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8일은 여성 인권과 지위 향상을 위해 1975년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궐기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외침은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했던 이때의 시위에서 비롯됐다. 그로부터 100년이 넘은 오늘날은 다양한 부분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확대됐으나 여전히 성평등의 노력은 진행 중이다. 이번 주말은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연애와 결혼, 출산, 육아, 직장, 가족 등의 문제로 고민하면서도 삶을 지키기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여성들과 그들의 우정을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소개한다.

겨우, 서른(Nothing but thirty)

이미지: 넷플릭스

최근 넷플릭스 한국 TOP 콘텐츠에 오른 [겨우, 서른]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세 여성의 삶과 우정을 그린 드라마다. 중드는 유치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저마다의 고민을 가진 여성들의 서사를 담백하게 담아내 국내 시청자에게도 큰 공감을 사고 있다. 명품 매장의 유능한 판매원 왕만니, 남편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다 출산 후 전업주부가 된 구자, 남들처럼 선을 보고 결혼한 평범한 직장인 중샤오친, 서른을 앞둔 세 주인공은 학교와 사회에서 만나 친구가 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며 시련을 이겨내고 꿈과 행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글로우(Glow)

이미지: 넷플릭스

1980년대 짧지만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여자 레슬링 TV 쇼에 착안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제작진이 참여해 가난한 무명 배우 루스가 자신처럼 인생의 쓴맛을 본 비슷한 처지의 여자들과 한 팀이 되어 레슬링 쇼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우여곡절을 유쾌한 톤으로 담아냈다. 이제껏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어본 적 없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여성들이 레슬링을 계기로 변화하고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짠 내 나면서도 즐겁고 공감이 된다.

파이어플라이 레인(Firefly Lane)

이미지: 넷플릭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함께하는 우정도 인생의 수많은 선택지에서 흔들리고 희미해지기 마련이지만, 털리와 케이트는 다르다. 크리스틴 해나의 소설에 바탕한 [파이어플라이 레인]은 겉보기엔 공통분모가 없는 두 여성이 이웃으로 만나 친구가 된 10대 시절부터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 그리고 인생의 새로운 분기점에 접어든 40대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여정을 따라간다. 때때로 오해와 실망으로 멀어지고 갈등하면서도 30년간 서로의 곁을 지킨 두 친구의 우정을 현실적으로 묘사해 좋은 반응을 얻으며,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결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스위트 매그놀리아(Sweet Magnolias)

이미지: 넷플릭스

셰릴 우즈의 동명 소설 시리즈가 원작인 [스위트 매그놀리아]는 사우스 캐롤리나의 작은 도시 서레너티에 살아가는 세 중년 여성의 다사다난하면서도 소박한 일상을 담아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배우자의 외도로 이혼한 전업주부 매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싱글맘 데이나 수, 친구들 중 유일하게 싱글인 변호사 헬렌이 함께 스파 사업을 준비하며 고민거리가 있을 때마다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잔잔한 분위기에 매디의 전 남편 빌을 제외하면 뚜렷한 악인이 없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평이다. 현재 시즌 2를 준비 중이다.

이파네마의 여인들(Girls from Ipanema)

이미지: 넷플릭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던 1950년대 브라질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하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당해 모든 걸 잃은 말라가 낯선 도시 리우에 음악 클럽을 열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홀로서기에 나서는 과정을 부드럽고 달콤한 보사노바 음악과 따뜻하고 화사한 영상미를 더해 매혹적으로 담아낸다. 문제 해결이 쉽게 이루어지고 로맨스가 과하다는 인상도 주지만, 남성 중심 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여성들의 우정과 도전은 반갑다. 넷플릭스에 시즌 1-2가 공개됐다.

데드 투 미(Dead to Me)

이미지: 넷플릭스

마지막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올 [데드 투 미]는 죽음으로 죽음으로 얽힌 젠과 주디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둘도 없는 친구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룬다. 뺑소니 사고로 배우자를 잃고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젠 앞에 이해심 많고 낙천적인 성격의 주디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공통의 관심사를 매개로 급격하게 가까워진다. 이들의 우정은 서로의 남편과 약혼남의 죽음에 관한 비밀로 흔들리고 위기를 맞지만, 상실의 고통을 애도하고 보듬으며 견고한 우정을 쌓아간다. 냉소적인 유머 감각과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빛나며, 2019년 넷플릭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즌 1은 3000만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굿 걸스(Good Girls)

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굿 걸스]는 빠듯한 살림 때문에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세 여성이 검은돈의 유혹에 빠져드는 이야기다. 남편을 철석같이 믿고 살림과 육아에 전념한 베스, 이혼 후 빚에 쪼들리는 애니, 딸의 치료비가 버거운 루비. 세 사람은 딘의 외도와 파산 위기를 알고 분노한 베스가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마트 강도를 결심하면서 예상치 못한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갱조직의 돈세탁 사업에 연루된 세 사람은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직면하고 갈등하면서도 자신들의 삶을 지키고자 함께 역경을 헤쳐나간다. 3월 7일, FBI 요원의 집요한 추격을 받고 있는 세 사람의 네 번째 이야기가 공개된다(미국 기준).

빅 리틀 라이즈(Big Little Lies)

이미지: HBO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 쉐일린 우들리, 로라 던, 조 크라비츠, 시즌 2에 합류한 메릴 스트립까지. 캐스팅만으로 눈이 즐거운 [빅 리틀 라이즈]는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을 원작으로 예비 초등학교에서 만난 세 여성이 얽힌 살인 미스터리를 그린다. 이제 막 해안가 부촌 몬터레이에 정착한 비혼모 제인은 입학 오리엔테이션에서 솔직하고 외향적이며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는 매들린, 부유한 사업가 남편과 완벽한 가정을 이룬 것 같은 조용한 성격의 셀레스트를 만나면서 힘을 얻는다. 시즌 1은 세 여성의 우정을 중심으로 평온한 일상 뒤에 숨은 어두운 비밀이 살인 미스터리와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며, 시즌 2는 원작에서 나아가 몬터레이 5총사가 된 여성들이 트라우마에 맞서며 연대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왓챠에서 서비스 중이다.

영거(Younger)

이미지: TV Land

40대 경력단절 여성이 출판사에 나이를 속이고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드라마다. 도박중독 남편과 이혼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라이자는 면접 인터뷰에서 번번이 높은 벽을 실감하던 중 술집에서 마주친 청년이 자신의 나이를 오해한 사건을 계기로 오랜 절친 매기의 지지와 도움을 받아 20대로 속이고 취업하는 데 성공한다. 나이를 들킬까 전전긍긍하면서도 연하남과의 설레는 로맨스(그러나…), 직장동료와의 우정, 능력을 증명하고자 애쓰는 회사생활이 가볍고 유쾌하게 흘러간다. 파멜라 레드몬드 사트란의 소설이 원작이며, [섹스 앤 더 시티]와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대런 스타가 제작했다. 왓챠, 웨이브, 티빙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