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의 방식으로 악을 쓸어버리는 빈센조의 활약이 지난 두 달간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금가프라자 지하에 있는 금괴가 목적이었지만, 법무법인 지푸라기의 홍유찬 변호사가 악의 축 바벨 그룹에 의해 살해당한 것을 계기로 변화를 보인다. 철저한 복수주의자답게 악의 방식으로 악을 처단하는데, 독종 변호사 홍차영과 저마다 남다른 배경을 가진 금가프라자 식구들이 합세해 복수극에 힘을 보탠다.

[빈센조]처럼 법에 기대지 않고 독한 방식으로 사회를 어지럽히는 세력들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인물들을 좋아한다면, 아래의 리스트를 참조해보자.

나쁜 녀석들 (2014)

이미지: OCN

OCN [나쁜 녀석들]은 강력범죄를 저질러 수감 중인 범죄자들이 ‘감형’을 조건으로 무자비한 강력계 형사와 손을 잡고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소탕한다는 대담한 설정으로 눈길을 끈다. 마동석이 서울을 25일 만에 접수한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박해진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조동혁이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던 킬러, 그리고 김상중과 강예원이 ‘미친개’로 불리는 형사와 이들을 감시하는 경감으로 긴장감이 공존하는 팀플레이를 펼친다. 성공적인 반응에 힘입어 2018년 세계관을 공유하는 속편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가 방영됐고, 2019년에는 오리지널 출연자 마동석과 김상중이 출연한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개봉해 450만 관객을 동원했다.

열혈사제 (2019)

이미지: SBS

SBS [열혈사제]는 다혈질 사제가 신부의 억울한 죽음을 계기로 가상의 도시 구담에서 부패한 세력을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다. [빈센조] 박재범 작가의 전작답게 개성 강한 캐릭터와 풍자의 묘미가 있는 전개가 매력이다. 김남일이 모종의 사건으로 국정원 요원을 그만두고 사제가 된 주인공을 맡아, 불의를 보면 거침없는 독설을 날리며 분노해야 할 곳에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으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무늬만 강력계 형사 역의 김성균, 욕망 검사 역 이하늬를 비롯해 주·조연 캐릭터들의 열연도 빛난다. 또한 구담 카르텔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면서도 만화 같은 전개로 마지막까지 유쾌한 재미를 이어간다. 지난 4월, 2022년에 시즌 2가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드독 (2017)

이미지: KBS

[괴물]로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극본상을 수상한 김수진 작가의 전작이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 악질 보험 사기꾼을 잡는 사설 보험범죄 조사팀 ‘매드독’의 활약을 그린다. 걸리면 사기 미수에 그치고, 경미한 처벌이 따르는 보험 사기를 약자의 편에서 추적한다는 설정이 기존 범죄물과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서로를 향한 경계심을 풀지 않은 채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유지태와 우도환의 브로맨스가 짜릿하다. 유지태는 강한 리더십으로 팀을 이끄는 노련한 보험조사관, 우도환은 비밀스럽고 도발적인 거리의 사기꾼으로 분해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플레이어 (2018)

이미지: OCN

OCN [플레이어]는 출중한 실력을 가진 사기꾼, 드라이버, 해커, 파이터 네 사람이 한 팀이 되어 가진 자들의 비자금을 훔치며 응징하는 이야기다. 천재 사기꾼이 주축이 돼 검은돈을 목표로 모였던 이들은 정의로운 검사와 손을 잡고, 부패 권력을 추적하며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 컨설턴트 ‘그 사람’의 정체에 다가선다. 베일에 가려진 악인의 정체가 생각보다 강렬하지 못하고,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이 강하지만, 가볍게 보기 좋은 범죄 오락물의 본분을 다한다. 무엇보다 답답한 현실을 통쾌하게 뒤집는 권선징악 스토리는 대리만족을 안긴다.

모범택시 (2021)

이미지: SBS

SBS [모범택시]는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가 법으로 보호받지 못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제도권 밖에서 사적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억울한 피해자에게 의뢰를 받거나 직접 사건을 선택해서 악행을 일삼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과정을 시원시원하게 전개한다. 초반에 자극적인 연출 논란이 불거지고 전개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특수부대 출신의 택시기사 김도기의 활약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평소의 과묵한 모습을 지우고, 작전마다 그에 알맞은 가상의 인물로 위장해 감쪽같이 악인들을 속이며 복수를 성공으로 이끈다. 캐릭터의 활약을 뒷받침하는 이제훈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일품이다.