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드라마의 재미와 시청률이 항상 비례하는 건 아니다. 동시간대에 강력한 경쟁작이 방영되는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재미있게 보고 있는 작품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 아쉬움은 두 배로 커진다. 지금 소개할 JTBC [라이브온]은 바로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이미지: JTBC

고등학생 SNS 인플루언서 백호랑은 선망의 대상이다. 입는 옷, 먹는 음식, 바르는 화장품 하나하나가 화제가 되고, 학교 동아리들은 그를 ‘모셔가려고’ 안달이다. 고은택이 부장으로 있는 서연고등학교 방송부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호랑은 늘 그래왔듯이 안하무인적인 태도로 거절하고, 은택은 그런 호랑의 성격을 냉철하게 지적하며 돌아선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두 사람의 인연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다시 이어진다. 교내 방송을 통해 익명의 누군가가 백호랑의 트라우마를 자극한 것이다. 결국 호랑은 자신의 아픈 기억을 들추려는 사람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방송부에 가입하게 된다. 싸우다 정든다는 말처럼, 완벽주의자 은택과 자기밖에 모르는 호랑은 사사건건 부딪히는 와중에도 서로에게 마음을 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는 사이, 익명의 ‘백호랑 저격수’는 점점 대담하게 호랑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이미지: JTBC

[라이브온]은 ‘고백커플(고은택+백호랑)’의 풋풋한 로맨스와 익명의 제보자를 쫓는 백호랑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학원물 로맨스와 추적(?) 스릴러가 한데 어우러진 셈인데, 전혀 다른 장르임에도 매끄럽게 어우러져 각 장르의 매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여기에 질질 끌지 않는 시원시원한 전개와 아기자기한 영상미, 호랑과 소현의 과거나 우재와 재이의 러브라인 등 다채로운 서사까지 더해져 흥미를 자극한다.

무엇보다 [라이브온]에서 돋보이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정다빈, 황민현, 최병찬, 연우, 양혜지, 노종현 등 대부분의 출연진이 연기 경력이 그리 길지 않은 신인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력을 자랑한다. 특히 정다빈은 내면의 외로움과 과거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겉으로 자존심을 내세우는 호랑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황민현은 분 단위로 계획표를 짜고 실천하며 남들에게도 엄격한 완벽주의자 은택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다. 상극과 꿀 케미를 오가는 두 사람의 호흡은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풋풋하고 설렘이 가득하다.

반대로 신예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게 [라이브온]의 가장 큰 아쉬움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배우들의 퍼포먼스는 흠잡을 데가 없지만, 소위 ‘스타 파워’를 가진 배우의 부재가 크게 느껴진다. 물론 정다빈은 [인간수업] 등 다양한 작품으로 인지도를 쌓았고, 황민현과 최병찬, 연우와 우연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더 익숙한 배우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한위, 전노민, 윤유선, 송선미 등 관록 있는 배우들의 특별출연이 반갑기는 하나, 이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이미지: JTBC

[라이브온] 종영까지 어느덧 3회만 남았다. 그동안 백호랑과 고은택의 풋풋한 러브라인은 막힘없이 진행됐고, 백호랑을 지독하게 괴롭히던 인물의 정체도 드러났다. 그가 왜 호랑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는지, 호랑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앞으로 남은 이야기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면, 끝까지 함께한 시청자들에게 만족스럽게 본 드라마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연출, 연기에 비해 작품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지만, 앞길이 창창한 배우들을 새로 알게 됐다는 걸로 우선 만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