, 이문식, 박원상, 김상호, 천호진, 김윤석, 임하룡 등이 사기꾼과 형사로 분해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