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지나가며 음력으로도 2021년을 맞은 지난 주, 할리우드엔 다양한 일이 있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나이브스 아웃]까지 활발히 활동했던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별세 소식에 전 세계 영화 팬들이 조의를 표했다.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후보 발표, 아카데미 일부 부문 후보 쇼트리스트 발표가 이어지며 시상식 시즌이 한층 열기를 띄는 가운데, [미나리]와 윤여정의 잇따른 수상 소식이 반가웠다.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선 슬픔과 기쁨이 공존한 한 주 동안 여러분이 흘려봤을지도 모를 말들을 모았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조커]에 대한 평가, 프리양카 초프라-조너스의 불쾌했던 경험, 나탈리 포트만이 공유한 멘토와의 추억, 그리고 비고 모텐슨이 [엑스맨] 출연을 거절한 사연 등이다.

‘엑스맨’ 울버린 역, 아들도 추천하지 않았다 – 비고 모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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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모텐슨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에 캐스팅을 고사한 사실은 배우 본인이 예전에 여러 번 언급하면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모텐슨이 당시 상황과 상세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의 아들도 그가 출연하길 바라지 않았다고 밝혀서 화제가 되었다. 모텐슨은 “행운의 상징이자 가이드가 되어줄 거라 생각하며” 싱어와 만나는 자리에 아들 헨리를 데려갔다. 코믹스 팬인 헨리에게 [엑스맨] 대본을 읽게 했는데, 그가 “이 대본은 아니야, 이러면 안 돼.”라고 의견을 줬기 때문이다. 헨리는 싱어에게 울버린에 대한 그의 접근이 잘못됐다고 말했고, 싱어는 미팅의 나머지 시간은 자신이 왜 각본을 그런 방향으로 바꿨는지 헨리에게 설명했다. 다만 헨리의 반대 때문에 모텐슨이 출연을 거절한 건 아니고, “오랫동안 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확신이 없어서” 하지 않겠다 이미 결심했다. 생각은 곧 바뀌었지만 말이다. “그러고 몇 년 후에 [반지의 제왕] 세 편을 찍었죠. 사람 일은 모르는 거예요.”

출처: EW

날 징그럽게 대하지 않았던 감독은 한 사람뿐이다 – 나탈리 포트만

이미지: (주)스튜디오디에이치엘

2014년 세상을 떠난 마이클 니콜스 감독의 평전이 최근 발간되었는데, 그중 그와 두 작품을 함께 한 나탈리 포트만은 발언이 주목받았다. 포트만과 니콜스는 2001년 메릴 스트립,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함께한 연극 [갈매기]로 인연을 맺었는데, 니콜스는 당시 19살인 포트만이 대선배들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공연 기간 내내 멘토가 되어 주었다. 포트먼은 니콜스를 “남성 연장자 중 징그러운 내용이나 암시 없이 멘토가 되어준 유일한 사람”이라 기억했다. “감독님은 나를 창조적이고, 흥미롭고, 재능 있는 사람으로 대했다. 그분 세대의 감독들에겐 정말 드문 자질이다.” 니콜스는 포트만과의 두 번째 작품인 영화 [클로저]의 앨리스의 스트립클럽 장면을 촬영할 때, 포트만의 의사를 존중해 일부 누드 장면을 삭제하고 모든 부분을 포트만과 논의했다. 포트만은 “그런 멘토십과 가르침을 받을 기회는 다시없을 것 같다.”라며 니콜스를 추억했다.

출처: Indiewire

감독이 성형수술을 강력히 권유해서 의기소침했었다 – 프리양카 초프라 조너스

이미지: ABC

프리양카 초프라-조너스가 10대 시절 영화감독에게 성형수술을 권유받았던 사실을 고백했다. 최근 발간한 자서전에서 초프라-조너스는 2000년 미스 월드 우승 후 처음 만난 영화감독이 자신에게 “몸의 비율을 고쳐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몇 분 정도 잡담을 하더니, 그 감독 겸 제작자가 일어서서 한 번 돌아보라고 했다. 그렇게 했더니, 나를 아주 오랫동안 꼼꼼하게 쳐다보고는 내게 가슴을 키우고, 턱을 고치고, 엉덩이를 키우라고 했다.” 감독은 “배우가 되고 싶으면 몸의 비율을 고쳐야 한다.”라고 말하며 LA의 유명한 의사를 소개해 주겠다고 제안했고, 당시 동석한 그의 매니저 또한 감독의 말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초프라-조너스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놀랐고 의기소침했으며,” 감독의 무례함에 동조한 매니저와 결별했다. 이후는 다들 알다시피, 초프라-조너스는 발리우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가 되었고, 할리우드 진출도 성공했다.

출처: Independent

영화 ‘조커’의 엔딩은 전복의 예술이다 – 쿠엔틴 타란티노

이미지: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최근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세 시간 동안 영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이벤트가 벌어졌다. 엠파이어 매거진 팟캐스트 행사로 기획된 이 자리에서 타란티노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부터 본인의 최근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까지 다양한 작품을 거론했는데, 그중 눈에 띄는 내용은 토드 필립스의 [조커]에 대한 생각이다. 그는 [조커]를 정말 놀라운 영화인데, 그건 전적으로 엔딩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영화가 스토리를 구축하는 과정이 다소 단조로운(one-note) 편이지만, 클라이막스 부분은 “전복의 예술”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조커가 머레이 프랭클린의 토크쇼에 출연해 프랭클린을 죽이는 장면을 “관객의 반응, 극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장면”이라 극찬했다. 또한 “프랭클린은 영화 빌런답지도 않고, 죽을 만한 인물도 아니지만, 관객은 조커의 감정에 이입해 그를 죽이고 싶다는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The Play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