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뿐 아니라 할리우드, 전 세계 어디에서든 코로나19 때문에 한시도 긴장을 놓칠 순 없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일을 하고, 영화와 드라마는 만들어지며, 산업은 어떤 식으로든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기대작들이 개봉을 ‘또’ 연기한 것에 마음이 좋지 않다가도, 올해 선댄스영화제 개막 예고를 보면 또 어떤 작품이 우리를 찾아올까 기대하게 된다. 설렘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동시에 안고,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도 굵직한 사건 중 놓칠 만한 소식이나 인터뷰 중에 주목할 만한 이야기들을 살핀다. 락다운 상황에서 찍은 영화를 공개한 더그 라이먼 감독과 앤 해서웨이, 올해 아카데미상에 유력하다고 꼽히는 캐리 멀리건, 영국 미니시리즈에 출연한 닐 패트릭 해리스의 말을 선정했다.

사람들이 날 미워했던 게 오히려 날 강하게 만들었다 – 앤 해서웨이

이미지: 유니버설 픽쳐스

앤 해서웨이는 2013년 [레미제라블]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등 주요 시상식을 휩쓰는 동안 인터넷 상에선 엄청난 악플과 조롱에 시달렸다. 그 정도가 심해서 “왜 앤 해서웨이를 싫어하는가”라는 기사까지 나올 정도였고, 할리우드 뿐 아니라 한국의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해서웨이가 가식적이고 비호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해서웨이는 “그땐 인터넷에서 미움받는 게 엄청난 일이라 생각”했고, 영화를 찍고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극심한 다이어트를 했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무너지기 직전이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알아왔던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 덕분에 어려움을 이겨냈고, 지금은 그때 안티들 덕분에 자존감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 일들 덕분에 힘이 더 생겨요. 지금은 나쁜 일이 생기면 그냥 그렇게, 흘러가게 두라고 말하고 싶네요.”

출처: The Sun

내가 섹시하지 않다는 평가? 개인 취향일 뿐이다 – 캐리 멀리건

이미지: Focus Features

캐리 멀리건이 작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프라미싱 영 우먼]을 선보였을 때, 매체 버라이어티는 영화 리뷰에 이런 말을 썼다. “멀리건이 좋은 배우이지만 이렇게 다층적인 팜므파탈 역으로는 독특한 선택이다. 마고 로비가 제작자인데, 누구든 로비를 위한 역할이라 생각할 것이다.” 리뷰를 읽은 멀리건은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지적했고, 버라이어티는 곧 사과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멀리건은 그 리뷰를 “내가 이런 역할을 해낼 만큼 섹시하지 않다는 말”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존심이 다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마고 로비가 여신인 건 나도 안다.”라고 대답하면서, 오히려 건설적이지 못한 비평을 제공한 것을 비판했다. “작품을 올바르게 보는 건 연기나 영화의 만듦새를 거론하는 것이지, 배우의 생김새나 자신의 선호도를 말하는 건 아니다.”라며, 더 나아가 “여성을 너무나 이상화해서 진짜 여성이 어떤 모습인지 잊어버린” 경향도 지적했다.

출처: Variety

락다운 상황에서의 영화 촬영? 톰 크루즈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 더그 라이먼 감독

이미지: HBO Max

미국과 유럽 지역이 락다운 상태였던 지난해, 더그 라이만 감독은 영국에서 영화를 촬영했다. HBO 맥스로 공개된 영화 [락 다운]은 사이가 소원해졌지만 어쩔 수 없이 같은 집에 머물러야 한 부부가 보석 절도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라이먼은 최근 인터뷰에서 작가 스티븐 나이트와 아이디어를 주고받았으며 대본을 썼지만, 영화를 락다운 상황에서 촬영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미션 임파서블] 촬영을 진행하는 톰 크루즈가 영감을 줬다. “영화 촬영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해서, 영화를 당분간 못 할 것이라 마음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제작을 재개하려 온갖 노력을 하는 걸 보면서, 가능성에 마음을 열게 되었다.” 라이만은 대본이 다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를 섭외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다행히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는데, 이것도 영국 정부에 로비를 벌여 영화 촬영에 있어 격리 규칙을 조정한 크루즈 덕분이었다고.

출처: Indiewire

이성애자 배우가 동성애자 연기하는 게 섹시해 보인다 – 닐 패트릭 해리스

이미지: TBS

이성애자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동성애자를 연기한 경우는 많지만, 반대의 경우는 물론이고 게이 배우가 게이 캐릭터를 맡는 기회 자체가 굉장히 드물다. 이 때문에 “동성애자 역할엔 동성애자 배우를 써야 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영국 채널4 드라마 [잇츠 어 신]에 출연한 닐 패트릭 해리스는 이성애자 배우가 동성애자를 연기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성애자 배우가 동성애자를 연기하는 걸 보면 섹시해 보인다. 이들이 역할에 얼마나 헌신적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특히 감독이나 제작자가 배우의 성적 지향을 묻는 게 법적으로 금지된 상황에서, “얼마나 게이다운지를 누가 결정할 수 있느냐?”라 반문했다. 아역배우 출신인 해리스의 인생 캐릭터는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에서 연기한 천하의 바람둥이 ‘바니 스틴슨’이다. “나는 9년간 나와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했다.”라고 말한 그는 역할엔 “최고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출처: The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